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최성민 기자] 최근 데이팅 앱이나 SNS를 통한 만남이 증가하면서 ‘원나잇’을 둘러싼 성범죄 사건이 급격히 늘고 있다. 특히 합의하에 이루어진 것 같았던 성관계가 다음날 갑자기 ‘성폭행’ 고소로 이어지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며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이른바 ‘원나잇 강간’ 사건에서 핵심 쟁점은 성관계 당시의 ‘합의 여부’와 ‘상대방의 상태’다. 형법상 ‘준강간죄’는 피해자가 술이나 약물 등으로 인해 심신상실 상태나 항거불능 상태였을 때 상대방의 동의 없이 성관계를 가진 경우에 성립한다. 최근 법원에서도 술에 취해 만취 상태였거나 잠든 상대방을 대상으로 한 성관계는 폭행·협박이 없어도 준강간으로 인정하는 판례가 많다.
그러나 많은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들은 “성관계 당시 명백히 합의가 있었다”고 주장하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상대방의 음주 상태나 합의 과정에 대한 명확한 증거가 부족한 경우, 사건의 진위를 가리는 것이 더욱 어려워진다.
법무법인 성지파트너스 김의택 대표변호사는 “원나잇 상황에서 이루어진 성관계는 대부분 음주가 동반되어 있어 합의의 경계가 불분명한 경우가 많다”며 “특히 피해자가 술에 만취해 인지능력이 현저히 떨어졌거나 제대로 의사를 표현하지 못했다고 판단될 경우 준강간죄로 처벌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법원은 원나잇 강간 사건에 대해 피해자의 기억 상태와 당시 상황을 매우 세밀하게 분석하는 추세다. 예컨대 최근 서울중앙지법에서 있었던 한 사건에서는 술자리를 가진 뒤 함께 모텔에 갔던 피해자가 다음 날 상대방을 준강간으로 고소했다. 법원은 당시 피해자가 심한 음주로 인해 정상적 판단이 불가능한 상태였음을 인정하고, 상대방에게 징역형의 실형을 선고했다.
이같은 사건에서는 법원이 CCTV 영상, SNS 메시지, 전화 및 문자 내역 등 다양한 디지털 증거를 분석한다. 김 변호사는 합의 여부를 입증하기 위해 성관계 전후의 메시지나 대화 녹음 등을 보관하는 것이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면서도 “이러한 자료 확보는 매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칫 무리하게 증거를 수집할 경우, 또 다른 법적 분쟁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또 김의택 대표변호사는 “원나잇 강간 사건은 합의 여부나 상황 판단이 쉽지 않기 때문에 초기부터 철저히 증거를 수집하고 법적 대응을 준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특히 가해자로 지목될 경우에는 변호사와 신속히 상의해 진술 방향과 증거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들어 성범죄 처벌 기준이 엄격해지고 피해자 중심의 수사가 이루어지는 상황에서, 원나잇 강간 사건의 경계를 명확히 인식하고 이에 대한 주의와 신중한 태도가 필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