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청, 한화오션·HD현대와 ‘K-함정 수출 원팀’ 결성…MOU 체결

방위사업청이 국내 대표 함정 건조업체인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과 함께 ‘K-함정 수출 One Team’을 구성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MOU는 수상함과 잠수함 수출사업을 각각 주관하는 방식으로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글로벌 방산시장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정부와 업계가 긴밀히 협력하여 효율적인 사업 추진을 도모하는 한편, 해외 시장 개척에 있어 ‘코리아 원팀’ 전략을 적용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이번 협약에 따라 HD현대중공업은 수상함 수출사업을 주관하고, 한화오션은 잠수함 수출사업을 담당한다. 각 기업은 상대 업체를 지원하며, 자원배분과 기술 공유를 통해 사업 추진의 효율성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방사청 관계자는 “각 기업의 강점을 살리는 동시에 정부 지원 역량을 집중하여 세계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협력을 통해 기존의 개별 경쟁 구도를 탈피하고, 공동개발 프로젝트 등 지속적인 협력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협력 체제 구축은 지난해 호주 신형 호위함 사업에서 한국이 탈락한 경험에서 비롯됐다. 당시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각각 독자적으로 입찰에 참여했으나, 일본·독일 등 단일팀을 구성한 경쟁국들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특히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을 둘러싼 국내 업체 간 경쟁이 과열되면서, 해외 시장에서도 단일 협력 체계를 구축하지 못한 것이 패인으로 분석됐다. 이에 방사청은 국내 방산업체들이 해외 수출전에서 효과적으로 협력할 수 있도록 ‘K-함정 수출 원팀’ 구축을 적극 추진해왔다.

석종건 방사청장은 이번 MOU 체결과 관련해 “오늘 협약이 한국 방산업계가 동반 성장할 기틀을 마련하고, 세계 무대에서 더욱 빛나는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며, “K-함정 수출뿐만 아니라 글로벌 해양안보 구축을 위해 정부 차원에서도 아낌없이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한국 방산업계는 최근 K-방산의 해외 수출이 확대되는 흐름 속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번 협력을 통해 함정 수출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공동개발 프로젝트 추진 등 글로벌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국내에서 7조8천억원 규모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을 두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사업은 최초로 선체와 이지스 체계를 모두 국내 기술로 건조하는 국산 구축함 6척을 건조하는 프로젝트로, 현재 개념설계는 한화오션이, 기본설계는 HD현대중공업이 맡고 있다.

향후 방사청은 이르면 오는 4월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상세설계 및 선도함(1번함) 건조’ 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다만 방사청 측은 “이번 MOU는 함정 수출사업과 관련된 협력 사항이며, KDDX 사업과는 별개의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