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서 최초로 구구단을 적은 목간이 발견됐다. 이는 구구단이 중국에서 곧바로 일본에 건너가 영향을 주었다고 보는 동아시아 일부 사학계의 주장을 뒤엎은 것이다.
한국문화재재단은 지난 2011년 문화재청의 허가로 실시한 부여 쌍북리 328-2번지 유적조사에서 출토된 목간을 한국목간학회 등 관련 전문가 회의에서 검토한 결과, 이를 한반도 최초 ‘구구표(九九表ㆍ구구법의 공식을 차례대로 적은 표) 목간(木簡)’으로 확인했다고 20일 밝혔다.
전문가 검토회의 결과 목간은 길이 30.1㎝, 너비 5.5㎝, 두께 1.4㎝ 크기로 소나무를 얇은 판재 형태로 가공한 것으로 한쪽 면에서만 묵서 명이 확인되었다. 이는 기존 중국과 일본에서 발견된 것과 달리 매우 체계적·실용적인 것으로 판단됐다고 재단 측은 덧붙였다.
재단 측은 “이 목간은 ‘구구단이 중국에서 곧바로 일본에 건너가 영향을 주었다’는 주장이 잘못됐음을 보여주는 자료”라며 “중국과 일본에 비해 기록형태가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만큼 백제 시대 수리체계가 정립되어 있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중국에서는 기원전 3세기경 리야(里耶) 유적에서 구구단이 적힌 목간 표가 출토된 바 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광개토대왕릉비와 삼국사기 등 문헌기록에서 구구 셈법 표기와 산학(算學)을 가르친 기록은 있으나 구구표가 표기된 유물은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