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이설아 기자] 급성심근경색 환자가 관상동맥중재술을 받은 뒤 유지요법 단계에서 체질량지수(BMI)를 고려해 항혈소판제 강도를 조절하면 출혈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장기육 교수와 의정부성모병원 순환기내과 부성현 교수 연구팀은 BMI 28 미만 환자에서 티카그렐러를 클로피도그렐로 낮추는 전략이 효과를 유지하면서도 안전성을 높였다고 16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JAMA Network Open'에 2025년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2021년 '란셋'에 발표된 TALOS-AMI 임상시험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연구팀은 한국 32개 센터에서 급성심근경색 환자 2686명을 분석했다. 모든 환자는 시술 후 첫 1개월 동안 아스피린과 고강도 항혈소판제 티카그렐러를 함께 복용했고, 이후 안정화된 환자들을 티카그렐러 유지군과 클로피도그렐 변경군으로 나눠 11개월간 추적 관찰했다. 주요 평가지표는 심혈관 사망, 심근경색, 뇌졸중과 함께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출혈을 포함한 복합 사건 발생률이었다.
연구 결과 BMI 28 미만 비비만 환자에서는 약제를 클로피도그렐로 감량한 군이 기존 티카그렐러 유지군보다 뚜렷한 이점을 보였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들 환자에서 출혈 사건은 약 53% 줄었고, 심혈관 사망·심근경색·뇌졸중·출혈을 합한 주요 복합 사건도 약 46% 감소했다. 반면 혈관이 다시 막히는 허혈 사건 발생률은 두 군 사이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티카그렐러는 혈소판 억제 효과가 강해 급성기 심근경색 치료의 표준 약제로 널리 쓰이지만, 장기 복용 시 출혈 부담이 크다는 점이 한계로 꼽혀왔다. 이번 연구는 안정기 이후에는 환자 체형과 출혈 취약성을 반영해 약제 강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근거를 제시한 셈이다. 특히 연구진은 지금까지 동아시아인에서 허혈 사건은 낮고 출혈 위험은 높게 나타나는 이른바 '동아시아인 역설'을 인종 차이보다 BMI 차이에 따른 출혈 취약성으로 해석할 수 있는 가능성도 제기했다.
연구팀은 서구권 이중 항혈소판제 연구 상당수가 상대적으로 BMI가 높은 환자를 중심으로 축적된 만큼, 국내 환자 진료에서는 체질량지수를 고려한 맞춤형 치료 전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장기육 교수 연구팀은 급성심근경색 환자의 유지 치료에서 일률적인 고강도 약물 유지보다 BMI와 출혈 위험을 함께 반영하는 방향으로 진료 현장 지침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