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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인문학] 탤런트가 빛을 발하는 1인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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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인문학] 탤런트가 빛을 발하는 1인미디어

송광범 기자

기사입력 : 2017-03-09 11:54

<탤런트코드>, 저자 : 대니얼 코일(Daniel Coyel)

재능만 있다면 전세계 팬을 거느릴 수 있는 초연결 1인미디어시대. '재능은 타고 나는 것일까?'
재능만 있다면 전세계 팬을 거느릴 수 있는 초연결 1인미디어시대. '재능은 타고 나는 것일까?'

'크리에이터' 전성시대다. MCN 시장에서 ‘크리에이터(Creator)’는 동영상을 생산하는 ‘창작자’를 일컫는다. 1인 방송 제작자를 크리에이터라 칭하는 이유는 영상기획과 제작부터 팬 커뮤니티 관리까지 모든 과정을 만들어가기 때문이다. 게임, 먹방, 뷰티 등 방송 주제도 다양하다. 그들은 자신의 재능을 방송주제로 택한다.

인기 크리에이터는 ‘독특한 말투’, ‘재치있는 입담’ 등 재능과 끼를 바탕으로 연예인 못지않은 영향력을 행사한다. 특유의 진행력과 기획력을 기반으로 백만단위 구독자를 이끈다. 150만 구독자를 거느린 ‘BJ대도서관’이 대표적이다.

구독자들은 인기 크리에이터들을 우상화한다. 아프리카TV 대상 수상자 ‘BJ로이조’는 ‘로이갓(God)’으로 통한다. ‘신(God)’처럼 받는다. ‘BJ양띵’은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대통령급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해서 ‘초통령(초등학생과 대통령의 합성어)’라 불린다.

누구나 자신만의 콘텐츠가 있다면 웹을 통해 전세계 팬들을 얻을 수 있다. 초연결시대 1인미디어의 장점이다. 하지만, 남들이 부러워할 나만의 능력도, 엄청난 말하기 실력도, 기괴할 정도의 기행을 저지를 용기도 없는 자에게 인기 크리에이터는 언감생심이다.

뛰어난 언어감각과 공감능력을 타고난 인기 크리에이터들은 범접할 수 없어 보인다. 타고난 재능은 노력으로 뒤집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잭 햄브릭 미시간주립대 교수는 ‘아무리 노력해도 선천적 재능을 따라잡기 힘들다’라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해당 논문은 미국 심리학학회지 ‘심리과학’에 기재됐다. )

정말 '노오오오력'으론 재능을 이길 순 없는 걸까? 다행히 미국의 한 저널리스트는 ‘그렇지 않다’고 이야기한다.

뉴욕타임스 기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 ‘대니얼 코일’은 ‘재능의 비밀’을 밝히러 1년 2개월간 전세계를 누볐다. 그는 모스크바의 허름한 테니스 코트나 남아메리카 작은 섬 퀴라소의 볼품없는 야구장처럼 별 볼일 없는 장소에서 경의로운 능력을 발휘하는 사람이나 집단을 연구했다. 연구결과, 이들 사이엔 ‘패턴’이 존재했다. 그리고 이 패턴이 뇌가 스킬을 배우는 기본 매커니즘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도 밝혔다.

 '탤런트코드' 의 저자 대니얼 코일은 ‘재능의 비밀’을 풀 열쇠가 신경절연 물질인 ‘미엘린(myelin)’이라고 주장한다. 미엘린이 적절한 훈련을 통해 두꺼워지면 그것이 재능이 된다는 것이다.
'탤런트코드' 의 저자 대니얼 코일은 ‘재능의 비밀’을 풀 열쇠가 신경절연 물질인 ‘미엘린(myelin)’이라고 주장한다. 미엘린이 적절한 훈련을 통해 두꺼워지면 그것이 재능이 된다는 것이다.

대니얼 코일은 이를 '탤런트 코드'라 명칭했다.

기자는 ‘재능의 비밀’을 풀 열쇠가 신경절연 물질인 ‘미엘린(myelin)’이라고 주장한다. 미엘린과 재능은 미묘하게 연결돼있다. 인간은 미세한 전기신호로 모든 행동을 한다. 전기신호는 신경섬유 회로인 뉴런 사슬로 이동하는데, 미엘린은 이 신경섬유를 감싸는 역할을 맡는다. 전기신호가 새지 않도록 구리선에 고무피복을 입힌다고 이해하면 쉽다. 고무피복을 구리선에 빈틈없이 두를수록 전류가 강해지듯, 미엘린이 두꺼워지면 인체 전기신호가 세고 빨라진다. 신호가 강렬하고 재빨라지면 그만큼 능력이 향상된다.

미엘린을 키울 수 있는 열쇠는 3가지다.

심층연습, 점화, 마스터코치다. 이 세가지는 필요 충분 조건이다. 어느 하나 빠져선 안된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다. 이 진부한 격언은 ‘심층연습’을 가장 적절히 표현한다. 심층연습은 역설을 바탕으로 한다. 실수에서 재능을 키운다. 실수를 하고 빈틈을 채우는 의도적인 과정이다.

혹자는 의문을 제기한다. 연습과 재능 사이의 관계는 장비나 환경이 따라 줘야 가능하다고 말한다. 강남 8학군으로 맹모들이 모이는 이유와 같다. 하지만 문제는 ‘장비나 환경’이 아니라 ‘어떻게 연습하냐'이다. 대니얼 코일은 “텔런트 코드는 그들이 누구인지 신경쓰지 않으며 단지 그들이 하는 일에만 관심이 있다”고 역설한다.
연습에 방점을 찍는다.

