‘방송인’ 타이틀을 단지 이제 1년이 조금 넘었다. 프리랜서 2년 차에 접어든 오상진은 항상 기대 이상을 보여주는 방송인이다. 7년간 MBC의 아나운서로 활동할 때도 실력과 대중성을 인정받으며 큰 인기를 누리더니 프리선언 이후 단연 두각을 보이며 방송가를 장악하고 있다.
MC부터 연기, 예능프로그램까지 못 하는 게 없다. 일단 출연하기만하면 맡은 역할을 한껏 부각시키며 존재감을 과시한다. 프로그램 제작진도 매번 “다음 프로그램에서도 함께”를 외치며 캐스팅 명단 상위권에 오상진의 이름을 적어둔다.
출연 예정인 프로그램 수만 봐도 혀를 내두를 만하다. 케이블 엠넷 ‘댄싱9-시즌2’, KBS2 예능 ‘대변인들’, 채널 CGV 영화 정보프로그램, SBS ‘SNS원정대-일단 띄워’ 등에 나선다. 지난해 2월 MBC에서 나와 프리선언을 한지 불과 1년여 만에 굳건하게 자신의 위치를 굳힌 셈이다.
“요즘은 채널도 많아지고 운이 좋아요. 어떤 방송을 해야 하나 고민을 했죠. 결론적으로는 나다운 방송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사실 MBC 때와 어떤 변화가 느껴지지는 않아요. 방송하는 환경도 비슷하고요.”
오상진은 2013년 2월 퇴사한 후 곧바로 류승룡, 문정희 등 배우 전문 기획사 프레인TPC와 계약을 체결했다. 먼저 프리 선언한 선배 아나운서들이 소속사를 구하지 못 하고 속 타는 시간을 보낸 것이 비하면 행운아다.
“퇴사하면서 소속사가 정해진 것은 아니었어요. 퇴사 후 연락이 와서 계약을 체결했죠. 운이 좋고 복이 많은 것 같아요. 부족한 점이 많은데 소속사에서는 긍정적인 점을 많이 부각시켜줘요. 신경 써주시는 부분이 많아서 과거에 내가 혼자 했던 고민을 회사에서 나눠주니까 그게 고맙더라고요.”
행운은 계속됐다. 소속사가 배우 전문 기획사 여서 일까, 연기에 도전할 기회가 생겼다.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오디션에 참여,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배역을 따냈고, 드라마는 대박이 났다.
“오디션 보러 갈 때 정말 떨렸어요. 오디션에서 ‘너의 목소리가 들려’ 법정신 장면을 연기 했는데, 감독님이 좋게 보셨는지 연락을 주셨어요. 정극 연기가 처음인 제게 큰 역할을 주셔서 부담됐죠. 전지현, 김수현, 박해진, 유인나 등 주연 배우가 캐스팅 된 직후라 ‘별에서 온 그대’ 반응이 좋을 거라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 일거라고는 생각 못 했어요.”
▲오상진
오상진은 ‘별에서 온 그대’에서 유세미(유인나)의 오빠이자, 톱스타 천송이(전지현)와 대립한 여배우 한유라(유인영)의 의문사에 대한 진실을 파헤친 열혈 검사 유석 역을 연기했다. 타협을 모르는 인물로 열심히 수사에만 몰두했다.
“막상 촬영해 보니 교양, 예능 프로그램과 드라마는 천지 차이더라고요. 프로그램 진행만 하다가 드라마를 하니 시선 처리에 대한 어려움이 있었죠. 감독님과 작가님, 함께 출연한 배우들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특히 박 형사 역의 김희원 선배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별에서 온 그대’가 로맨틱코미디인데 나 홀로 수사물 찍어 민망했어요.”
첫 정극 연기임에도 호평을 받았다. 처음에 캐스팅 됐을 때 이름을 알리기보다는 조용히 역할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주자는 생각이었다.
“예전에는 길을 가다보면 ‘아나운서다’라는 말이 들렸는데, 지금은 ‘검사다’라는 말이 들리더라고요. 초반부터 시청자들께 크게 사랑을 받는 드라마이다 보니 적은 분량에 출연했을 뿐인데도 드라마의 위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앞으로 더 잘하라는 격려도 해주시고 감사해요. 더 열심히 해야죠.”
