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손정호 기자] 국내를 넘어 글로벌 그룹으로 성장하고 있는 방탄소년단의 새 앨범이 발표됐다. '러브 유어셀프 승(承) 허(LOVE YOURSELF 承 Her)'라는 독특한 제목을 달고 있다. 미니앨범으로, LOVE YOURSELF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이라고 한다. 방탄소년단의 이번 앨범에서 눈길을 끄는 점은 리더인 랩 몬스터 등 멤버들의 작사, 작곡 참여가 더 많아진 것과 함께 세계적인 EDM 듀오 체인스모커스와의 콜라보레이션이다.
방탄소년단의 새 미니앨범 '러브 유어셀프 승 허'의 자켓 이미지. 세계적인 EDM 듀오 체인스모커스와의 콜라보레이션 곡이 포함돼 있다.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방탄소년단은 지난 5월 미국 빌보드뮤직어워드에서 '톱 소셜 아티스트'를 수상했다. 이때 '베스트 댄싱 레코드'를 수상한 체인스모커스와 만나 음악적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체인스모커스가 먼저 방탄소년단을 만나고 싶다며 리허설에 초대했고, 이후 꾸준히 콜라보레이션 작업을 진행해 '베스트 오브 미(Best Of Me)'라는 결과물을 만들었다. 방탄소년단 래퍼들과 체인스모커스의 앤드류 타가트가 함께 작업한 '베스트 오브 미'는 체인스모커스 특유의 서정적인 일렉트로닉 사운드와 방탄소년단 특유의 강하지만 슬픈 보컬이 만나 묘한 케미컬을 만드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체인스모커스는 작년 '클로저(Closer)'로 빌보드 싱글차트에서 12주 연속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한 듀오다. 올해 3월 첫 정규 앨범 '메모리즈…두 낫 오픈(Memorise…Do Not Open)'을 발표하며 세계적인 명성을 쌓아가고 있다. '섬씽 저스트 라이크 디스(Something Just Like This)'에서는 영국의 세계적인 밴드 콜드플레이가 피처링에 참여했고, 이 곡과 함께 '파리(Paris)'도 빌보드 싱글 차트 10위에 진입했다. 지금 지구에서 가장 핫한 뮤지션이라고 할 수 있다.
방탄소년단의 이런 행보에 거는 기대감은 그들의 음악적 완성도 또는 예술적 가능성 때문이다. 서태지와 아이들 이후 우리나라 음악계의 업스트림은 HOT와 젝스키스, 핑클, SES 등 급격하게 보이, 걸 아이돌 그룹들이 점령한 것이 사실이다. 이런 형태로 구성된 보이, 걸 그룹들은 K-뮤직이라는 신드롬을 만들면서 음악산업의 외형을 넓히고 파이를 키우는 데 큰 기여를 했다. 하지만 예술적으로 뛰어나다고 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영국 비틀즈의 경우 보이 밴드로 소녀 팬들에게 큰 인기를 얻으면서 엄청난 수익을 올렸지만, 음악적 예술성도 매우 뛰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이후 라디오헤드나 콜드플레이, 요즘 핫한 아델과 에드 시런의 음악도 상업적 성공과 더불어 음악적 성취도 높다는 게 중론으로 보인다.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음악시장에서도 마이클 잭슨, 에릭 클랩튼, 스맹싱 펌프킨스 등 상업적 성공과 음악적 성취도가 모두 높은 뮤지션들이 다수 존재한다. 요즘에는 위켄드와 리아나, 체인스모커스, 드레이크, 저스틴 비버 등이 이런 케이스에 포함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음악계에도 이런 현상이 보다 광범위해졌으면 좋겠다. 최근 마지막 앨범을 발표한 언니네이발관이 공중파 음악 프로그램 1위에 오르는 일, 노브레인이나 몽니 같은 밴드들이 10권에 다수 있는 미국이나 영국 같은 일 말이다. 최근에는 방탄소년단을 비롯해서 자이언티, 지코, 볼빨간사춘기, 10cm 등 상업적, 음악적 측면에서 모두 인정받는 뮤지션들이 늘어나고는 있지만, 이런 흐름이 보다 강화되면 더 좋을 것 같다.
사실 우리나라 음악계에도 음악적, 상업적 측면에서 모두 훌륭한 뮤지션들이 있었다. 들국화, 신중현, 조용필, 김건모, 이소라, 윤도현 같은 음악인들이 바로 그들이다. 이런 흐름이 앞으로 점점 더, 멈추지 않고 지속적으로 늘어났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음악의 양적 성장과 더불어 질적 성장도 같이 존재한다면 사회적으로, 예술적으로 그것보다 더 바람직한 일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들국화 어택의 필요성이다. 들국화의 미래 어택이 필요한 것이다.
들국화 어택은 사실 우리나라 경제와 사회, 정치 등 모든 분야에서 필요하다. 경제 규모는 IMF 기준으로 세계 GDP 12위 수준이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대규모 정경유착 게이트 등 우리는 여러가지 한계를 노출하고 있기도 하다. 기업의 투명성 등 일부 경제지표는 GDP 12위 수준에 걸맞지 않게 세계 100위에서 70위권인 점이 지적되기도 한다. 경제의 규모 성장과 함께 질적 수준 향상도 필요한 시점이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독일이나 스위스, 캐나다 등의 선진국 반열에 오르기 위해서 우리가 한 번 더 노력해야 할 점은 바로 들국화 어택이다. 방탄소년단의 다음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 중에는 이런 미래형 선순환에 포함되는 것으로 보인다는 점도 포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