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00대 기업 중 본사를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에 두고 있는 비중이 8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세종·강원·제주 등 일부 지역은 본사를 둔 기업 수가 한 손에 꼽히며 지역 간 경제 불균형 우려가 재확인됐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는 25일 국내 500대 기업의 본사 소재지를 분석한 결과, 284곳(56.8%)이 서울에 본사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인천·경기 지역도 각각 17곳(3.4%), 84곳(16.8%)으로 총 101곳(20.2%)에 달했다. 수도권(서울·인천·경기) 전체로는 385곳(77%)에 이르러 전국의 10곳 중 8곳이 수도권에 몰려 있는 셈이다.
500대기업지역별주요기업현황.CEO스코어제공
서울 내에서는 중구가 65곳(22.9%)으로 가장 많았고, 강남구(46곳), 종로구(42곳), 영등포구(40곳), 서초구(25곳) 순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유통(33곳), 보험(28곳), 석유화학·건설·서비스(각 22곳), 증권(20곳) 순으로 본사가 몰려 있었다.
경기 지역에서는 성남에 26곳(25.7%)이 집중됐고, 이어 인천(17곳), 용인(9곳), 화성(9곳), 수원(7곳), 안양(7곳), 평택(4곳) 등이 뒤를 이었다.
수도권 이외 지역에서는 부산·울산·경남이 46곳(9.2%)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대구·경북(23곳), 대전·충남(21곳), 광주·전남(14곳) 등의 순이었다. 반면 충북(4곳), 제주(3곳), 전북(2곳), 세종·강원(각 1곳)은 1%도 안 되는 비중에 그쳤다.
대표 기업으로는 서울에 현대자동차, LG전자, 하나은행, KB국민은행, 삼성SDI 등이, 경기도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네이버, 삼성디스플레이 등이 위치했다. 인천에는 현대제철, 한국GM,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이 본사를 두고 있다. 지방 주요 기업으로는 포스코(경북), HD현대중공업(울산), 한국전력공사(전남), 두산에너빌리티(경남), 카카오(제주) 등이 포함됐다.
공기업의 경우 지방 이전 정책에 따라 서울 외 지역에 분포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500대 기업에 포함된 공기업 22곳 중 17곳이 수도권 이외 지역에 위치해 있었다.
조원만 CEO스코어 대표는 “기업 본사는 지자체에 조세 수입과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기여를 한다”며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지방소멸이 국가적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이번 조사를 통해 수도권 쏠림 현상이 여전히 심각하다는 점이 다시금 드러났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