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외형상 상품성이 낮아 유통이 어려운 ‘못난이 사과’ 약 200톤을 매입해 이를 활용한 신제품 ‘사과 일병 구하기’를 선보인다. 쿠팡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농산물 폐기 문제를 줄이고, 지역 농가의 소득 증대에 기여하는 지속 가능한 유통 생태계 구축에 나선다고 29일 밝혔다.
‘사과 일병 구하기’는 경북 영주, 안동, 봉화, 예천 등 주요 사과 산지에서 생산된 못난이 사과를 활용한 상품이다. 경북은 국내 사과 생산량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지역으로, 생산량이 많은 만큼 외관상의 이유로 상품성이 떨어지는 사과도 다량 발생한다.
못난이 사과는 흠집이나 생채기 등으로 상품가치는 낮지만, 평균 당도 11~13브릭스에 아삭한 식감을 지닌 고품질 과일이다. 그간 헐값에 주스용으로 팔리거나 폐기되는 경우가 많아 농가의 부담이 컸다.
쿠팡은 이를 해결하고자 못난이 사과 2.5kg과 무가당 천연 땅콩버터 160g을 세트로 구성한 상품을 개발했다. 땅콩버터는 아이들도 안전하게 먹을 수 있도록 튜브형으로 제작됐으며, 쿠팡은 이 포장 기술을 보유한 소규모 제조업체를 직접 발굴해 협업했다.
해당 상품은 쿠팡 와우회원 전용으로 로켓프레시를 통해 판매되며, 간편한 아침 식사나 건강 간식으로 활용 가능하다. 사과와 견과류 버터의 조합은 미국·유럽 등에서 건강 간식으로 널리 인기를 끌고 있으며, 쿠팡은 이 같은 글로벌 트렌드에서 착안해 ‘사과 일병 구하기’를 기획했다.
쿠팡은 향후 헤이즐버터, 아몬드버터 등 다양한 견과류 버터와 사과를 조합한 후속 상품도 개발할 예정이다.
경북 영주에서 40년간 사과 농사를 지어온 김기진 농부는 “한 해 수확한 사과 중 30~40%가 못난이로 분류되는데, 이번 상품을 통해 버려질 뻔한 사과가 상품으로 다시 태어나게 됐다”며 “쿠팡의 대량 직매입 덕분에 농가 소득도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쿠팡 로켓프레시 관계자는 “이번 프로젝트는 못난이 농산물을 활용한 첫 사례”라며 “앞으로도 농가와 소비자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가치 소비형 상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통계청에 따르면 매년 국내 농산물의 10~15%가 외형 불량 등으로 폐기되며, 사과는 지역에 따라 최대 15%에 달하는 폐기율을 보이고 있다. 쿠팡은 앞으로도 다양한 지역 농산물에 같은 방식의 상품 기획을 확대해,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가 이익을 얻는 유통 모델을 만들어가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