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2026.02.18 (수)

더파워

남성갱년기, 성욕 저하만 탓하다가 더 큰 병 키울 수 있어

메뉴

산업

남성갱년기, 성욕 저하만 탓하다가 더 큰 병 키울 수 있어

이설아 기자

기사입력 : 2026-02-18 11:44

출처 Freepik
출처 Freepik
[더파워 이설아 기자] 남성갱년기라고 하면 많은 사람이 먼저 떠올리는 것은 발기부전이나 성욕 감소 같은 성기능 문제다. 하지만 실제 진료 현장에서 마주하는 남성갱년기는 훨씬 더 넓은 범위를 포함한다. 남성호르몬 저하로 인해 체력·기력 저하, 근력 감소, 우울감과 짜증, 의욕 저하 등 신체적·정신적 증상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의사들은 남성 갱년기 설문지를 활용해 이런 증상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여기에는 성욕 감퇴, 발기력 저하 같은 성기능 관련 문항뿐 아니라 최근 체력이 눈에 띄게 떨어졌는지, 활동량이 줄었는지 등 신체 증상과, 이유 없이 짜증이 늘었는지, 삶의 즐거움이 줄었는지, 우울감이 있는지 등을 묻는 정신·정서 영역 문항이 함께 포함된다. 다시 말해 남성갱년기는 “성 기능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신 상태의 변화로 봐야 한다.

여성과 남성의 호르몬 변화 양상은 다르다. 여성은 평균 50세 전후 폐경을 기점으로 여성호르몬이 급격히 떨어지며 짧은 기간에 뚜렷한 갱년기 증상을 겪는 경우가 많다. 반면 남성은 30대 이후를 기점으로 정점에 이르렀던 테스토스테론이 서서히 감소하기 시작해, 40대 초·중반부터 남성호르몬 결핍과 관련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보고된다.

남성호르몬 감소는 변화가 느리고 완만해 증상이 여성에 비해 덜 극적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오랜 기간에 걸쳐 꾸준히 진행된다는 점에서 “조금 피곤해졌겠지” 하고 넘기기 쉽고, 그만큼 평생에 걸친 관리가 중요하다. 남성갱년기의 가장 큰 원인은 결국 노화다. 나이가 들면서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점진적으로 떨어지고, 이로 인한 내분비계 전반의 변화가 겹겹이 쌓이면서 갱년기 증상으로 드러난다.

혈액 검사에서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3.5ng/mL 미만이면 남성갱년기로 진단하기도 하지만, 학회마다 기준이 조금씩 다르고 개인차도 크다. 따라서 숫자만 보고 일률적으로 판단하기보다는, 검사에서 정상보다 낮은 수치를 보이면서 동시에 남성갱년기를 의심할 만한 여러 증상이 함께 나타날 때 진단과 치료를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테스토스테론은 하루 중 시간대, 계절, 컨디션에 따라 변동이 있는 호르몬이어서 한 번의 검사로 단정하지 않고, 필요하면 반복 검사로 경향을 함께 보는 것이 좋다.

치료 측면에서는 여성갱년기에 여성호르몬 보충요법을 시행하듯, 남성갱년기에서도 남성호르몬 보충요법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발기력 저하, 성욕 감소, 심한 경우 성적 흥분 자체가 잘 느껴지지 않는 불감증까지 이어지는 문제는 단순한 “삶의 질 저하”를 넘어 남성의 자존감과 부부 관계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런 상황이 길어지면 우울감, 짜증, 대인관계 위축 등 정서적 증상이 뒤따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남성호르몬 보충 치료로 혈중 테스토스테론 농도가 상승하면 성욕 증가, 성 기능 개선과 함께 기억력, 집중력 등의 인지 기능이 좋아지고, 근육량과 골밀도 증가, 일부 심혈관계 지표의 호전이 관찰된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다만 호르몬만 믿고 생활습관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테스토스테론은 근육 운동을 통해 몸에서 자연스럽게 더 잘 분비되는 호르몬이므로, 규칙적인 근력 운동과 유산소 운동이 치료의 기본이 되어야 한다. 비만, 과도한 스트레스, 과음, 흡연 등은 남성호르몬을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요인이기 때문에 가급적 줄이고 관리하는 것이 좋다.

모든 남성이 남성호르몬 보충요법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전립선암 치료를 받은 이력이 있거나 전립선에 결절·종괴가 발견된 경우처럼 전립선암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환자에게는 일반적으로 남성호르몬 보충요법을 권하지 않는다. 전립선암 치료는 대개 남성호르몬을 차단해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는 것이 기본이기 때문에, 호르몬을 보충하는 치료는 병의 특성과 정반대 방향이 될 수 있다.

