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에게도 경영권 물려주지 않을 것...'밀어내기 사태·황하나 사건' 등 적극 대응 못한 점 부족
4일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우측)이 기자회견을 열고 '불가리스 사태'에 대해 책임지고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더파워=최병수 기자]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4일 이른바 ‘불가리스 사태’에 대해 책임지고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홍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청담동 남양유업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먼저 온 국민이 코로나로 힘든 시기에 당사의 불가리스와 관련된 논란으로 실망하시고 분노하셨을 모든 국민과 현장에서 더욱 상처받고 어려운 날 보내고 계실 직원 및 대리점주 낙농가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또 “이 모든 사태의 책임을 지고자 저는 남양유업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면서 “자식에게도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결정까지 오래 걸린 점 사죄드린다”며 “새로운 남양을 만들어갈 직원들을 성원해 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홍 회장은 과거 밀어내기 사태, 외손녀 황하나 사건 등에 대해 적극 대응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안타까워 했다.
그는 “(영업점)밀어내기 사건 및 황하나 사건, 지난해 발생한 온라인 댓글 등 논란이 생겼을 때 회장으로서 적극적인 자세로 나서서 사과드리고 필요한 조치를 취했어야 했는데 많이 부족했다”면서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유가공 업체로 오랜기간 사랑 받아왔지만 오랜기간 회사 성장만 바라고 달려오다보니 소비자 여러분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던 것 같다”며 아쉬워 했다.
앞서 지난달 13일 남양유업은 한국의과학연구원 주관으로 열린 ‘코로나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에서 자사 유산균 제품 불가리스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약 77.8% 저감하는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질병관리청은 “특정 식품의 코로나19 예방·치료 효과를 확인하려면 임상 시험 등 동물이 아닌 사람 대상의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며 “인체 내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것을 검증한 것이 아니라 실제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며 선을 그었다.
이후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남양유업을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고발 했고 경찰은 지난달 30일 남양유업의 본사 및 세종연구소 등 6곳을 상대로 압수수색에 착수했다.
논란이 불붙자 전날 이광범 남양유업 대표이사는 임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