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유연수 기자] 주주 이익 침해 논란이 제기된 태광산업의 3200억원 규모 교환사채 발행 계획이 철회됐다. 태광산업은 24일 이사회를 열고 자사주 기초 교환사채(EB) 발행을 전면 철회했다고 밝혔다.
태광산업은 지난 6월27일 자사주 전량(지분율 24.41%)을 교환 대상으로 하는 3200억원 규모 교환사채 발행을 추진했지만, 이후 발행 조건을 둘러싼 시장 반발이 이어졌다. 교환권 행사 시 사실상 3자 배정 유상증자와 같은 효과가 발생해 기존 주주 이익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대표적이었다.
태광산업 2대 주주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이사들의 위법행위 중지 가처분을 신청했고, 금융감독원 역시 신고서에 발행 상대방 관련 중요한 누락이 있었다며 정정명령을 내렸다.
태광산업은 정부의 자사주 소각 기조, 지난 5개월간 이어진 주가 하락, 교환사채 발행 여건 악화 등 여러 요인을 고려해 철회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반대 입장을 제시한 주주들을 포함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도 청취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번 철회와 별개로 중장기적인 사업 구조 재편과 신규 투자 계획은 그대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태광산업은 남대문 코트야드 메리어트 호텔과 애경산업 인수를 추진 중이며, 지난 7월 1조5000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도 발표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교환사채 발행을 통한 3186억원 조달이 포함돼 있어 자금계획에 일부 조정이 불가피해졌다.
태광산업은 석유화학·섬유 중심의 기존 사업이 구조적 불황에 직면해 있다고 설명했다. 매출은 2018년 3조원을 넘었으나 지난해 2조2122억원으로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2022년부터 적자로 전환했다. 올해 3분기 누적 손실도 2891억원에 이른다. 회사는 생산시설 철거와 인력 재배치에도 상당한 비용이 들며, 업황 악화에 대비해 약 3.5개월치 예비운영자금 5600억원을 확보해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광산업은 사업 재편과 운영자금 확보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외부 차입 등 다양한 조달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또 향후 의사결정 과정에서는 주주를 비롯한 이해관계자와의 소통을 강화해 시장 신뢰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유연수 더파워 기자 news@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