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울>은 1934년 10월 <가톨릭 청년>에 발표된 이상의 대표 작품이다. 초현실주의 작품으로 인간 자아의 모순이 빚어내는 비극적인 자의식을 노래한다. 끝내 합쳐질 수 없는 '거울 밖의 나'와 '거울 속의 나'는 심각한 자아분열의 양상을 보이며 좌절과 비극성을 드러낸다. 형식면에서는 띄어쓰기를 무시해 기존의 정서법, 율격의식과 같은 모든 상식이나 질서를 거부한다. 내용면에서는 평범한 이미지들을 충격적으로 변질시켜서 그것을 다시 지워나가고 있다.
본명 김해경(金海卿)이고, 서울에서 태어났다. 보성고보(普成高普)를 거쳐 경성고공(京城高工) 건축과를 나온 후 총독부의 건축기수가 되었다. 1930년 소설 〈12월 12일(十二月 十二日)〉을 《조선(朝鮮)》 2월호부터 12월호까지 9회에 걸쳐 연재했으며, 1931년 시 〈이상한 가역반응(可逆反應)〉, 〈파편의 경치〉를 《조선과 건축》지에 발표했다. 1932년 동지에 시 〈건축무한 육면각체(建築無限六面角體)〉를 발표했다.
1933년 3월 객혈로 건축기수직을 사임하고 배천온천(白川溫泉)에 들어가 요양을 했다. 이때부터 그는 폐병에서 오는 절망을 이기기 위해 본격적으로 문학을 시작했다. 이상이라는 이름을 쓰게 된 것은 공사장 인부들이 그의 이름을 잘 모르고 '리상(李씨)'이라고 부르니까 그대로 '이상'이라고 했다지만 학교 때의 별명이라는 설도 있다.
요양지에서 알게 된 기생 금홍과 함께 귀경한 그는 1934년 시 《오감도(烏瞰圖)》를 조선중앙일보에 연재하기 시작했으나 난해하다는 독자들의 빗발치는 항의로 중단했다. 1936년 《조광(朝光)》지에 《날개》를 발표하여 큰 화제를 일으켰고 같은 해에 《동해(童骸)》《봉별기(逢別記)》 등을 발표하고 폐결핵과 싸우다가 갱생(更生)할 뜻으로 도쿄행[東京行]을 결행하였으나, 불온사상 혐의로 일본경찰에 체포되었다가 병보석으로 풀려 도쿄대학교 부속병원에서 병사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전기 외에 소설 《지주회시(鼅鼄會豕)》 《환시기(幻視記)》 《실화(失花)》 등이 있고, 시에는 《이런 시(詩)》 《거울》 《지비(紙碑)》 《정식(正式)》 《명경(明鏡)》, 수필에는 《산촌여정(山村餘情)》 《조춘점묘(早春點描)》 《권태(倦怠)》 등이 있다. 1957년 80여 편의 전 작품을 수록한 《이상전집(李箱全業)》 3권이 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