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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4차 산업혁명 기술, 웹툰 산업 발전의 한 축이 될 수 있을까

이선기 기자

기사입력 : 2017-11-22 23:30

‘4차 산업혁명시대 웹툰 IP·플랫폼 글로벌화 전략 토론회’

[더파워=이선기 기자] 지난 17일 열렸던 ‘4차 산업혁명시대 웹툰 IP·플랫폼 글로벌화 전략 토론회’에서는 웹툰의 글로벌화 방안과 함께 4차 산업혁명 기술의 응용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웹툰협회 원수연 회장은 토론회 축사를 통해 “웹툰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맞춤형’ 콘텐츠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산업”이라고 정의했다. 웹툰 IP와 4차 산업혁명 기술의 융합을 통해 새로이 나올 수 있는 콘텐츠의 한계가 무궁무진하다는 뜻이다. 이는 영화, 드라마, 게임 등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뛰어넘는 범위로 해석할 수 있다. 단순히 보고 즐기는 콘텐츠를 넘어 관광, 스포츠, 유통, 교육 등 광활한 범위로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토론회에서 축사를 진행하고 있는 웹툰협회 원수연 회장의 모습
토론회에서 축사를 진행하고 있는 웹툰협회 원수연 회장의 모습


이번 토론회에서 논의된 내용을 살펴보면, 현재 웹툰과 기술의 융합은 그리 활성화되지 못한 모습이다.

사실 웹툰 산업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지만 산업으로 자리를 잡기 시작한 시점은 얼마 되지 않았다. 그렇기에 토론회 역시 현황보다는 발전 방안에 초점이 맞춰졌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웹툰이 기술을 어떤 방법으로 활용해야 하는가에 대한 내용으로 진행됐다.

웹툰협회 원세훈 부회장은 발제를 통해 ‘3D모델링’의 개발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3D모델링이 도입되면 실사 이미지를 3D모델링으로 작업할 수 있어 작가들의 작업 환경을 크게 개선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림 작업 중 제일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부분이 바로 배경 작업이다. 컷의 일부분을 차지하는 인물 작업과 달리, 컷 전체를 아우르는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3D모델링이 도입된다면, 실사 이미지를 배경으로 차용해 모델링 작업만으로 쉽게 배경을 채워 넣을 수 있다. 작가들의 작업 시간이 훨씬 단축되는 효과를 가져온다.

웹툰협회 전세훈 부회장이 발제를 통해 선보인 3D모델링 예시자료
웹툰협회 전세훈 부회장이 발제를 통해 선보인 3D모델링 예시자료
3D모델링을 발전시키면 관광 콘텐츠를 기획할 수도 있다. 국내 명소의 실사 이미지를 배경으로 차용해 국내 관광지를 홍보할 수 있다. 파급 효과는 굉장히 클 것이다. 국내 웹툰의 해외 수출 사례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을 감안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VR과 AR을 활용한 IP개발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VR과 AR을 활용하면 웹툰 이외에 게임, 요리, 교육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이 가능하다. 웹툰가이드 강태진 이사는 VR웹툰의 발굴 필요성을 언급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코믹스브이와 같은 VR웹툰 플랫폼을 더 많이 발굴해야 한다는 것이다. 코믹스브이는 VR을 활용한 1인칭 웹툰으로 주목을 받았다. 지난 10월 열렸던 ‘부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서도 VR웹툰을 시연해 많은 호응을 받은 바 있다.

웹콘텐츠 개발사 스토리허브 박성진 대표는 캐릭터와 모션인식 기술을 결합한 콘텐츠를 직접 시연했다. 기계에 장착된 모션 센서로 사람의 동작을 감지해 캐릭터로 재현해내는 콘텐츠다. 실제로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분야다. 이미 페이스북, 네이버 등 많은 기업들이 모션인식과 AR기술을 응용한 카메라 앱을 선보였다. 박성진 대표는 여기에 위치기반 기술까지 접목되면 스마트 관광 등 다양한 콘텐츠로 확장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논의되는 내용을 듣다 보니, 문득 한 가지 의문점이 생겼다. 무언가 맥을 잘못 짚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머리를 강하게 스쳤다. 충분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이 논의됐지만 정작 핵심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다뤄지지 않았다. 이미 표면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분야에 대해 언급했을 뿐, 심도깊은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는 느낌이다.

웹툰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기반을 먼저 탄탄히 다져야 한다는 생각이다. 저작권 문제나 작가들의 처우 개선 문제가 우선적으로 논의돼야 한다. 여전히 작가-플랫폼 간 분쟁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현실이다. 이같은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머지않아 원천 소스마저 위험해질 확률이 높다. 불법 공유 문제도 마찬가지다. 네이버웹툰 김준구 대표는 지난 3일 만화의 날 토론회에서 “불법 공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웹툰 산업의 남은 시간은 불과 2년 뿐”이라고 대응책을 촉구했다.

[기자수첩] 4차 산업혁명 기술, 웹툰 산업 발전의 한 축이 될 수 있을까
4차 산업혁명 기술의 핵심은 ‘초연결’과 ‘초지능’이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하면 현재 눈앞에 닥친 저작권 침해나 불법 공유와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네이버에서는 이 두 가지 기술을 활용해 포털 사이트에서 음란물을 차단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게다가 90% 이상의 성공률을 보이고 있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소비자의 선호도를 파악하는 시스템을 제작할 수도 있을 것이다. 작품의 색채, 분량, 대사의 길이 등 분석을 통해 소비자 맞춤형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 인기작품을 분석해 주요 데이터를 뽑아낼 수도 있다.

작가들의 작업 환경 개선도 수월해질 것이다. 클라우드 시스템을 이용하면 집단창작을 더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다. 집단창작이 활성화되면 작품의 질도 향상된다. 뿐만 아니라 전략 기획에도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웹툰 산업의 가장 큰 힘은 바로 원천 소스다. 작품이 없으면 IP를 활용한 2차 창작도 이뤄질 수 없다. 업계는 웹툰 산업이 고공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근본적인 이유를 다시 떠올릴 필요가 있다. 그 비결은 작품이지, 기술이나 전략이 아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작품 자체의 발전에 대한 연구와 지원이 더 우선시돼야 할 것이다. 기술 융합의 방향성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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