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모(30ㆍ주부)씨는 최근 기다리던 첫아들을 낳았다. 시부모님과 남편이 애타게 기다리던 아이인 만큼 기쁨도 작지 않았다. 그러나 아들의 얼굴을 본 순간 그녀는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아들의 입술과 잇몸이 여느 아이들과 달리 완전히 갈라져 있었던 것. 일명 ‘언청이’로 알려진 ‘구순구개열’이었다. 하지만, 증세가 심각하지 않은데다 요즘은 치료법이 발달해 성장기에 제대로 치료하면 큰 걱정이 없다는 의사의 말에 그제서야 마음이 놓였다.
구순구개열은 얼굴이 만들어지는 임신 4~8주 사이에, 입술 및 입천장을 만드는 조직이 잘 붙지 못하거나 붙었더라도 유지되지 않고 떨어져서 입술과 입천장이 갈라지는 현상이다. 임신 7주까지 태아의 얼굴은 여러 덩이로 나뉘어져 있으며 입술과 입천장도 마찬가지로 갈라져 있는데 8∼12주에 서서히 그 갈라진 부위가 서로 붙는다. 그러나 이 과정이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방해를 받게 되면 구순(입술)이나 구개(입천장)가 붙지 못하고 열려 있는 상태로 출산하게 되는 것이다.
대부분 산모의 임신 중 음주 및 흡연, 바이러스 감염이나 항생제 복용 등으로 발생하고 태아에 전달되는 산소가 부족하거나 간혹 커피를 많이 마실 경우에도 생길 수 있다.
구순구개열은 얼굴에 나타나는 외형상의 문제점이 있고, 수유장애나 언어 발달에 장애를 유발할 수 있는 만큼 적절한 수술과 치료가 중요하다. 모습이 흉해 환자의 부모들은 되도록 빨리 수술을 원하지만 치료를 서둘렀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 치료 후에 피부와 뼈가 성장하면서 주변이 심하게 변형되어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환자와 보호자가 인내를 갖고 적절한 치료시기가 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일반적으로, 구순구개열 환자는 성장시기에 맞추어 1차 수술과 추가 수술을 합쳐 평균 5회 이상의 수술을 받는다. 구순열의 경우 생후 3~4개월 정도에 외과시술을 시행하며, 구개열은 생후 12~16개월 정도에 폐쇄수술을 시행한다. 보통 2차 수술은 6세~18세 사이에 한다. 충분히 성장한 후 수술을 해야 성장발육에 맞춰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고 각 기관이 정상적으로 기능할 수 있기 때문이다.
1차 구순열 수술 이후 연골의 불균형 성장으로 코 한 쪽이 주저앉거나 휘는 경우, 인중에 Z자나 번개모양의 반흔이 남아 인중이나 입술변형이 있는 경우 코와 인중, 입술을 재건하고 흉터를 없애는 2차 구순구개열 수술이 진행된다. 이 외에, 1차 수술 후 생긴 조직이 딱딱해지면서 윗턱뼈의 성장을 방해하고, 반면 아래턱뼈는 위턱뼈에 비해 과 성장되어 얼굴 가운데가 움푹 패여 보이는 주걱턱이 되는데, 이는 성장이 멈춘 뒤 위턱과 아래턱의 위치를 교정하는 양악수술로 치료가 가능하다. 의료진의 많은 경험과 노하우가 필요한 수술인 만큼 분야별 협진이 요구되며, 전문의의 미적인 감각도 중요하게 작용한다.
지앤지(GNG)성형외과 박병윤 원장은 "구순구개열 양악수술은 조직이 유착되어 박리하기가 까다롭고 출혈이 심할 뿐 아니라 비정상 조직들이 계속 원래대로 돌아가려는 성질 때문에 재발하는 어려움이 있어 타 양악수술에 비해 고난이도에 속한다"면서 "자칫 잘못된 수술이 적용되면 수술 후 부자연스럽거나 부작용의 우려가 있기 때문에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을 거친 뒤 수술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한편, 박병윤 원장(前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성형외과 교수)은 구순구개열 수술 분야의 최고 권위자로 우즈베키스탄 의료봉사를 하면서 현지 의료인을 국내에 초청ㆍ수련시켜 우즈베키스탄 성형외과학 창설에 디딤돌을 놓기도 했다. 이 공로로 2008년 우즈베키스탄 정부로부터 최고 공로 의료인 훈장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