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유연수 기자] 미국 내 전력 인프라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효성중공업이 북미 생산기지를 확대하며 글로벌 전력기기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18일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초고압변압기 공장에 1억5700만달러(약 2300억원)를 추가 투자해 2028년까지 생산능력을 50% 이상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증설 결정은 조현준 효성 회장이 강조해온 “AI 전력 인프라 시대에 대비한 적기 공급 체계 구축” 전략에 따른 것이다. 효성중공업은 멤피스 공장 인수 후 지금까지 총 3억달러(약 44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해 왔으며, 이번 확대 투자를 통해 멤피스 공장은 미국 내 최대 규모 초고압변압기 생산기지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멤피스 공장은 미국에서 유일하게 765kV 초고압변압기를 설계·생산할 수 있는 시설이다. 765kV급 변압기는 전송 손실을 크게 줄일 수 있는 핵심 전력기기로, 효성중공업은 2010년대 초부터 해당 시장에서 독보적 점유율 1위를 유지해왔다.
미국의 전력 설비 교체 및 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전력망 확충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점도 투자 확대의 배경이다. 미국 변압기 시장은 2024년 약 122억달러 규모에서 2034년 257억달러(약 37조5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력사업자들은 총 116GW 규모의 데이터센터 전력을 신규 공급하고, 2040년까지 추가 309GW 확충 계획을 추진 중이다.
효성중공업은 이번 증설을 통해 대용량 전력 설비의 적기 공급 역량을 확보하고, 미국 전력기자재 공급망에서 주도권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초고압변압기 기술력과 현지 생산 기반을 동시에 확보하면서 글로벌 전력기기 ‘빅4’로서의 경쟁력도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 회장은 “전력 산업의 미래는 설비뿐 아니라 전력 흐름·저장·안정성을 통합 관리하는 역량에 있다”며 “북미 시장에서의 위상을 기반으로 글로벌 No.1 토털 솔루션 프로바이더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효성중공업은 올해 3분기 매출 1조6241억원, 영업이익 2198억원으로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글로벌 수주고는 약 11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