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코스피가 장 초반 1% 넘게 하락한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한 딜러의 모니터에 푸틴 러시아 대통령 기사가 나오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더파워=유연수 기자]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전운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대한 군사적 개입을 단행했다. 이를 두고 금융시장 충격은 단기적이록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22일 나왔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날 ‘우크라이나 위기 긴급점검’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 군사적 개입을 단행한 것은 우크라이나 중앙정부의 영향력이 약한 해당 지역에서 러시아가 실리를 챙기기 위한 전술적 행동”이라며 “이번 사태를 두고 금융시장이 가장 우려할 수 있는 부분은 ‘시점’의 문제다. 물가 상승(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은 현재 상황에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돌출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실제 러시아에서 유럽으로 공급되는 천연가스의 40% 중 약 1/3가 우크라이나의 파이프라인을 통과하고 있다. 유럽 지역의 천연가스 재고가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사태 전개에 따라 에너지 가격 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일부 농산물 가격 상승에 따른 애그플레이션(농산물 물가 상승) 우려도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우크라이나는 전 세계 밀 수출의 12%, 옥수수 수출의 16%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유 연구원은 이번 사태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유 팀장은 “우크라이나 사태는 시한부형 위험으로 판단한다”며 “러시아가 위협을 계속했고 이에 따라 국제사회도 전쟁 가능성을 예상하면서 위험 일부가 금융시장에 선반영됐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향후 전면전으로 확대될 것인지 단기전일지 장기전일지 여부에 따라 시장에 추가반영이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정책대응의 여력은 불충분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각국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긴축으로 선회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재정정책을 가동하기에는 여의치 않다”며 “우크라이나발 지정학적 위험이 확대될 경우 기존의 긴축기조가 다소 누그러질 수 있겠지만 당장 통화정책의 변화를 예상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유 연구원은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금융시장 영향은 초기 반응 이후 제한될 전망이다. 통화정책 대응이 가동될 가능성이 낮고 러시아가 조용한 전쟁으로 초기 상황을 주도하려고 의도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지정학적 위기 발발 시 흔히 목격되는 ‘금융시장 충격→정책대응→위험자산 급반등’의 패턴이 나타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