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을 정적인 장르와 동적인 장르로 나누자면, 미술은 전자(前者)에 속한다. ‘오리지널 드로잉쇼’가 등장하기 전까지 이러한 분류는 사실로 받아들여졌다. 움직임이 되는 그림, 쇼가 되는 그림을 선보여 온 ‘오리지널 드로잉쇼’는 새로운 차원의 넌버벌 퍼포먼스를 개척했다. 서울 정동 경향아트힐에서의 상설 공연과 여러 지역 공연장을 다니며 국내외 관객을 만나고 있다. 5월 17일에는 함안문화예술회관의 ‘패밀리 판타지쇼’ 공연을 앞두고 있다.
‘오리지널 드로잉쇼’의 연출을 담당하는 이매랑 연출가는 대학을 졸업하고 극단 모시는사람들에서 연출을 공부했다. 드로잉쇼와 함께한 건 작년 8월부터다. 넌버벌, 퍼포먼스공연에 관심이 많았고 신체와 그림을 사용하는 공연에 흥미를 느껴 드로잉쇼에 눈을 돌리게 됐다. 이매랑 연출가와 ‘오리지널 드로잉쇼’, ‘패밀리 판타지쇼’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 5월 17일 함안 ‘패밀리 판타지쇼’에서는 어떤 무대를 선보일 예정인가?
먼저 ‘패밀리 판타지쇼’와 함께하게 되어 영광이다. 불러주신 만큼 기대에 부응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오리지널 드로잉쇼’는 외부 공연이 많지만 어느 곳을 가더라도 그때 그 순간은 처음이다. 항상 처음 하는 것처럼 집중하고 열심히 준비해야 실수가 없다.
이번 함안 무대에서는 김진규 감독님의 ‘오리지널 드로잉쇼’ 대표 레퍼토리인 핑거드로잉, 워터드로잉, 스피드드로잉을 선보일 예정이다. 핑거드로잉은 손가락과 손바닥을 이용해 물감으로 그리는 드로잉쇼다. 어떠한 틀 없이 재미있고 즐겁게 그림을 그리고, 과정과 결과를 통해서 행복한 퍼포먼스를 표현한다. 예술적으로 심각한 고민거리를 준다기보다는 그 자체를 즐길 수 있는 공연이다.
워터드로잉은 동양화를 그리면서 우리의 옛것을 보여주는 무대다. 일반적으로 동양화는 화선지에 먹을 깔고 차분하게 그린다는 인상이 강한데, 화자(者)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그림을 그리는 모습을 통해서 화자의 감정과 느낌이 그대로 전달되고 2D가 아닌 3D, 4D로 그림의 표현력이 배가된다.
단시간에 빠르게 그리는 스피드드로잉의 주제는 나폴레옹이다. 고도로 훈련된 액터가 가로세로 2m에 달하는 큰 화폭을 6분 만에 채우는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다. 어린 친구들에게는 카리스마, 영웅의 상징인 나폴레옹을 통해 동경할 수 있는 대상을 만들어준다.
▲오리지널드로잉쇼이매랑연출가(사진=오리지널드로잉쇼)
- 서울(상설)공연과 지역(외부)공연을 할 때 분위기나 관객 반응이 다르게 느껴지는지.
상설공연에서는 국내 관객도 있지만 여행사를 통해서 해외 관객분들이 많이 오신다. 대사가 없는 넌버벌 퍼포먼스지만 한국과 외국의 정서 차이로 인해 원하는 만큼 관객반응이 오지 않을 때가 있다. 우리가 늘 고민하는 숙제 같은 부분이기도 하다. 지역 공연장에 가면 거의 국내 관객분들이라 눈빛 하나만 마주쳐도 반갑고 편하다.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는 투어를 다닐 때가 훨씬 좋다.(웃음)
- 지역 공연을 많이 다니면서 터득한 노하우가 있을 것 같다.
여러 가지 상황에 배우들도 적응해서 정말 식구처럼 움직인다. 외부 공연은 변수가 많은데 상황이 바뀌면 거기에 맞춰간다. 야외 공연이라면 바람이 불 때 어떻게 막을지도 함께 고민하고, 모든 상황에 맞춰서 최선을 다한다.
- ‘오리지널 드로잉쇼’의 새로운 레퍼토리는 어떤 과정을 거쳐 창작되는가?
우선 많이 봐야 한다. 다른 공연도 보고, 들에서 작은 풀 한 포기를 보다가도 영감을 받는다. 그만큼 소재는 널려 있다. 새로운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는 감독님, 대표님, 저 셋이서 할 때가 많다. 10년 가까이 김진규 감독님과 김민규 대표님 두 분이 쌓아온 노하우와 기법이 무궁무진하다. 지금 연출의 역할은 그것들을 작품에 녹여낼 것인가가 관건이다. 무대 위에서 직접 행위하는 배우들이 적합한 아이디어를 찾아내기도 한다.
- 이매랑 연출가가 소개하는 ‘오리지널 드로잉쇼’만의 매력은?
어린 친구들에게는 판타지를 선사하고, 중·고생이나 어른 관객에게는 평소 접하기 어려웠던 예술 공부의 기회를 준다. 실제 예술가들의 모습을 바로 앞에서, 라이브로 본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일반적인 공연과는 달리 예술의 본질에 가까운 무대를 구현한다. 10년을 거쳐 온 드로잉쇼가 20년, 30년 더 오랫동안 좋은 공연으로 자리매김했으면 좋겠다. 앞으로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