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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 30분, 사로잡은 '웨비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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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 30분, 사로잡은 '웨비소드'

김아영 기자

기사입력 : 2017-06-04 09:05

영상 콘텐츠의 전달 통로였던 ‘동네 비디오대여점’이 한국과 미국에서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비디오 대여점 매출 급감이 미국 영화배급사들의 경영 실적에 타격을 주지는 못했다. 오히려 그 반대다. 개인들이 모바일 기기를 여러 대 소유하면서 콘텐츠를 배급하는 채널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모바일 시대 전후로 대중교통을 타는 사람들을 살펴보자. 괴거에는 신문을 보거나 책을 읽는 모습이 일상적이었다. 지금은 남녀노소 모두 스마트폰을 보고 있다. 신문과 책 콘텐츠가 스마트폰을 통해 끊임없이 유통되고 실시간으로 소비된다.

대한민국 직장인의 평균 출퇴근 시간은 약 37분 30초다. 영상콘텐츠를 40분 안에 시청한다면 어떤 콘텐츠가 적합할까? 일일연속극은 상영시간이 45분이다. 일일연속극을 한 편 시청한다면 끝까지 보지 못하고 열차를 내려야 한다. 지하철 이용 약 40분에서 30여분간 영상콘텐츠를 즐기려면 짧은 영상 콘텐츠가 필요하다. 영화나 TV 프로그램이 방영시간 때문에 모바일 기기에 부적합 콘텐츠가 됐다.
출퇴근 직장인과 학생들의 모바일 생활패턴에 맞게 제작되는 영상물이 바로 ‘웨비소드(Webisode)’이다.

(사진=clipartkorea)
(사진=clipartkorea)

‘웨비소드'는 '웹(Web)’과 ‘에피소드(Episode)’의 합성어로 인터넷으로 보는 시리즈물을 뜻한다. ‘인터넷 TV용 시리즈물’이라고 지칭할 수 있다. 대부분 웨비소드는 TV 프로그램처럼 시즌별로 10편, 24편, 50편 등의 장기 시리즈로 상영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물론 한 편짜리 웨비소드도 많다.

웨비소드는 광고와 홍보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도 있지만 최근 새로운 미디어 제작 형태로 정착되고 있다. 인터넷 상영을 전제로 스마트 TV, 스마트폰과 태블릿 PC까지 모바일 기기의 발달로 확장되는 추세이다. 기승전결을 갖춘 뚜렷한 드라마틱 구조로 일반적으로 5~10분 사이로 제작된다.

‘트레일러(Movie Trailer)’ 혹은 ‘티저(Teaser)’가 있다. 이 영상은 영화 배급 전에 홍보를 목적으로 제작하는 짤막한 동영상을 뜻한다. ‘트레일러’는 ‘영화 예고편’이라고도 할 수 있다. 뚜렷한 극적 구조에 따른 시작과 결말을 담지 않고, 본 영화에서 보여질 하이라이트 장면들을 2분 이내로 짧게 붙여 놓은 것이다.

반면, ‘티저’는 그 의미 그대로 영화의 ‘맛보기’이다. 관객의 흥미를 돋우기 위해 주로 대사 위주로 진행되는 주요 장면을 보여준다. 때문에 ‘영화 예고편’에 비하면 드라마적인 극적 구성이 돋보인다. ‘티저’ 역시 3분 이내로 제작된다.

웨비소드는 ‘트레일러’와 ‘티저’의 장점을 합쳤다. 드라마적인 5단계 구성(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이 뚜렷이 전개된다. 상영시간 역시 ‘트레일러’나 ‘티저’의 두 배 이상 된다. 단편영화 한 편 감상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영화 '살인예언자'
영화 '살인예언자'

미국의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가 딘 쿤즈(Dean Koontz)는 그의 소설 <살인예언자>가 연작소설로 이어지는 베스트셀러가 되자 후속 작품 홍보를 위해 웨비소드 프로젝트를 기획한다. 자신의 소설을 홍보하기 위해 4~8분 이내의 웨비소드 4편을 제작했고 2008년부터 유튜브에서 상영했다.

재밌는 웨비소드로 흥미가 생긴 시청자들은 딘 쿤즈의 오리지널 소설을 읽기 시작했다. 소설이 인기를 얻어 영화화되는 기존 관행과는 달리, 소설을 홍보하는 영상물이 알려져 해당 소설의 판매고가 높아질 수 있게 된 것이다. OSMU가 형성된 콘텐츠와 콘텐츠를 잇는 역할을 웨비소드가 한다. 마트 시식코너와 같다.

대표적인 웨비소드로는 <로스트>와 <워킹데드>가 있다.

드라마 '로스트'
드라마 '로스트'

<로스트>는 영화배우 김윤진과 재미교포 배우 대니얼 김이 출연해 화제를 모았던 미국 ABC 방송사의 인기 드라마이다. 지난 2004년 첫 파일럿 방송이 나간 이후 2010년 5월까지 무려 7년간 인기리에 방송된 대표적 미국 드라마이다. <로스트>는 초창기부터 웨비소드로 방송의 홍보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다. 지난 2005년 <로스트 비디오 일기>라는 짧은 에피소드를 인터넷에 방송했다. 초기에는 미국 영화제작 시스템의 복잡한 계약관계 때문에 난항을 겪었다. 그러다 2007년 11월 <로스트 시즌 3>가 끝나면서 13개 에피소드로 구성된 <로스트: 미싱 피스>가 웨비소드와 유사한 ‘모비소드’라는 모바일 콘텐츠 서비스로 방송됐다. 최소 1분 30초에서 최대 3분 안팎의 짧은 에피소드로 제작됐다.

<로스트>는 웨비소드의 모든 특징을 갖추고 있다. 다른 점이 있다면 각 에피소드별로 등장 하는 등장인물들이 다르다. 또 진행되는 공간적인 배경이 다르다. 배경은 로스엔젤레스가 되기도 하고 극의 주요 무대인 섬이 되기도 한다. <로스트>는 총 13편의 에피소드로 구성돼 있다. 각 에피소드마다 <로스트> 주요 출연진들의 백스토리가 담겨 있다.

'워킹데드' 웨비소드 (사진=veehd)
'워킹데드' 웨비소드 (사진=veehd)


<워킹데드>는 케이블 채널을 통해 방송됐지만 미국 최고 인기 스포츠인 미식축구 슈퍼볼 게임의 시청률을 이겼다. AMC에서는 <워킹데드> TV 시리즈의 인기를 이어가기 위해 웨비소드를 제작해 시즌3의 인기몰이를 시도했다. 지난 2012년 가을 시즌3 방송에 앞서 5분에서 8분 이내의 총 6편의 웨비소드가 AMC 홈페이지를 통해 소개됐다. <워킹데드> 제작진은 TV 드라마에서 모두 할 수 없었던 이야기를 웨비소드에 담았다. 전세계 좀비 드라마 팬들이 자발적으로 선전하도록 유도했다.

영화나 TV 드라마 제작을 위해서는 막대한 제작비 유치를 통해 인기 배우들이 섭외되고 수많은 영화제작 인력이 투입된다. 투자가 극대화되는 만큼 흥행에 실패하면 경제적 손실 위험이 크다. 이런 면에서 웨비소드는 대안적 영상제작물이 될 수 있다.

김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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