또 일부 환자에서는 호르몬 치료로 인해 적혈구가 과도하게 늘어나는 적혈구 증가증, 심장 비대, 수면무호흡증 악화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정기적인 혈액 검사와 진료를 통한 모니터링이 필수다. 현재 국내에서는 피부에 바르는 겔 제형, 비강 내 흡수제, 1개월 혹은 3개월 간격으로 맞는 주사제 등 다양한 남성호르몬 보충제가 사용되고 있다. 치료 초반에는 겔이나 1개월 제형으로 부작용과 약물 반응을 확인한 뒤, 혈중 농도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이 확인되면 3개월 지속형 제형으로 전환하는 방식이 흔하다.

생활습관과 직업 특성에 따른 차이도 있다. 비교적 젊은 연령층에서도 활동량이 많은 직업군은 앉아서 일하는 사람들보다 남성호르몬 수치가 높은 경향이 보고돼 있다. 반대로 장시간 앉아서 근무하는 사무직 종사자는 신체 활동이 부족하고 체지방률이 높아지기 쉽고, 이로 인해 남성호르몬 저하와 갱년기 증상이 더 빨리, 더 두드러지게 나타날 수 있다. 당뇨병을 비롯한 여러 만성질환 역시 남성호르몬 감소를 촉진하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어 만성질환 관리도 중요하다.

남성호르몬 감소는 성기능 저하와 직결돼 발기부전을 흔하게 동반한다. 전립선비대증 역시 나이가 들면서 테스토스테론이 감소하고, 전립선 증식을 촉진하는 다른 호르몬으로 전환되는 과정 등 호르몬 불균형이 중요한 배경으로, 남성갱년기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전립선비대증 환자는 특히 겨울철처럼 기온이 낮을 때 요도가 더 수축하면서 갑자기 소변이 전혀 나오지 않는 급성 요폐가 생길 위험이 크다.

전립선비대증 치료는 약물요법부터 최소침습 시술, 수술적 치료까지 선택지가 다양하다. 증상의 정도, 전립선 크기, 배뇨 기능 검사를 종합해 환자에게 가장 적절한 치료를 결정할 수 있어, 소변 문제가 삶의 질에 영향을 줄 정도라면 참지 말고 전문의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남성갱년기와 전립선질환, 발기부전은 따로 떨어진 질병이 아니라 하나의 축에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만큼, 전체적인 관점에서 함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남성 스스로 상태를 점검해볼 수 있는 간단한 자가 설문도 도움이 된다. 아래 열 가지 질문 가운데 1번과 2번 중 하나라도 해당되거나, 3번부터 10번 항목 중 세 가지 이상에 해당된다면 남성갱년기를 의심해 비뇨의학과 전문의와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배웅진 교수는 “남성갱년기는 자연스러운 노화 과정의 일부이지만, 방치하면 발기부전과 전립선질환, 심혈관질환 위험까지 높아질 수 있다”며 “몸과 마음의 여러 변화가 함께 느껴진다면 혼자 고민하지 말고 정확한 진단을 통해 호르몬 치료와 생활습관 관리 방안을 상의해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도움말 =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비뇨의학과 배웅진 교수

이설아 더파워 기자 news@thepowernews.co.kr
<저작권자 © 더파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주식시황
항목 현재가 전일대비
코스피 5,507.01 ▼15.26
코스닥 1,106.08 ▼19.91
코스피200 814.59 ▼1.69
암호화폐시황
암호화폐 현재가 기준대비
비트코인 100,098,000 ▲154,000
비트코인캐시 837,000 ▲3,500
이더리움 2,951,000 0
이더리움클래식 12,870 ▼50
리플 2,188 ▲3
퀀텀 1,451 ▼20
암호화폐 현재가 기준대비
비트코인 100,121,000 ▲108,000
이더리움 2,950,000 ▼4,000
이더리움클래식 12,900 0
메탈 431 ▼1
리스크 217 ▼1
리플 2,189 ▲1
에이다 418 ▼2
스팀 96 ▼1
암호화폐 현재가 기준대비
비트코인 100,150,000 ▲180,000
비트코인캐시 837,500 ▲4,500
이더리움 2,953,000 ▲1,000
이더리움클래식 12,910 0
리플 2,188 ▲2
퀀텀 1,481 ▲70
이오타 103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