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 교수 임용 채용 논란은 지방 국립대의 미래의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최종 면접 1순위 후보들의 무더기 탈락이 이례적이라는 지적과 학교 발전을 위해 그에 맞는 교수를 채용해야 하는게 당연한 것 아니냐는 논리가 서로 충돌 중이다.
불합격자 입장에서는 특별한 사유가 없고, 3차례에 걸쳐 평가를 거친 후보자들인데 불합격을 시킨건, 결국 줄 세우기라는 폐해라고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다. 반면, 학교측은 채용 과정에서 면접에서 탈락하는 경우가 있을 수도 있는데, 그걸 학교측의 채용 문제로 삼는 것은 침소봉대하는 것이라고 반박한다.
전북대 내 교수 사회로까지 논란이 확산되며 헌법에서 규정한 학문의 자유 침해라고 반발하고 있고, 학교 측은 대학의 미래를 위해 자기 연구만 열심히 하는 사람은 뽑을 수가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이번 정부는 비수도권 대학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글로컬대학을 지정해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10개 대학이 선정됐는데, 대부분 지방 국립대가 선정됐다. 그 만큼 지방 국립대가 위기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지금 지방의 많은 대학이 신입생 정원을 채우지 못해 , '인구절벽'의 현실을 몸소 체험 중이다. 글로컬대학의 역할 취지처럼 지역의 우수한 인재를 흡수해 지역발전을 주도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선택이 이번 교수 임용 채용 논란의 한 단면으로 나타나는 것 아니냐는 씁쓸한 생각마저 들게 한다.
여기에는 교수 사회가 그 동안 신념처럼 가지고 있던 '나의 연구'가 곧 진리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해 보인다. 인구소멸로 대학 구조조정이 뻔한 현실에 과거의 시스템에 안주해 버린다면 정부의 글로컬대학 정책은 실패로 돌아 갈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글로컬대학은 지역 수요를 반영하고 지역 우수인재를 양성해 지역 맞춤형 산업을 일으킬 교육시스템을 갖추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교수 사회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와 소통하면서 지역 발전을 위해 어떤 교육을 반영할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또한 그동안 획일적으로 이뤄졌던 교수 채용 시스템도 혁신적인 변화를 통해 '글로벌대학'이라는 취지에 맞게 바꿔나가야 할 것이다.
전북대 양오봉 총장이 시작한 지방대 혁신의 몸부림이 전국 지방대에 '나비효과' 바람을 일으키길 기대한다.
글=한창호 데이터앤리서치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