최근 오상진은 할리우드 배우 엠마 왓슨과 함께 찍은 사진으로 화제가 됐다. 지난 13일 독일 베를린에서 영화 ‘노아’의 감독 대런 아로노프 스키와 엠마 왓슨, 제니퍼 코넬리 등을 만났다. 매끄러운 인터뷰 진행 실력으로 엠마 왓슨을 사로잡았고, 엠마 왓슨이 오상진에게 먼저 사진을 찍자고 제안했다.
“재미있었어요. 아직 어려서 그런지 통통 튀는 매력이 있어요. 인터뷰가 끝난 뒤 ‘셀카 사진 찍지 않을래?’라고 먼저 제안했어요. 그래서 직접 제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었어요. 세 장의 사진을 찍었는데, 그 중 한 장은 크레이지한 포즈로 찍었어요. 제 휴대폰에만 있어요.”(웃음)
▲오상진
드라마를 통해 인지도를 올린 오상진은 KBS2 예능 ‘대변인들’, SBS ‘SNS원정대-일단 띄워’ 등 지상파 파일럿 예능에 캐스팅 됐다. 신동엽, 유재석, 이경규, 강호동, 김구라가 예능프로그램들을 꽉 잡고 있는 가운데 그의 성장은 분명 괄목할만하다. 신동엽 하면 ‘마녀사냥’, 유재석 하면 ‘무한도전’, 이경규 하면 ‘힐링캠프’, 강호동 하면 ‘스타킹’, 김구라 하면 ‘라디오스타’가 생각나듯 이제 오상진하면 생각나는 대표 예능프로그램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앞으로도 방송인으로서 제게 기회가 주어지는 한 여러 프로그램들에서 더 성숙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게요. 드라마도 계속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아볼 수 있다는 게 참 매력적인 것 같아요. 아직 부족한 점이 많지만 하나씩 알아가고 배워가면서 해보고 싶어요. 기회가 된다면 사극이나 망가지는 캐릭터도 해보고 싶어요. 방송인으로써 장기간 여행하면서 인터뷰하는 프로그램이 탐나요. 이번에 SBS ‘SNS원정대-일단 띄워’가 기대가 많이 되요.”
그는 정글과도 같은 치열한 방송가 예능 시장에서 살아남아야 하기에 변화의 필요성을 느낀다. 김성주, 전현무 등 앞서 프리랜서의 길을 걸은 아나운서들이 자기만의 색깔로 성공한 것을 보며 마음을 다 잡고 있다.
“김성주 선배는 장르를 가리지 않는 능력, 전현무 선배는 과감성, 재치, 센스를 갖고 있어요. 저는 무리하지 않는 방송인이 되고 싶어요. 억지웃음과 감동을 드리고 싶지는 않아요. 시청자들이 편하게 볼 수 있는 자연스러운 모습과 인성을 갖춘 방송인이 될 거예요.”
올해 나이 서른다섯인 오상진이 최근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결혼’이다. 결혼 적령기인 그는 한 살 아래의 여동생과 함께 살고 있다. 여동생과 친한 친구이자 보호자 역할도 하고 있다.
“여자 친구는 없어요. 결혼 적령기이긴 하지만 부모님의 푸시가 없어서인지 조급하다고 느끼지는 않아요. 저보다 여동생을 먼저 보내야 해요. 빨리 결혼해서 가정을 꾸미고 싶은데, 연애결혼을 선호해요. 저와 생각이 잘 맞고, 방송 일에 대한 이해도 해주는 여성이면 좋겠어요.”(웃음)
프리선언 후 열심히 지상파, 케이블, 종편을 종횡무진하며 열심히 달려온 그에게도 불안감은 있다. 매달 착실하게 월급이 나오는 회사의 직원이 아닌 만큼 불안함이 있지만 그것이 안일함에 순간순간 자극을 주는 불안함이다. 그런 불안함 속에서 오상진이 최종 목표로 삼고 있는 것이 있다.
“프리랜서 2년 차에 접어들었으니까 다양한 커리어를 쌓아야죠. 궁극적으로 국민들이 좋아하는 MC가 되고 싶어요. 대중들에게 신뢰감을 줄 수 있는 연기도 보여주고 싶고요. 프리랜서로 일 하면서 건강한 몸이 재산이라는 것을 알았어요. 일을 많이 하려면 건강부터 챙겨야죠.”(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