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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웹툰] 안동 설화를 로맨스로 ‘궁 외전: 별신의 밤’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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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웹툰] 안동 설화를 로맨스로 ‘궁 외전: 별신의 밤’上

김아영 기자

기사입력 : 2017-05-08 10:00

지역웹툰, 지역에 숨어있는 이야기와 관광지를 미리 체험할 수 있는 웹콘텐츠

지역웹툰은 지역의 역사·문화자원을 소재로 한 웹툰이다. 언뜻 보면 지역 홍보만을 위한 재미없는 웹툰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재미있다. 더군다나 지역에 숨어있는 이야기와 관광지를 알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지역웹툰] 시리즈 기사는 재미와 지역에 대한 정보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을 수 있는 웹툰을 소개하고, 이와 연계해서 갈 수 있는 관광지를 소개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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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웹툰] 안동 설화를 로맨스로 ‘궁 외전: 별신의 밤’上

하회탈은 안동 하회마을의 로고(Logo)이면서 한국의 전통문화를 대표하는 상징이다.
한국인이라면 하회탈을 모르는 이는 없다. 환하게 웃고 있는 반달눈과 입. 우리가 생각하는 전형적인 하회탈 모습이다.

하지만 이는 하회탈의 일부일 뿐, 모든 하회탈이 웃고 있진 않다. 무표정인 하회탈도 있고, 턱이 없는 하회탈도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에 보관돼있는 하회탈만 9개이며, 각각 다른 표정과 특징을 갖고 있다.

외국인들에게 관광 기념품으로 유명한 하회탈이라지만, 정작 우리는 하회탈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또 하회탈의 본고장이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안동 하회마을에 대해서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사진= 네이버 웹툰 ‘궁 외전: 별신의 밤’)
(사진= 네이버 웹툰 ‘궁 외전: 별신의 밤’)

네이버 웹툰 ‘궁 외전: 별신의 밤’은 안동 하회마을과 하회탈에 대한 사람들의 궁금증을 해소해줌과 동시에 재미를 선사해준다. 웹툰은 하회탈에 얽힌 전설과 설화, 그리고 안동 사람들의 삶과 지역 관광지를 에피소드에 녹여 소개한다.

‘궁 외전: 별신의 밤’은 수많은 여성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던 만화책 ‘궁’의 번외 편이다. 박소희 작가의 여심 저격 그림체와 함께 소녀감성을 느낄 수 있는 웹툰이다. 경상북도 문화콘텐츠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안동 홍보를 위한 ‘브랜드 웹툰’으로 제작됐지만, 그 어디에서도 브랜드 웹툰이라 생각되지 않을 만큼 웹툰 스토리와 안동 지역 소재가 어우러졌다.

(사진= 웹툰 ‘궁 외전: 별신의 밤’의 주요 캐릭터)
(사진= 웹툰 ‘궁 외전: 별신의 밤’의 주요 캐릭터)

만화 ‘궁’은 현대 입헌군주제를 가상 배경으로, 세자인 ‘이신’과 세자빈인 ‘신채경’의 러브 스토리를 다룬다. 만화책 ‘궁’의 번외 편인 이번 웹툰에서는 세자 부부가 안동으로 휴가지를 떠나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사라진 하회탈 3개를 복원하는 ‘비밀 프로젝트’를 위해서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 원작에 없던 인물 ‘허윤성’이 추가됐다. 허윤성은 아무도 복원하지 못했던 하회탈 3개를 복원하는 인물로, 세자 부부와 은근한 삼각 러브라인을 그린다.


#1. 하회탈 제작자 ‘허도령’의 안타까운 죽음, 허도령 설화
(사진= 웹툰 ‘궁 외전: 별신의 밤’ 속 이매탈 관련 대화 내용)
(사진= 웹툰 ‘궁 외전: 별신의 밤’ 속 이매탈 관련 대화 내용)

‘오빠, 이 탈은 왜 턱이 없어요?’ 꼬마 여자아이가 허윤성에게 묻는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스토리의 전반적 이야기가 된다.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 보관돼있는 하회탈은 총 9개인데, 이상하게도 이매탈만 턱이 없다. 그 이유는 ‘허도령 설화’에서 찾아볼 수 있다.

