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생존이 목적인 회사 미래 없어... 나부터 변화의 선두 서겠다"

[더파워=이지웅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성장이 아닌 생존 자체가 목적인 회사에는 미래가 없다"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명확한 비전 제시, 과감한 투자, 전략에 맞는 실행력을 강조했다.

신 회장은 지난 13일 화상회의로 열린 VCM(Value Creation Meeting, 옛 사장단회의)에서 30여분간 인사말을 통해 "지난해 코로나19로 그 어느 때보다 경영지표가 부진했던 것은 우리의 잠재력을 시장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하며 이같이 밝혔다.

신 회장은 "위기 때 혁신하는 기업이 위기 후에도 성장 폭이 큰 것처럼 2분기 이후 팬데믹이 안정화에 들어갔을 때를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계열사 사장단에 "각 사의 본질적인 경쟁력, 핵심가치는 무엇입니까?"라고 질문을 던지며 "5년 후, 10년 후 회사의 모습을 임직원들에게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회사에 맞는 명확한 비전과 차별적 가치를 설명하기 위해 나이키를 예로 들었다. 그는 "나이키는 단지 우수한 제품만이 아니라 운동선수에 대한 존경의 가치를 고객들에게 전달하며 다른 회사가 따라갈 수 없는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갖게 됐다"며 "각 회사에 맞는 명확한 비전과 차별적 가치가 있어야만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생존에만 급급하거나, 과거의 성공 체험에 집착하는 기업에는 미래도, 존재 의의도 없다"며 "혁신적으로 변하지 못하는 회사들은 과감한 포트폴리오 조정을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비전 달성을 위한 지속적인 투자와 실행력 제고도 주문했다.

신 회장은 "미래 관점에서 비전을 수립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부합하는지 수시로 재점검해야 한다"며 "각자의 업에서 1위가 되기 위해 필요한 투자는 과감하게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특히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과 연구개발(R&D) 투자가 필요하고, 브랜드 강화를 통해 차별적인 기업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투자가 결실을 보기 위해서는 전략에 맞는 실행력이 필수적"이라며 강력한 실행력도 주문했다.

신 회장은 "업계에서 가장 먼저 시작했음에도 부진한 사업군이 있는 이유는 전략이 아닌 실행의 문제"라고 지적하며 "CEO들이 고객·임직원·사회가 공감할 수 있는 비전과 전략을 세울 때, 강력한 실행력이 발휘되고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경영환경에 맞는 조직문화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

신 회장은 "기업 문화를 쇄신하기 위해, 지난 2년간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조직개편과 인사를 단행했다"며 "아직도 일부 회사들에는 권위적인 문화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대 흐름에 적응할 수 있는 유연하고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CEO부터 변해야 그룹 전체 조직의 변화까지 끌어낼 수 있다"고 당부했다.

더불어 비전·전략 수립 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요소를 반드시 고려할 것을 주문했다.

신 회장은 "사회적 가치는 기업 생존 및 사업의 성패를 결정짓는 핵심 사항"이라며 "규제에 대응하는 식의 접근이 아니라 어떤 사회를 만들고 싶은지, 어떤 사회적 거치를 제공할지 곶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 리먼 사태 때도 롯데는 과감한 결단을 통해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며 자신부터 변화의 선두에 서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이번 회의는 '리씽크-리스타트:재도약을 위한 준비'를 주제로 각 사 대표이사와 롯데지주 및 4개 사업 부분(BU) 임원 등 1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4시간가량 진행됐다.

이지웅 더파워 기자 news@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