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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성의 The Stage] 뮤지컬 ‘싱잉인더레인’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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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성의 The Stage] 뮤지컬 ‘싱잉인더레인’ 리뷰

유희성 기자

기사입력 : 2014-07-03 23:46

[유희성의 The Stage] 뮤지컬 ‘싱잉인더레인’ 리뷰


뮤지컬 ‘싱잉인더레인’은 1952년 MGM이 제작·상연됐던 동명의 영화 ‘Singing in the Rain’을 원작으로 한다. 국내에서는 2003년 5월 팝콘하우스에서 초연 이후 11년 만에 두 번째 공연이다.

작품은 무성영화에서 유성영화로 넘어가는 시기의 할리우드 쇼 비즈니스 산업을 다루며 패러다임의 변화를 날카롭게 시사한다. 동시에 젊고 발랄한 주인공들의 기분 좋은 사랑 이야기를 시원한 빗줄기와 함께 들려준다.

뮤지컬 ‘싱잉인더레인’은 시대에 맞게 대중적인 진화를 꾀했다. 음악은 모던하고 팝적인 편곡으로 세련미를 더한다. 금관악기가 강조된 클래식한 악기구성의 선율과 모던 팝적인 비트는 관객을 매료시킨다. 이번 공연은 경쾌한 볼거리의 향연이다. 탭댄스를 비롯해 볼륨댄스, 고전 발레와 재즈 발레, 락킹(손을 빙글빙글 돌리면서 추는 동작이 주가 되는 댄스) 같은 슬랩스틱과 시어터 댄스가 곳곳에 포진해 있다.

영화에 출연한 ‘진캘리’는 세기의 명배우이자 춤의 달인이다. 그는 행인들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길 위에서 춤을 춘다. 그의 춤은 시원한 빗줄기 사이를 누비며 사랑의 설렘과 환희를 표현한다. 뮤지컬 ‘싱잉인더레인’은 고전 영화 ‘Sing in the Rain’ 못지않은 뮤지컬 넘버를 선보인다. 작품은 매회 15,000리터의 비를 쏟아낸다. 빗줄기는 보는 이에게 시원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뮤지컬 ‘싱잉인더레인’은 대한민국 최고의 아이돌 그룹을 배출한 SM 엔터테인먼트(이하 SM)가 제작을 맡았다. 작품은 공연 전부터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번 공연에도 SM 소속 아이돌이 대거 출연한다. 공연에 참여한 아이돌이 나름으로 열심히 연습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정식 뮤지컬 배우가 아닌 이들의 무대는 서툴다 해도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수 있을 것이다.

SM이 앞으로도 뮤지컬 제작에 참여할 뜻을 밝힌 만큼 이들도 그에 맞게 준비할 필요가 있다. 아이돌은 뮤지컬 무대에 적합한 가창력을 갖추고 기본적인 호흡을 유연하게 운용해야 한다. 이런 일련의 훈련과정을 거치고 이들이 극성과 극태를 제대로 운용할 수 있을 때 SM이 제작한 뮤지컬도 인정받을 수 있다.

보편적으로 아이돌은 가창력을 갖추고 있다. 이들 중 전문 뮤지컬 배우 못지않은 기량과 자세로 깜짝 놀라게 한 아이돌도 있다. 이들은 더 디테일하게 뮤지컬에 적합한 가창력을 갖추기 위해 호흡 훈련이 필요하다. 목을 사용하는 것이 아닌 벨팅과 트왕 발성을 숙지하는 것이 좋다. 입술 발음으로 대사와 가사의 명확한 전달력도 갖춰야 한다. 아이돌에게 이 모든 것을 갖춘 뮤지컬 배우로 거듭나기를 바라는 것은 지나친 욕심일까?

아이돌은 흡수력이 뛰어난 친구들이고 제대로 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 이들에게도 어느 정도 시간과 과정이 필요하다. 힘든 과정이지만 극복해내면 그 후로는 전문 뮤지컬 배우 못지않게 승승장구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이들이 무대 위에서 보여준 진정성만으로도 아이돌 팬들에게 충분히 환호를 받을 수 있다. 뮤지컬 애호가들에게도 호평을 받기 위해서는 캐릭터를 제대로 소화해야 한다. 뮤지컬 배우 못지않게 캐릭터에 맞는 정서와 기량으로 관객에게 진한 감흥을 전해주는 연기자로의 성장을 기대한다.

고전발레가 기본이 되는 작품이나 클래식한 발성과 연기가 필요한 작품에서는 중장기적인 훈련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다음 기획 작품에서 지금의 SM 출신 아이돌이 더 잘 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를 위해서는 에너지 넘치는 라이센스 작품을 선별하거나 그들의 기량을 마음껏 선보일 수 있는 작품을 창작해 무대화하는 것도 방법이다. 앞으로 SM에서 제작하는 뮤지컬이 단발성 행사가 아닌 색깔 있는 SM표 뮤지컬로 정착되기를 바란다.

이번 공연에서는 오케스트라 사운드와 배우들의 합이 아쉽다. 잦은 장면 전환을 위한 암전은 극의 진행과 구성을 밋밋하고 산만하게 만든다. 공들인 세트와 조명, 영상 등은 향수를 자극하는 세련된 장치로 보이지 않는다. 무대 위에 묵직하게 많은 것을 채우려다 보니 조금씩 넘치는 기분이다. 무대와 조명, 의상의 합도 서로 묻히거나 유리된 듯 차지게 달라붙지 못한다. 전체적인 무대 미쟝센의 합은 조화로움보다 모호한 경계에서 서로 걸쳐 있는 인상을 전해준다.

최수진은 ‘캐시샐든’ 역을 연기했다. 그는 뮤지컬 배우로서 맡은 배역마다 캐릭터의 완성도가 나날이 일취월장하고 있다. 백주희는 독특한 보이스 톤과 억양을 구사해 ‘리나라몬트’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뮤지컬 ‘싱잉인더레인’는 육현욱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는 무대다. 육현욱은 안정된 호흡과 다양한 춤의 기량을 마음껏 뽐내면서도 상대방을 배려했다. 모나지 않게 역량 있는 뮤지컬 배우의 참모습을 보여준다.

뮤지컬 ‘싱잉인더레인’은 6월 5일부터 8월 3일까지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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