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이경호 기자] 고용 불안정과 비자 문제로 인한 불법 이민 단속이 강화되면서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의 미국 합작법인 현장에서 대규모 구금 사태가 발생했다.
대신증권은 8일 보고서를 통해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이 합작한 미국 조지아주 HL-GA 배터리 공장에서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과 국토안보수사국(HSI)이 불법 이민 단속을 실시하면서 475명이 구금됐고, 이 중 약 300명이 한국 국적 근로자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는 최근 미국 내 비자 발급이 어려워지면서 ESTA(여행허가)와 B1(비즈니스 출장), B2(관광·친지 방문·치료) 비자를 통한 입국이 늘어난 상황에서 발생했다. 이후 7일 양사 관계자와 정부 간 교섭으로 사태는 일단락됐으며, 구금됐던 근로자들은 행정 절차를 마치는 대로 국내로 송환될 예정이다.
HL-GA 배터리 공장은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이 2023년 12월 설립한 합작사로, 총 43억달러(약 6조원)를 투자해 연간 30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이었다. 이후 20억달러(약 2조8000억원)를 추가 투자해 2026년 초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었지만, 이번 구금 사태로 생산 일정 지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보고서는 이번 사건이 단기적으로는 해소됐으나, 미국 정부가 단속 기조를 강화할 경우 현지 생산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자동차 공급망 특성상 완성차 중심으로 계열사 생산시설이 함께 구축되는 만큼, 향후 유사한 리스크가 반복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업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평가됐다. 대신증권은 “정부 간 협상으로 사태가 마무리됐고, 15% 관세 부과 서명이 지연되는 등 자동차 업종 전반의 리스크는 이미 존재하고 있다”며 “단기 주가 하락보다는 현대차·기아의 예정된 모멘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오는 9월 11일 ‘오토모티브 뉴스 콘그레스’, 9월 18일 현대차 CID, 9월 중 관세 협상 서명 가능성, 10월 초 현대차 미국 판매량(팰리세이드 실적 포함), 기아의 배당 모멘텀 등을 업종 내 주요 체크포인트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