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유연수 기자] 더파워 문화인터뷰. 이번 기사의 주인공은 기타리스트 김용주와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조장원이 함께 하는 '파우제(Pause)'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오랜만에 무대에 오르는 듀오 '파우제(Pause)'는 인터뷰를 통해 변화한 공연계의 흐름과 앞으로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기타리스트 김용주와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조장원은 오는 26일, 영산아트홀에서의 리플레이[Re;Play] 공연을 앞두고, 기술과 전통이 만나는 공연예술의 새로운 가능성에 대해 깊이 있는 견해를 밝혔다. 이들은 공연을 위한 단순한 재회를 넘어 '사람의 음악'으로 관객과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사진=파우제(Pause), 기타리스트 김용주(우)와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조장원(좌) / 사진제공=파우제
Q. 오랜만의 파우제 공연이라 팬들이 무척 반가워할 것 같습니다. 그동안 두 분은 어떻게 지내셨나요?
- 조장원: 사실 코로나 영향이 꽤 있었어요. 팬데믹 기간 동안 자연스럽게 개인의 삶에 더 집중하게 됐죠. 파우제 공연에 대한 주변의 요청도 있었고, 저희도 다시 공연을 하자고 계속 말했는데 현실화되기가 쉽지 않았어요.
- 김용주: 맞아요. 팬데믹 이후에도 각자 워낙 분주하다 보니 계속 타이밍을 놓쳤죠. 저는 개인 공연과 세션 활동을 하면서 지냈고, 조장원 교수님도 음악감독으로 다양한 무대에서 활동하며 학자로서도 연구에 시간을 많이 쏟으셨고요. 두 사람 모두 음악을 떠난 적은 없지만, 함께 무대에 서는 일은 오랜만이라 이번 공연이 더욱 특별해요.
Q. 코로나 이후 공연계에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요. 두 분은 어떻게 바라보셨나요?
- 조장원: 코로나19는 공연예술계에 있어 하나의 전환점이었습니다. 특히 비대면 공연의 가능성이 급속도로 부각됐죠. AR, MR, XR 같은 확장현실 기술은 이전부터 존재했지만, 팬데믹이 그 시기를 앞당겼어요. 다만 기술적 구현에는 여전히 높은 비용이 수반되기 때문에 대기업이나 공공기관 중심의 시도에 머무는 현실은 아쉽습니다.
- 김용주: 그때 K-pop 쪽에서 유료 비대면 콘서트가 엄청났잖아요. 근데 클래식도 꽤 괜찮았어요. 저희도 온라인 스트리밍으로 공연했는데, 오히려 해외에서 반응이 더 좋았던 기억이 있어요. 요즘은 대면 공연에 비대면 요소를 더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이 많아졌죠. 예를 들면 국립극단의 '랜선 극장'이나 국립오페라단의 실시간 생중계 공연 같은 것들이요. 공연의 '현장성'은 여전히 중요하지만, 기술을 활용한 확장적 접근이 새로운 관객층을 유입시키는 데 효과적이라고 생각해요.
Q. 그렇다면 요즘 공연계의 트렌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 김용주: 요즘 공연은 그냥 음악만 들려주는 게 아니라 이야기를 들려줘야 하는 시대 같아요. 브랜드도 스토리가 있어야 팔리잖아요. 공연도 마찬가지예요. 관객이 공연을 '경험'하고 나면 그 여운이 남아야 하거든요. 그래서 공연 끝나고 나면 관객들이 '이야기 잘 들었다'고 말해요. 요즘은 공연 전에도 SNS로 예고하고, 끝나고 나서도 후기 콘텐츠로 이어가니까 공연이 하나의 브랜드처럼 느껴지기도 해요.
- 조장원: 공연의 기승전결이 더욱 명확해지고, 전후 맥락까지 고려한 구성으로 발전하고 있어요. 단순히 음악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서사를 중심으로 음악이 배치되고, 무대 디자인과 조명, 영상까지 그 흐름을 따라가죠.
사진=파우제(Pause), 기타리스트 김용주(좌)와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조장원(우) / 사진제공=파우제
Q. 파우제 공연하면 '컨버전스 공연'이라는 단어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데요. 이번 공연은 어떤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었나요?
- 조장원: 이번 공연은 춤과 극을 가미한 퍼포먼스는 과감히 없애고, 기타와 피아노의 서정적인 앙상블을 중심으로 라틴, 샹송, 재즈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며 감성의 결을 따라 흐르는 구성으로 만들었습니다. 이전 공연들에서의 파격이나 도전적인 연출보다는 '안락함'과 '힐링'에 더 초점을 맞췄어요.
- 김용주: 이번엔 정말 무대가 꽉 찰 거예요. 저희 두 사람 외에도 국내 정상급 세션 연주자들이 함께해요. 하모니카 장석범, 색소폰 고호정, 베이스 김민욱, 드럼 김철호, 그리고 보컬 김혜란이 함께하며, 클래식과 대중음악 사이의 경계를 허물고 더욱 풍성한 감동을 전달할 예정입니다. 연주자들 모두 최고의 실력을 가진 분들이라 저희도 리허설 하면서 감탄하고 있어요.
Q. 앞으로의 파우제는 어떤 방향성을 갖고 있나요?
- 조장원: 파우제는 2012년부터 장르를 넘나드는 컨버전스 공연을 꾸준히 시도해왔습니다. 음악을 중심으로 무용, 영상, 문학 등 다양한 예술 장르와 협업하며 스토리텔링을 강화해왔죠. 앞으로도 그 방향은 유지하되, 기술적 확장을 함께 고민하고 있습니다. 홀로그램, 가상현실, 인터랙티브 미디어 등은 공연의 새로운 차원을 열 수 있는 도구예요. 예술은 시대와 함께 호흡해야 합니다. 전통을 지키되, 새로운 기술과 감각을 받아들이는 유연함이 필요하죠. 파우제는 앞으로도 음악을 통해 이야기를 전하고, 그 이야기가 시대와 관객을 연결하는 다리가 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 김용주: 저는 요즘 '태권'이라는 프로그램을 보고 감탄했어요. 태권도가 무용처럼 표현되니까 너무 멋지더라고요. 그런 한국적인 요소, 국악이나 전통무용 같은 부분을 저희 공연에 더 녹여도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K-pop적인 감성도 살짝 섞으면 젊은 관객들도 더 좋아할 테고요. 결국 중요한 건 '사람'인 것 같아요. 기술도 좋고, 장르도 좋지만, 그 안에 사람의 이야기가 있어야 오래 남는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희는 앞으로도 계속 '사람의 음악'을 할 거예요. <끝>
한편, 파우제(Pause)는 오는 19일, 오후 7시30분 부터 영산아트홀에서 공연을 연다. 공연명은 리플레이[Re;Play]로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공연이다. 이 날 공연에는 공연에는 파우제의 두 연주자 외에도 하모니카 장석범, 섹소폰 고호정, 베이스 김민욱, 드럼 김철호등 국내 최정상급 연주자들이 함께 한다. 또한 보컬 김혜란도 참여해 클래식과 대중음악 사이의 경계를 허문 감동의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