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이경호 기자] 헬스케어 파업과 기상 악화 영향으로 고용이 예상 밖 감소세를 보였지만, 대량 해고 조짐은 없어 미국 고용시장이 바닥을 다지는 과정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대신증권은 9일 미국 2월 비농업 취업자가 9만2000명 줄어 시장 예상치인 5만8000명 증가를 크게 밑돌았지만, 이를 곧바로 미국 경제 펀더멘털 악화로 해석하기는 이르다고 분석했다.
이정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미국의 2월 고용지표가 한 달 전 ‘서프라이즈’에서 ‘쇼크’로 급반전했다고 진단했다. 지난달 13만명 증가를 기록했던 비농업 고용이 한 달 만에 감소로 돌아섰고, 실업률도 4.4%로 다시 올랐다는 것이다.
산업별로는 그동안 고용 증가를 지탱해온 헬스케어 부문 부진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헬스케어 취업자는 파업 영향으로 3만4000명 줄었다. 헬스케어 취업자가 전월 대비 감소한 것은 2020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다만 헬스케어를 제외한 민간 취업자도 5만2000명 줄어 전반적인 고용 상황이 기대보다 약했다고 평가했다.
대신증권은 이번 지표에 일시적 잡음이 섞였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이 연구원은 수개월래 가장 낮은 응답률과 1월 말부터 2월 초까지 이어진 한파 등도 고용지표에 영향을 줬을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이런 요인을 감안하더라도 미국 고용 여건이 1월 당시 시장이 기대했던 것보다는 다소 약한 것이 사실이라고 짚었다.
과거 지표 수정도 시장 기대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꼽혔다. 이 연구원은 1월 고용지표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던 이유가 경기 민감 일자리 회복 신호였는데, 이후 데이터 수정으로 일부가 되돌려졌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으로 임시 서비스직 일자리는 지난 1월 기준 3개월 연속 증가한 것으로 보였지만, 12월 수치가 감소로 수정됐고 2월에도 다시 줄었다.
그럼에도 대신증권은 미국 경제의 기초 체력이 당장 흔들리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고용시장이 정말 취약하다면 해고가 먼저 늘어나야 하는데, 최근 기업 구조조정 관련 보도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아직 대량 해고 조짐은 뚜렷하지 않다는 것이다. 일부 지표상 구인 수요도 올해 들어 감소세가 멈추는 흐름을 보이고 있고, 기업 심리 지표 역시 연초 이후 개선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이번 고용지표를 두고 “미국 고용시장이 취약하다기보다 아직 바닥을 다져가는 중”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봤다. 고용시장은 예상보다 더 약해질 가능성이 있지만, 이를 단정하기에는 반대 신호도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대신증권은 3월에도 전쟁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고용이 일시적으로 부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 문제가 장기화하지 않는다면 미국 고용은 점진적인 회복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