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 106개월로 늘었지만 기본계획·확장성 그대로…국토부 책임론 제기
부울경 12개 단체 “수요 과소·입찰 구조 반복, 실패 되풀이 우려”
이지후 가덕도허브공항시민추진단 상임대표가 4일 오전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가덕도신공항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시민공감 제공
[더파워 부·울·경 취재본부 이승렬 기자]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 입찰 마감을 앞두고 부울경 시민사회가 국토교통부의 사업 추진 방식에 대해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부울경 12개 시민단체는 4일 오전 10시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기를 106개월로 연장했음에도 기본계획과 확장성, 수요 추계, 입찰 구조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며 책임 있는 설명을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사)미래사회를준비하는 시민공감과 가덕도허브공항시민추진단이 주최했으며, 동남권관문공항실현부울경범시민운동본부, 부산해양강국범시민추진협의회, 서부산시민협의회 등 부울경 지역 시민단체 12곳이 참여했다.
단체들은 국토부가 공사 기간을 당초보다 47% 늘린 106개월로 조정하면서도 공항 위계와 수요 추계는 변경하지 않은 채 입찰을 강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토부 기본계획상 가덕도신공항의 2065년 여객 수요는 연간 약 2,300만 명으로 설정돼 있는데, 이는 이미 2024년 기준 약 2,800만 명을 기록한 김해공항 전체 이용객보다 낮은 수치라는 설명이다.
시민단체는 이를 두고 “보수적 추계를 넘어 신공항의 위계와 역할을 구조적으로 축소시키는 과소 설정”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부울경 메가시티 구상과 동남권 산업·물류 구조, 북극항로 개척 등 장기적 환경 변화를 반영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입찰 구조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단체들은 1차 입찰 유찰을 “예외적 사건이 아닌 구조적 결과”로 규정하며, 고난도 공사임에도 책임과 의사결정이 특정 대기업에 집중된 구조에서는 경쟁 참여가 어렵다고 밝혔다. 과거 유사 사업에서 수의계약 방식이 공기 연장과 공사비 증액으로 이어졌던 전례도 함께 언급했다.
활주로 운영 방식과 관련해서는 ‘활주로 1본 우선 건설 후 추후 확장’이라는 정부 설명에 대해 구조적 위험을 지적했다. 해상공항 특성상 초기 배치가 향후 확장 가능성을 좌우하는 만큼, 지금의 설계로는 장래 제2활주로 건설 시 비용과 난이도가 크게 증가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단체들은 “신공항 건설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졸속 추진으로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문제 제기”라며 ▲공기 연장에도 기본계획 변경 절차를 밟지 않은 이유 ▲여객 수요 추계 산출 근거 공개 ▲입찰 구조와 책임 배분 방식 개선 ▲장래 확장을 전제로 한 배치계획 재검토 등을 국토부에 요구했다.
이들 단체는 5일 세종 국토교통부 앞에서 추가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 질의서를 제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