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와 무소속 한덕수 예비후보가 7일 오후 6시 전격 회동을 갖고 후보 단일화 문제를 논의한다. 두 후보의 만남은 제21대 대통령 선거 후보 등록일(10~11일)을 앞두고 성사된 것으로, 범보수 진영 단일화의 분수령이 될지 주목된다.
김문수 후보 측은 전날 밤 입장문을 통해 “한덕수 후보를 단독으로 만나기로 약속했다”며 “이번 만남은 후보가 직접 제안한 것이며, 단일화를 둘러싼 불필요한 논쟁은 이제 멈춰야 한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이와 함께 “단일화는 전적으로 대통령 후보가 주도한다”며 이른바 ‘당무우선권’을 발동하고, 당 지도부의 개입 중단을 촉구했다.
한덕수 후보 측도 이날 회동을 확인하며 “한 후보는 단일화 논의에 언제든지 열려 있다”며 “단일화 방식은 국민의힘 측에 일임하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고 밝혔다.
이번 회동은 김 후보와 당 지도부 간 갈등이 극에 달한 가운데 열리는 것이어서 더욱 관심이 쏠린다. 김 후보는 최근 당 지도부가 단일화 논의에 과도하게 개입하고 있다며 반발해왔고, 6일에는 “기습적인 전국위·전당대회는 정당한 대선 후보를 끌어내리려는 시도”라고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특히 이날 국민의힘은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전당원을 대상으로 후보 단일화 찬반 여부와 단일화 시점에 관한 여론조사를 실시한다. 자동응답시스템(ARS) 방식으로 진행되는 이번 조사는 김 후보의 반발 속에 강행되는 것으로, 당 안팎의 긴장감이 고조된 상태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단일화 합의가 이뤄지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당원들의 뜻을 확인하는 절차는 필요하다”며 조사 강행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 후보가 단일화 논의 속도 조절에 들어가자, 당은 후보 등록 마감일 전까지 단일화를 마무리해야 한다는 방침 아래 속도전에 나선 상태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의원총회도 개최해 김·한 후보 간 단일화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김 후보는 이날 오후 한 후보와의 회동 외에는 일정을 공지하지 않았다. 반면 한 후보는 과학기술 분야의 1호 공약을 발표한 뒤 외신 기자들과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