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이설아 기자] 피로감이나 몸이 붓는 증상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컨디션 저하로 넘겨서는 안 된다는 의료진의 조언이 나왔다.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은 신장 기능 저하가 서서히 진행되는 만성신부전은 초기 자각 증상이 거의 없어 방치하기 쉽지만, 치료 시기를 놓치면 투석이나 신장 이식이 필요한 단계로 악화할 수 있다고 25일 전했다.
신장은 혈액 속 노폐물을 걸러내고 체내 수분과 전해질 균형을 유지하는 역할을 맡는다. 하지만 이 기능이 점차 떨어지면 만성신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만성신부전은 신장이 노폐물을 제대로 배출하지 못하고 기능이 점차 감소하는 질환으로, 한 번 저하된 신장 기능은 회복이 쉽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문제는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다는 점이다. 질환 초반에는 피로감이나 부종처럼 일상에서 흔히 겪는 변화 정도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진단이 늦어지기 쉽다. 그러나 병이 진행되면 고혈압, 호흡곤란, 식욕 저하, 구토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빈혈과 가려움증, 면역력 저하 같은 합병증도 동반될 수 있다.
채승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만성신부전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질환이 상당히 진행된 후에야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며 "신장 기능 저하가 의심되는 경우에는 조기에 검사를 통해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원인은 연령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소아에서는 선천성 신장 기형이나 요로 폐쇄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성인에서는 당뇨병이 가장 흔한 원인으로 전체 환자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이 밖에도 고혈압, 사구체신염, 다낭성 신장질환 등이 대표적인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진단은 혈액 검사와 소변 검사를 바탕으로 이뤄진다. 특히 사구체여과율(eGFR)이 60mL/min/1.73㎡ 미만으로 떨어졌거나, 수치가 정상 범위더라도 단백뇨나 알부민뇨 등 신장 손상의 증거가 3개월 이상 이어지면 만성신부전으로 진단한다. 필요하면 초음파나 CT 같은 영상 검사를 통해 신장의 구조적 이상 여부도 확인한다.
치료는 원인 질환을 조절하고 신장 기능 저하 속도를 늦추는 데 초점이 맞춰진다. 당뇨병과 고혈압이 있는 환자는 혈당과 혈압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최근에는 신장 보호 효과가 확인된 치료 약제가 도입되면서 조기에 적극적인 약물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신장 기능 보존에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저염, 저단백 식이로 신장 부담을 줄이고, 빈혈이나 골질환 등 합병증 치료를 함께 진행한다.
신장 기능이 크게 떨어진 말기신질환 단계에 이르면 혈액투석이나 복막투석, 신장 이식 같은 신대체요법이 필요하다. 혈액투석은 혈액을 체외로 순환시켜 노폐물을 제거하는 방식이고, 복막투석은 복강 내 복막을 이용해 체내에서 노폐물을 걸러내는 치료다.
신장 이식은 기능을 잃은 신장을 대신할 수 있는 가장 근본적인 치료로 평가된다. 이식이 성공하면 투석 없이 일상생활이 가능하고 삶의 질과 생존율 향상에도 긍정적 영향을 준다. 다만 공여자 확보와 면역학적 적합성 평가가 필요하고, 수술 이후에도 거부반응을 막기 위한 지속적인 관리가 요구된다.
채승윤 교수는 "만성신부전은 단순히 식습관만으로 예방할 수 있는 질환은 아니지만, 주요 원인인 당뇨와 고혈압을 조기에 발견하고 식단 조절과 약물 치료를 병행하면 투석 시기를 최대한 늦추거나 진행을 멈출 수 있다"며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으므로 정기적인 소변 및 혈액 검사를 통해 신장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최선의 관리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