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이경호 기자] 쿠팡의 유료 멤버십 '로켓와우' 가입 열풍이 불고 있다. 지난 2019년 런칭한 쿠팡 와우 멤버십 유료회원은 3년 만인 지난 1분기 900만명을 넘어섰다. 2020년(600만명) 대비 50%나 증가한 수치다.
27일 쿠팡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터넷 쇼핑 이용자수(3700만명) 4명 중 1명이 와우 멤버십을 쓰는 것으로 조사됐다. 쿠팡에서 물건을 한명이라도 구매한 고객(1811만명)으로 따지면 절반 수준이다. 이 추세대로라면 “와우 멤버십 회원 1000만명 시대가 곧 올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와우 회원을 포함한 쿠팡 활성고객의 1인당 구입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 이상 증가한 283달러(34만원)이다. 와우 멤버십은 쿠팡플레이, 로켓프레시 새벽배송, 무료반품 서비스 등 12가지 혜택을 제공한다.
유통업계에서는 이 같은 와우 멤버십 가입 열풍 현상이 경쟁이 치열한 국내 온라인 쇼핑 생태계에서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평가한다. 네이버 플러스, 신세계그룹 지마켓·옥션 등 배송 유료 멤버십 등 경쟁 서비스가 수년 전부터 운영하고 있지만 국내 온라인 쇼핑 생태계에서 ‘오늘 주문, 내일 새벽 도착’이라는 서비스를 전국 단위로 확대한 곳이 없고 이에 따른 배송과 할인 혜택 절감 효과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로켓배송(건당 3000원), 30일 무료반품(건당 5000원), 로켓직구 무료배송(건당 2500원) 등 배송비가 전면 무료이기 때문에 단돈 2000~3000원짜리 물건도 무료 배송이 가능하다.
송상화 인천대 동북아 물류대학원 교수는 “쿠팡은 고객 습관을 바꿨으며 ‘내가 원할 때 원하는 물건을 받는다’는 고객들의 빠른 배송 습관이 앞으로 변함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결제금액의 최대 5% 적립, 디지털 콘텐츠 혜택을 제공하는 플러스 멤버십은 지난 1분기 기준 누적 가입자는 700만명이지만 매달 또는 연회비를 내는 유료 가입자는 이보다 숫자가 훨씬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의 국내 월간 활성 이용자(MAU) 수는 지난해 말 기준 4020만명(아이지에이웍스 분석)에 달하는데도 유료 배송 멤버십 이용자수가 빠르게 늘지 못하는 이유는 빠른 무료 배송과 다양한 할인 혜택 요소가 네이버가 내세운 구매금액 대비 적립 혜택 등에 비해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할인효과가 더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멤버십 월 요금이 1만원으로 올라도 괜찮다”는 반응이 줄을 잇고 있다. 쿠팡은 올 6월부터 와우 멤버십 요금을 월 4990원으로 변경할 예정이지만 소비자 저항감은 적은 편이다.
수십만원 이상의 배송비·절약 혜택을 보는 소비자들이 부지기수이기 때문이다.
대구에 사는 직장인 이모(35)씨는 “애당초 받는 혜택에 비해 월 2900원은 너무 쌌다”며 “무료 배송 몇 번 사용하면 박스와 드라이 아이스 가격도 안 나오는 만큼 요금 대비 혜택이 크다”고 했다.
특히 이커머스 쇼핑 인프라가 부족한 도서산간 지역 거주민들은 쿠팡의 배송 서비스에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제주도 거주민 곽모(48)씨도 ”제주도에서는 쿠팡이 아니면 무료배송 혜택이 거의 무방하며 배송불가지역이거나 추가 배송비가 적어도 3000~5000원 붙는다”며 “월 요금 4990원은 다른 온라인 쇼핑몰에선 상품 하나를 주문하는 비용”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쿠팡이 그동안 차별화된 서비스로 소비자를 만족시킨 것을 고객 저항이 적은 이유로 뽑는다. 대체 불가능한 로켓배송, 새벽배송 경쟁력이 유지되는 만큼 쿠팡의 경우는 다르다는 설명이다.
여준상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다양한 멤버십 서비스가 출시되는 구독 경제 시대에서는 차별화가 필요하다”며 “와우 멤버십은 무료배송, 30일 무료 반품 등 상당히 큰 혜택을 제공하는데 앞으로 고객들은 차별화된 멤버십 혜택을 찾아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호 더파워 기자 news@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