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노반 기자] 한국의 판이즘(Phanisim) 작가로 잘 알려진 권순왕(QwonSunwang)의 개인전이 독립운동 100주년 기념전으로 성수동 9P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지난 3월 23일부터 4월 16일까지 서울 PARC와 기획하고 9P 갤러리에서 열리는 권순왕의 전시회 타이틀은 'The Hidden Flux-A Century'다. 그는 '가려진 지속'이라는 주제를 갖고 오랫동안 역사와 시간이라는 키워드에 주목해 근대사 문제에 관심을 가져왔다. 그가 바라본 현재의 대한민국은 조선과 대한제국 이후 서구열강과 제국주의 전쟁의 소용돌이에서 비극을 극복해 왔기 때문이다.
권순왕은 모든 것은 이미지로 이뤄져 있고 이미지로 연결되며 이미지를 새롭게 조합하며 소통한다는 판이즘이론의 제안자다. 그는 사이버상에 머무르는 이미지를 재조합하거나 이미지 백과사전에 있는 이미지를 꺼내 의미를 불어 넣는다. 그는 "역사를 물질주의와 싸우는 근대정신성의 투쟁적 관점으로, 비애극을 극복하려는 인간 정신의 변증법적 시간의 관점"으로 성찰해 왔다. 2015년 개인전 '약산진달래'는 한반도 독립운동과 해방공간의 비애와 냉전이후의 비극을 프레인팅(Prainting)기법으로 개최한바 있다.
권순왕은 역사적인 기록사진에 공기입자들을 몽타주한다. 그는 이번 전시에 대해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한일병탄조약 후 나라를 잃고 10년이 될 즈음 전 국민의 독립만세 소리가 이 땅에 울려 퍼졌다. 유관순 열사의 1919년 3.1일 대한독립만세 이후 새로운 투쟁이 잇따랐다는 것에 주목했다. 만세운동 이후 나약했던 우리에게 무장투쟁이 잇따랐다. 1920년 홍범도의 봉오동전투, 약산의 의열단과 무장투쟁은 독립투쟁에 새로운 전환을 가져왔다. 이러한 무장투쟁은 한인 애국단에 불씨를 지폈다. 우리 민족의 저항 이후 100년이 지났다. 지금은 그들의 활약은 사라졌지만 텍스트와 이미지로 남아있다"
권순왕QwonSunwang, 가려진 지속-한 세기, 2019
김구와 윤봉길의 시계, 윤봉길의 홍커우공원, 조선의용대등 항일 투쟁의 역사적 주인공들은 역사적 사실들로 사전과 역사책에 기록됐다. 윤봉길의사의 상하이의 홍커우 공원에서 물통 폭탄 의거로 다리를 잃은 일본외상 시게미츠 마모루는 1945년 9월 2일 미주리호 갑판에서 항복조인식에 지팡이를 짚은 채 서 있다. 대한민국은 해방 후 한국전쟁과 경제 발전, 고속성장으로 숨 가쁘게 달려 왔다. 역사는 이렇게 아련해지는 시간속에서 가려지며 도도하게 흐른다. 윤봉길, 이봉창, 백정기 삼의사 운구행렬 위에 비눗방울 같은 물방울들이 부유한다. 이것은 과거와 현재의 불편한 몽타주다.
이번 전시에 등장하는 과거 장면들은 분명 실재한 사건들이다. 그는 잊혀질 것만 같은 역사적 사실들을 우리가 대면하게 만든다.
그는 컴퓨터에서 불러 온 이미지 위에 에어브러쉬로 부유하는 공기 방울 같은 이미지를 공간 속에 던져 놓았다. 이러한 버블이미지(Bubble Image)는 2008년 불에 탄 남대문 사진에서도 선보였었고 일본 우에노 공원의 풍경에도 콜라주 했었다.
그의 이미지 몽타주는 소녀학생들 사진속 유관순과 형무소의 유관순, 소년윤동주와 문학도인 윤동주다. 청년 윤봉길과 사형 집행 순간의 윤봉길을 몽타주해 그의 숭고한 선택을 담담하게 그려낸다. 또한, 약산 김원봉과 박차정, 1934년 서대문형무소의 이육사 등 일반 대중과 다른 길을 선택한 사람들을 담는다. 그들의 오래된 사진 복제 이미지는 물감 방울들로 가려져있다.
권순왕QwonSunwang, 가려진 지속-태극기, 2016
권순왕은 이미지를 복제하거나 그린 다음 칼로 상처를 낸다. 그런 다음 뒷면에서 나이프로 물감을 밖으로 밀어낸다. 캔버스 이면에 헤라로 긁은 흔적들은 무질서하게 추상적인 이미지로 곳곳에 상처처럼 남아있다. 밀려나온 물감들, 표면은 가려진 캔버스 뒷면에서 밀어낸 물감의 잔해들은 마치 눈물과 땀처럼 맺힌다.
권순왕의 '가려진 지속-한 세기'전은 내년에 미국에서도 소개될 예정이다.
한편, 권순왕은 지난해 경기도 미술관에서 피를 먹는 식물의 과정을 보여주는 개념판화를 만들어 확장된 판화를 이용한 환경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에서 주목 받았다. 그는 판이즘 이론을 제안하여 프레인팅 방법론으로 여러차례 기획전을 만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