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과 서울시립대학교, Singularity Quantum이 참여한 국내 연구팀이 미국 국립보건원(NIH) 주최 ‘2025 양자컴퓨팅 챌린지’에서 국내 기관으로는 유일하게 연구과제로 선정됐다. 이들은 양자컴퓨팅을 활용해 심혈관질환을 조기에 진단하고 맞춤형 치료로 이어질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이번 챌린지에는 NIH 산하 국립전환과학진흥센터(NCATS)가 주관했으며, 총 상금은 약 130만 달러(한화 약 18억2000만원) 규모다. 연구팀은 1단계 아이디어 심사에서 선정돼 현재 2단계인 알고리즘 개발 및 하드웨어 구현 단계에 돌입했다.
선정된 연구 과제는 ‘심혈관 질환 임상 위험 예측 및 진단을 위한 양자 알고리즘’으로, 서울성모병원 영상의학과 정정임 교수와 순환기내과 윤종찬 교수, 서울시립대 안도열 석좌교수가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양자컴퓨팅 기반의 전산유체역학 분석을 통해 심혈관계 병태 생리와 예후를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분석하는 기술을 목표로 한다.
양자컴퓨팅은 기존 컴퓨터와 달리 0과 1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큐비트(qubit)를 활용해 연산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기술로, 의료 영상 분석 및 복잡한 생체 데이터 처리에 새로운 전환점을 제공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구팀은 특히 심장의 수축 기능이나 염증, 면역 반응 등 다양한 생리적 요인을 통합 분석함으로써 개인 맞춤형 치료 계획 수립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과제는 메릴랜드대 국립양자연구소의 협력을 통해 매년 8만 달러 상당의 양자 장비 사용권과 시뮬레이션 환경을 제공받으며, 아마존 AWS 코리아의 클라우드 인프라 지원도 함께 확보했다.
정정임, 윤종찬 교수는 “기존 CT 영상 기반 분석을 넘어 혈역학적 정보를 반영함으로써 정밀하고 맞춤화된 심혈관 진단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총괄 연구자인 안도열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의료현장에서 양자컴퓨팅이 실질적인 혁신 도구로 작동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심혈관질환은 국내 사망원인 2위로, 특히 허혈성 심장질환 환자 수가 2021년 기준 약 100만 명에 달하는 등 질환 부담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양자컴퓨팅을 활용한 정밀 진단 기술이 새로운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