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부·울·경 취재본부 이승렬 기자] 경남 밀양의 한 귀촌 이주민이 국가인권위원회의 문을 두드렸다. 이유는 거창하지 않다. 수사와 행정의 과정이 과연 공정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피해를 신고한 사람’은 제대로 보호받았는지 묻고 싶어서다.
이모 씨는 수년간 이어진 고발과 수사 절차를 거치며, 일부 사건이 무혐의 또는 각하로 종결됐음에도 다시 고소의 대상이 되는 상황을 겪었다고 주장한다. 문제 제기를 한 당사자가 오히려 절차의 중심에 서게 되는 이 구조는, 수사 결과의 옳고 그름과는 별개로 한 번쯤 짚어볼 대목이다.
특히 2024년 제기된 하천법 위반 관련 고발 사건은 행정기관의 관리·단속 권한과 밀접한 사안이다. 그럼에도 수사기관이 개입하게 된 경위와, 유사 사례와 비교해 특정 개인에게 고발과 수사가 집중된 것이 적정했는지는 절차적 관점에서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이 씨는 뇌경색 후유증으로 장애를 겪고 있는 상태다. 장기간 반복된 수사와 갈등이 신체적·정신적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호소 역시 가볍게 넘길 수만은 없다. 사회적 약자일수록 공권력 집행 과정에서 더 세심한 보호가 요구된다는 원칙은 이미 제도적 가치로 자리 잡고 있다.
이번 진정의 핵심은 특정 기관이나 개인을 단정적으로 비판하는 데 있지 않다. 수사와 행정이 ‘법적으로 가능했는가’보다, ‘절차적으로 충분히 공정했는가’에 대한 질문이다. 피해를 신고한 시민이 다시 설명해야 하는 구조가 반복된다면, 제도는 스스로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현재 이 사안을 검토 중이다. 결론이 무엇이든, 이번 사례는 공권력 집행의 결과뿐 아니라 과정과 태도 또한 시민의 신뢰를 좌우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킨다. 공정성은 선언이 아니라, 절차 속에서 증명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