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최병수 기자] 태영그룹이 기존 자구계획을 이행하고 추가 자구계획도 내놓기로 하면서 사실상 금융당국과 채권단의 요구를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오는 11일 열리는 채권단 협의회에서 태영건설에 대한 워크아웃 개시가 결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8일 금융당국과 채권단에 따르면 태영그룹은 이날 오전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중 잔여분 890억원을 태영건설에 지원했다.
태영그룹 지주사인 티와이홀딩스는 이날 논란이 된 890억원의 입금 사실을 공식화하고 "이로써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1549억원(티와이홀딩스 지분 1133억원과 윤석민 회장 지분 416억원)을 태영건설에 직접 지원하겠다는 약속이행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티와이홀딩스는 이와 함께 계열사 블루원 담보제공 및 매각, 에코비트 매각, 평택싸이로 담보제공 등을 통해 태영건설을 지원하겠다는 나머지 자구계획도 성실히 이행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티와이홀딩스는 "나머지 3가지 자구계획도 이른 시일 내 이사회 결의를 거쳐 조속히 실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간 채권단과 금융당국은 태영 측이 890억원을 태영건설에 직접 지원하지 않으면 워크아웃 개시에 찬성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태영건설이 이날 오전 중 890억원을 입금하고, 추가로 9일까지 티와이홀딩스 지분 등을 활용한 자구안을 마련하기로 하면서 태영건설 워크아웃을 둘러싼 분위기는 반전된 상황이다.
앞서 태영건설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위기로 지난해 12월 28일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1549억원을 태영건설에 납입 △에코비트 매각 및 매각대금 태영건설 지원 △블루원 지분담보 제공 및 매각 추진 △평택싸이로 담보제공 등 4가지 자구안도 이행하기로 약속했다.
워크아웃 신청 다음날인 지난해 12월 29일 태영건설이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중 일부(윤세영 창업회장 딸 윤재연씨 지분 513억원) 지원을 거부했고, 태영건설이 아닌 티와이홀딩스 연대채무 해소를 위해 890억원을 사용한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을 빚었다.
워크아웃 개시 여부는 오는 11일 채권단 협의회의 서면 결의를 통해 결정된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파악한 609개 채권자 중 산은에 신고한 채권액을 기준으로 의결권이 부여된다.
워크아웃은 산업은행에 팩스 또는 이메일을 통해 동의 의사를 밝힌 채권단이 75%를 넘으면 개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