완벽한 연습을 위해선 3가지 규칙을 지켜야한다.

먼저 ‘청킹(Chunking)’이다. 청킹은 조직화를 의미한다. 조직화가 중요한 이유는 스킬이 중요한 요소를 묶음으로 처리해서다. 예를 들어 체조선수는 기술을 선보일 때, 공중제비를 동작별로 나눠 몸에 신호를 보내지 않는다. 통째로 신호를 발사한다.

두번째는 ‘반복’이다. 미엘린의 두께는 연습량에 비례한다. 실제로 인기 크리에이터들은 수많은 시간을 방송에 투자한다. ‘BJ로이조’는 3년동안 3만시간 이상 방송에 매달렸다. 먹방BJ ‘벤쯔’는 하루에 10시간씩 운동을 한다. 건강히 잘먹기 위해서다. 이들의 재능은 노력의 결과다.

마지막은 ‘감정’이다. 실수에서 감정을 느껴야 한다. 음정이 맞지 않는 현을 들으면 짜증이 나야하고, 공이 골대를 빗나가면 아쉬워야한다. 20세기 최고의 무용가 ‘마사 그레이엄(Martha Graham)’은 이를 ‘멋진 불만족’이라 말했다.

심층연습엔 노력이 뒤따른다. 노력엔진이 멈추지 않으려면 연료가 필요하다. ‘점화’는 연료역할을 맡는다.

대니얼 코일은 ‘심층연습이 차갑고 의식적인 행동이라면, 점화는 뜨겁고 신비로운 폭발’이라고 했다.

점화의 핵심은 ‘원초적 암시를 전달한다’는 점이다. 원초적 암시란 에너지를 목표에 쏟아 붓게 만드는 신호다. 동기를 이끌어내는 뇌관만 건들일 수 있다면, 심층연습은 올림픽성화처럼 꺼지지 않는다. 콜로라도 대학교 제프리쾐 박사는 원초적 암시를 ‘촉발방아쇠’라고 칭했다.

대니얼 코일은 ‘상실감’이 뇌관을 자극한다고 언급했다. 이상적인 모습과 현재 상태를 비교하 며 부족한 모습을 채우려 하기 때문이다. 성공한 크리에이터 중엔 어려운 시절을 겪은 이들이 몇 있다. BJ대도서관은 쌀이 없어서 3일간 굶기도 했다. 자수성가형 BJ라고도 불리는 ‘로이조’는 버스요금이 없어 8km를 걸어다녔다. 70년대 롱아일랜드 임상심리학자 마빈 아이젠스타트도 상실을 “막대한 보상에너지의 출발점”이라 말했다.

마스터코치는 미엘린을 활성화시키는 촉매다. 목표에 적확한 정보를 제자에게 빠르게 알려, 신호가 반복해서 전달되도록 한다.
마스터코치는 미엘린을 활성화시키는 촉매다. 목표에 적확한 정보를 제자에게 빠르게 알려, 신호가 반복해서 전달되도록 한다.

위대한 선수에겐 묵묵히 뒤를 지켜주는 사람이 있다. 코치다. 이들은 노련미를 내세워 제자가 제대로 연습할 수 있도록 이끈다. 팝테라 가수 ‘셀리아 킴’도 BJ주영스트로 활동하던 크리에이터시절부터 테너 ‘김남두’에게 코칭받았다. 김남두는 국내 3대 테너로 불린다.

마스터코치는 미엘린이 활성화시키는 촉매다. 목표에 적확한 정보를 제자에게 빠르게 알려, 신호가 반복해서 전달되도록 암시를 보낸다.

기자가 만난 마스터코치들에겐 4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먼저 그들은 ‘지식매트릭스’를 갖추고 있다.지식매트릭스란 방대한 지식체계다. 마스터코치들은 30~40년 경력의 베테랑이다. 가르치는 일엔 도가 텄다. 지식매트릭스는 교육경험이 농축된 액기스다. 저자는 이를 두고 ‘킬러 애플리케이션’이라 표현했다. 킬러 애플리케이션은 시장을 재편하는 제품을 말한다. 지식매트릭스가 위력적이란 의미다.

두번째, 마스터코치는 제자에 관한 모든 정보를 꿰뚫고 있다. 제자 집에 숟가락이 몇 개 있는지도 안다. 마스터코치들은 제자들을 기자처럼 항상 점검한다. 제자가 무엇을 알아 듣고 무엇을 못 알아 듣는지 전부 알아야 해서다. 그래야 정확한 피드백이 가능하다. 어투도 핵심이다. 마스터코치는 객관적이고 긴급한 어조로 할 말을 전했다. 마치 거부할 수 없는 네비게이션 경고방송같다.

마지막은 ‘진심’이다. 마스터코치들은 윤리적이고 정직하다. 저자는 진심을 마스터코치의 핵심자질로 꼽았다. 인격을 갖춘 코치가 재능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믿었다.

'금수저', '흙수저' 등 사회적 구조와 환경에 대한 불신이 가득한 현실에서 노력과 열정은 더 이상 달콤하지 않다. 둘은 ‘노오오오력’이나 ‘열정 페이’로 희화화된다.

하지만, 불공정한 사회적 구조속에서도 한 분야에서 인정받는 전문가는 언제나 존재했다. 여전히 재능은 높이 성장하기 위한 중요한 토대이고, 재능은 노력과 열정으로 만들 수 있다. <텔런트코드>는 노력과 열정의 의미가 퇴색된 요즘 시대에 경종을 울린다.

송광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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