설화에 따르면, 고려 중엽 허도령이라는 청년이 하회마을에 터를 잡았다. 당시 마을에는 가뭄과 전염병 등으로 재앙이 끊이지 않았다. 어느 날 신령이 허도령 꿈에 찾아와 재앙을 멈출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줬다. 12개의 탈을 만들어 굿을 하면 신의 노여움을 풀 수 있다는 거였다. 대신 신령은 “12개의 탈을 완성하는 동안 그 누구도 이를 보면 안 되고, 어길 시에 너는 피를 토하며 죽게 될 것이다”라고 조건을 걸었다.

허도령은 그 즉시 탈 제작에 들어갔다. 3개월이 흘렀고, 12개의 탈 중 마지막 탈의 턱을 만드는 작업만 남았다. 하지만 완성을 바로 눈앞에 둔 시점에, 허도령은 피를 토하며 죽게 됐다. 평소 허도령을 사모하던 처녀가 허도령에 대한 그리움을 참지 못하고 그에게 다가갔고 결국 금기는 깨졌다. 처녀는 자신의 잘못으로 허도령이 죽었다는 죄책감에 자결했다.

결국 허도령은 마지막 탈을 완성시키지 못한 채 죽었는데, 그것이 바로 턱이 없는 ‘이매탈’이다.

여기에 ‘허윤성’ 인물이 웹툰에 추가된 이유가 있다. 허윤성이 하회탈을 만든 허도령의 환생이기 때문이다. 허윤성은 과거 처녀 때문에 자신의 임무를 완수하지 못했다고 여겨, 처녀의 모습으로 환생한 ‘그녀’에게 복수하고자 한다. 그 대상이 웹툰 여주인공 ‘신채경’이다.


#2. 사라진 3개의 하회탈
(사진= 웹툰 ‘궁 외전: 별신의 밤’ 속 사라진 하회탈 3개에 대한 내용)
(사진= 웹툰 ‘궁 외전: 별신의 밤’ 속 사라진 하회탈 3개에 대한 내용)

웹툰에서 허윤성은 사라진 3개의 하회탈 복원에 성공한다. 그가 등장하기 전에는 아무도 하회탈을 복원하지 못했다. 분실된 하회탈의 모습을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허윤성은 하회탈을 만든 허도령의 환생이기에, 복원에 완벽하게 성공한다.

하회탈 3개가 분실됐다는 점은 픽션이 아니라 사실이다. 허도령 설화에 의하면 제작된 하회탈의 개수는 총 12개여야 하지만, 국립중앙박물관에 보관돼있는 하회탈은 9개이다. 떡다리, 별채, 총각 하회탈의 흔적이 사라진 것이다. 별채탈의 경우, 2007년 일본에서 발견됐다고 하지만 하회탈인지에 대한 여부는 아직도 의견이 분분하다.

하회탈은 현존하는 우리나라 탈 중에 가장 오래됐고, 국보 121호로 지정된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하지만 과거에 하회탈은 그리 소중한 존재가 아니었다. 1954년, 당시 안동문화원장 류한상이 미국문화원장 맥타카드 교수에게 하회탈을 소개하면서 그 가치를 인정받게 됐고, 뒤늦게 1964년 국보로 지정됐다. 하회탈이 그 가치를 보다 일찍 인정받았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3. 서민들의 비애를 풀던 ‘별신굿탈놀이’
(사진= 웹툰 ‘궁 외전: 별신의 밤’ 속 세자를 풍자하는 장면)
(사진= 웹툰 ‘궁 외전: 별신의 밤’ 속 세자를 풍자하는 장면)

웹툰 속 세자 부부가 안동에 가서 탈놀이를 구경하는 장면이 나온다. 공연 중 탈을 쓴 사람은 왕세자에게 다가가 “네가 그렇게 거만하다는데 그 소문이 사실이가? 엄청~ 까탈스럽다며?”라고 거침없이 풍자한다. 이는 안동 하회별신굿탈놀이의 특징이다.

안동 하회별신굿탈놀이는 과거 양반과 지배층에 대한 서민들의 비애를 풍자와 해학으로 풀던 놀이였다. 원래 별신굿은 기본적으로 신께 제사를 지내는 것을 뜻하지만, 하회마을에서의 별신굿은 서민들의 놀이로 승화된 민중문화였다.

하회별신굿탈놀이 기간에 탈을 쓴 서민들은 그 신분이 아무리 미천해도 양반에게 비판의 소리를 낼 수 있었다. 사람들은 탈을 쓴 사람이 ‘신’을 대신한다고 믿었기 때문에, 탈판에서 한 말에 대해서 그 누구도 책임을 물을 수가 없었다. 유교문화가 번성했던 하회마을에서 양반을 비판하는 민중문화가 생긴 것은 눈여겨볼만하다.


