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당 대표직에서 전격 사퇴하며 조기 대선 출마를 사실상 공식화했다. 지난 2022년 8월 대표로 취임한 이후 약 3년 만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제100차 최고위원회의에서 “3년 동안 당 대표로서 나름 성과를 내며 재임할 수 있었던 것에 감사드린다”며 “결국 우리 당직자, 당원, 의원들, 지역위원장들이 고생해 준 덕분”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아쉽거나 홀가분하거나 그런 느낌은 없다. 이제 또 새로운 일을 시작하게 될 것”이라며 대선 출마를 공식 예고했다.
이 대표는 회의에서 “퇴임하는 이 순간 주가지수를 보니 가슴이 아프다. 엄청나게 많은 분들이 고통받고 있을 것이고, 당장 나아진다는 보장도 없다”고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도 전했다. “주가가 2,300선이 무너질 위기고, 원‧달러 환율도 1,480원을 넘어섰다”며 “이 모든 게 국가 혼란 때문 아닌가 싶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 정국 혼란을 언급하며, “비상계엄 선포 후 탄핵되자 대북 전단과 대남 오물 풍선이 사라졌다. 이상하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또한 “광주 5‧18 민주화운동 당시 군과 경찰이 철수한 상황에서도 절도나 폭력이 없었던 열흘간의 공동체는 국민의 힘을 보여주는 상징”이라며 “이번 위기도 우리 국민이 가진 위대한 DNA로 반드시 극복할 것이라 믿고, 저도 함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 대표로 재임하면서 체포동의안 가결과 구속영장 기각, 흉기 피습, ‘12.3 비상계엄’ 사태 등 정치적 격랑 속에서도 당을 이끌었다. 그는 “민주당 당원들이 당을 지켜줬고, 저를 지켜줬기에 가능했다”며 “출발할 땐 험했지만 퇴임하는 지금은 그때보다 상황이 나아졌다”고 회고했다.
이 대표의 사퇴로 민주당은 당분간 박찬대 원내대표가 대표 권한대행을 맡아 경선 및 당무를 총괄한다. 박 권한대행은 “이 대표가 재임 기간 국민과 함께 울고 웃으며 민주주의를 지켜냈다”며 “새로운 길에서도 국민과 함께하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