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이경호 기자] 한국 침대 업계의 개척자 역할을 한 안유수 에이스침대 회장이 지난 26일 밤 11시경 별세했다.
에이스침대는 지난 27일 안 회장이 전날(26일) 오후 11시쯤 별세했다고 밝혔다. 향년 94세.
안유수 회장은 명실공히 국내 침대 산업을 이끌었던 선구자적 인물이다. 그는 침대라는 개념조차 생소했던 1963년 에이스침대 공업사를 설립했다. 당시 나이 29세. 설립 초기는 국내에 변변한 침대 스프링 제조 기술은 물론 기기도 없던 시절이었다.
처음 스프링을 만들기 위해 나무를 스프링 모양으로 깎고, 손에 물집이 생길 때까지 강선을 감아 보기를 수없이 반복한 후에야 1년여 만에 스프링을 찍어낼 수 있는 기기를 개발할 수 있었다. 이는 한국 1호 매트리스 스프링 제조기기이다.
제대로 된 스프링 침대를 만들기 위해 손으로 강선을 감아 제품을 개발해낸 그의 열정은 에이스침대를 국내 최고의 침대 회사로 이끌었다.
안 회장은 평소 '최초'와 '최고'라는 말을 입에 달고 지내왔다. 반세기가 넘는 시간 수많은 시련과 위기를 극복해내며 기업 경영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몸소 체득했기 때문이다.
안 회장은 1992년 침대 기술의 독립화와 한국화를 목표로 ‘에이스침대 침대공학연구소’를 설립하고 독자적인 기술 개발에 나섰고, 2006년에는 국가기술표준원으로부터 침대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국제 공인 시험 기관으로 인정받았다.
에이스침대 침대공학연구소를 통해 우리 침대의 품질과 제품 이론이 세계 일류 수준으로 도달하게 됐다.
안 회장은 대한민국 국민의 라이프 스타일과 체형에 맞는 매트리스 개발을 위해 끊임없는 기술 개발과 적극적인 설비 투자로 '잘 잘 수 있는 침대'의 과학적 바탕을 만들었다.
국내 최초의 매트리스 스프링 제조설비, 침대 업계 최초의 KS마크 획득, 300개의 특허획득 등 에이스침대가 가지고 있는 무수한 최초, 최고의 기록은 이런 안유수 회장의 경영철학이 반영된 결과다.
“지금의 에이스침대를 만든 건 최초와 최고를 향한 굳은 신념과 도전 정신이었다. 침대는 과학이라는 수식어가 부끄럽지 않았던 것은, 내 손으로 직접 강선을 꼬아가며 개발한 침대가 곧 우리나라 침대 산업의 역사가 되었기 때문이다”라는 생전 코멘트는 안 회장의 자부심과 진심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에이스침대가 연구소를 통해 획득한 특허와 실용신안은 국내외를 합해 300여 개, 총 출원은 880개로 업계에서 가장 많은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세계 특허 등을 획득한 에이스침대의 대표적인 기술로는 △하이브리드 Z 스프링 △튜브코일 공법 △하이테크 공법 △올인원 공법 △FTF(Face to Face) 공법 등이 있다.
안유수 회장은 탁월한 경영 능력과 침대 산업 발전에 이바지한 부분을 인정받아 금탑산업훈장과 철탑산업훈장 수훈, 대통령상 3회 수상, 국무총리상 4회 수상, 대한민국 마케팅 대상 최고경영자상 수상 등 업계 최초의 다양한 수상 경력을 갖고 있다.
안 회장은 ‘기업의 이익을 사회에 환원한다’ 라는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의 실천으로 많은 기업인의 존경을 받아왔다. 1999년부터 25년 동안 설과 추석 명절마다 지역 사회에 백미를 기부해 왔으며, 소방관 처우 개선을 위해 15억에 달하는 기부금을 전달하는 등 지역 사회와 소외계층을 위해 꾸준한 관심과 도움을 실천했다.
유족으로는 아내 김영금씨와 아들 성호(에이스침대 대표), 정호(시몬스침대 대표), 딸 명숙씨 등이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