#4. 나무에 소원을 비는 전통 풍습
(사진= 웹툰 ‘궁 외전: 별신의 밤’ 속 삼신당에 소원을 비는 ‘신채경’)
(사진= 웹툰 ‘궁 외전: 별신의 밤’ 속 삼신당에 소원을 비는 ‘신채경’)

주인공 신채경은 하회마을에서 가장 오래되고 큰 나무인 ‘삼신당’ 앞에서 소원을 빈다. 실제 안동 하회마을 정중앙에는 600년 된 나무인 삼신당이 자리 잡고 있고, 여기에는 소원을 적은 종이가 빼곡히 걸려있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나무에 소원을 빈다는 뜻이다.

우리는 왜 나무에 소원을 빌까?
오랜 전통이 있는 마을이나 시골에 가면, 금줄이 대롱대롱 매달려있는 큰 나무를 본 기억이 있을 거다. 이러한 나무를 당산나무라 한다. 마을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로, 마을을 지켜주는 수호신이라 여겨졌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그 앞에서 굿도 하고 소원도 빌었던 것이다.

하회마을의 당산나무는 단순히 마을 수호신만을 뜻하지 않는다. ‘삼신당’의 이름에서 유추해볼 수 있듯이, 이 나무는 자손의 탄생과 건강을 지켜준다는 삼신할머니를 가리킨다. 하회마을에서 자손이 얼마나 귀한 존재였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편 당산나무에 걸려있는 줄은 ‘금줄’인데, 우리나라 전통 풍습 중 아이를 출산하고 문 앞에 걸어두었던 그 금줄과 같은 말이다. 보통 새끼줄이 오른쪽으로 꼰 것에 비해, 금줄은 왼쪽으로 꼬아 만든다. 이로써 악의 기운을 물리치는 의미를 갖게 되는데, 이 때문에 신성하다고 여겨지는 당산나무에 나쁜 기운을 물리치기 위한 금줄을 걸었다.


#5. 각시탈은 소원을 들어줄까?
(사진= 박소희 작가의 웹툰 ‘궁 외전: 별신의 밤’(좌)과 허영만 작가의 만화책 ‘각시탈’(우))
(사진= 박소희 작가의 웹툰 ‘궁 외전: 별신의 밤’(좌)과 허영만 작가의 만화책 ‘각시탈’(우))

웹툰에서 ‘각시탈을 쓰고 고백하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라는 문구가 나온다.
이 말을 들은 신채경은 자신의 남편 이신에게 고백할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는 웹툰에만 해당되는 허구이다.

우리가 각시탈에 대해 오해하는 부분이 또 있다. 각시탈을 쓰면 영웅이 된다는 점이다. 각시탈은 하회탈 중 한국인에게 가장 익숙한 명칭이다. 만화가 허영만의 ‘각시탈’과 이를 바탕으로 제작한 드라마 ‘각시탈’이 워낙 강렬했기 때문이다. 이 두 작품에서 각시탈은 일제강점기의 일본 제국주의자들을 응징하는 애국지사, 즉 민중들의 히어로로 그려진다.

하지만 이 모두는 허구이다. 각시탈을 쓰면, 고백이 이루어진다거나 히어로가 된다는 점은 스토리 전개상 부여된 픽션일 뿐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각시탈의 모습은 허구일지라도, 각시탈은 다른 하회탈과 달리 특별한 점이 있다. 옛사람들은 12개의 탈 중에서도 각시탈만이 마을의 수호신 ‘서낭신’을 대신한다고 믿었다. 또 각시탈은 다른 하회탈과 달리 환하게 웃고 있는 듯한 익살스러운 표정을 하고 있지 않다. 다른 하회탈에 비해서 가장 한국적인 얼굴을 하고 있다는 평을 받는 이유다.


만화 ‘궁’의 스토리에 안동 하회마을의 지역 소재를 자연스럽게 녹인 ‘궁 외전: 별신의 밤’은 12회로 제작됐으며, 독자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한 독자는 “내가 살고 있는 곳은 안동인데, 저렇게 아름다운 곳이 존재하는 지 몰랐다”라고 후기를 남겼고, 다른 독자는 “안동 홍보도 하면서 본편 스토리와 무리 없이 이어지는 게 대단하다”며 호평을 남겼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이 웹툰은 서적으로도 출간되는 성과를 거뒀다. <계속>

김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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