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은 지난 21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T-모바일 아레나에서 개최된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톱 소셜 아티스트’를 수상했다. 이 상은 각종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가장 핫한 아티스트를 선정한다. 후보에 선정된 가수들은 저스틴 비버, 아리아나 그란데 등 세계적인 스타들이었다. 방탄소년단은 쟁쟁한 후보들과의 경쟁에서 당당히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미국은 물론 글로벌 소셜 스타로서의 위치와 영향력을 인정받은 셈이다.
방탄소년단은 막강한 경쟁자들 사이에서 어떤 무기를 들고 빌보드를 점령했을까? 무기는 SNS였다.
최근 대부분의 아이돌 그룹은 SNS를 활용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방탄소년단의 SNS 활용은 다른 아이돌과 달랐다. 방탄소년단은 ‘소통소년단’이라고 불릴 정도로 SNS를 통해 꾸준히 팬들과 소통했다. 팬들에게 풍성한 떡밥을 끊임없이 제공했다. 낚시꾼이 물고기를 유혹하는 떡밥을 던지듯 팬들이 좋아하는 콘텐츠를 끊임없이 제공했다. 팬 유인에 성공한 것이다. 상당수의 팬들은 입덕(어떤 분야의 오타쿠가 됐다는 뜻) 계기를 '풍성한 떡밥'이라고 말한다. 방탄소년단은 데뷔 전부터 유튜브와 티스토리, 트위터 등을 통해 자신들의 일상을 공유했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아이돌은 ‘기획사 중심’의 홍보 전략으로 움직였다. 팬들에게 완벽한 모습만을 보여주기 위해 ‘신비주의’ 컨셉을 추구했다. 사생활을 철저히 숨겼다. 팬들과 소통도 최소한으로 줄였다. 최근에는 전략이 바뀌고 있다. 아이돌 그룹에서 ‘신비주의’는 찾아보기 힘들다. 자신을 적극 어필하고, 대중과 팬들에게 드러낸다.
V앱 팬 순위 1등을 차지한 방탄소년단
팬들 역시 일상 공유 흐름에 긍정적이다. 예나 지금이나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의 개인 일상을 궁금해한다. 개인 일상 공유가 타인의 사생활 침해로 공개 ‘당하는’ 것이 아니다. 연예인 스스로 보여주는 모습어서 팬들은 늘 즐거워한다. 방탄소년단은 일상 공유를 통한 마케팅을 가장 잘 활용한 아이돌이다. 네이버 V앱(스타들의 일상을 라이브로 보여주는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채널 팔로워 수 1위에 오르는 등 단단한 팬덤도 구축했다.
방탄소년단은 V앱을 통해 대중들에게 더 잘 알려졌다. 단지 재밌어서 인기 있는 것은 아니다. 다른 연예인과 달리 친한 오빠, 동생의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붰다. 방탄소년단의 라이브 방송 콘텐츠는 주로 활동 기간의 대기실 비하인드 영상, 기념일 축하 영상, 일상 먹방, Q&A, 고민상담 등이다. 고민 상담을 통해 팬들과 진정성 있는 대화를 한다. 마음 속에 담긴 이야기들을 털어 놓는다. 솔직하고 털털한 모습은 연예인과 팬이라는 거리감을 해소했다. 팬들이 바라는 소통하는 아이돌의 모습을 보여줬다.
방탄소년단의 V앱 영상이 영어로 번역돼 유튜브에 올라오고 있다
V앱과 같은 MCN(다중 채널 네트워크) 서비스는 한국을 넘어 해외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가진다. V앱 영상이 업로드되면, 그 영상을 시청한 해외 각국의 팬들이 각 나라 언어로 자막을 달아 재업로드 한다. 이 영상은 또 다시 SNS를 타고 빠르게 확산된다. 큰 자본과 투자 없이도 SNS로 인지도를 올리면서 해외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미국 <타임>지는 "K-pop의 성공 요인은 SNS”라고 했다. 프랑스 <르몽드>지는 “SNS가 K-pop의 유럽 공연을 만들었다”고 K-pop 성공의 결정적인 역할을 분석했다.
방탄소년단의 SNS 활용은 데뷔 전부터 시작됐다. 이들은 2013년 데뷔에 지난 2011년 7월부터 꾸준히 트위터를 통해 팬들과 소통해왔다. 2012년부터는 티스토리에 글과 영상을 지속적으로 올렸다. 멤버들이 돌아가면서 하루를 일기 형식으로 정리한 ‘로그’를 포함해 ‘먹방’, ‘음악’ 등의 콘텐츠 선보인 것이다. 지금까지 약 300여개의 게시물이 올라와있다.
유튜브 '방탄TV'
유튜브 공식 채널 ‘방탄 TV’에도 많은 동영상이 공개되고 있다. 현재 구독자 수 340만여 명이다. 채널에는 동영상 약 700여 개가 올라와 있다. 채널을 살펴보면 음악 외에도 다양한 콘텐츠로 구성돼 있다.
‘방탄밤’에서는 밥을 먹거나 노는 방탄 소년단의 일상이 모두 담겨 있다. ‘꿀 FM 6.13’ 은 보이는 라디오 형식이다. 데뷔 100일, 생일, 크리스마스 등 특별한 날에만 올라오는 동영상으로 사연 소개와 노래 시간을 갖춰 마치 라디오 같은 느낌을 준다. 독특한 점은 멤버들이 각자 기획한 콘텐츠다. ‘EAT JIN’은 멤버 JIN이 진행하는 ‘먹방'이다. JIN은 맛있게 먹는 자신의 장점을 살려 1분안에 짜장면 먹기, 맛있는 음식 소개 등을 보여준다. 슈가의 경우 앨범 리뷰 동영상을 올린다. 앨범 한 장마다 비하인드 스토리를 설명한다.
열심히 SNS를 활용하는 방탄소년단 때문에 팬들은 심심할 틈이 없었다. 해외 팬들도 유튜브를 통해 손쉽게 방탄소년단의 노래와 춤을 접했다. 공중파 방송이 아닌 SNS 콘텐츠를 제공했기 때문에 더 효과적으로 팬들과 소통할 수 있었다.
방탄소년단은 다른 아이돌에 비해 공중파 출연 횟수는 적다. 중소소속사라 메이저 기업과 달리 선배 가수들의 후광을 등에 업을 수도 없었다. 그럼에도 팬덤을 이렇게까지 키울 수 있던 이유에는 효과적인 SNS 활용 전략에 있다. 방탄소년단이 보여준 SNS 소통 전략은 데뷔를 앞둔 모든 아이돌 그룹에게 ‘가이드 라인’이 됐다. 해외 진출도 마찬가지다. 방탄소년단은 아시아 이외의 지역 진출에 성공 모델을 보여줬다. 방탄소년단이 한류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