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한승호 기자] 고위험·고난도 기술에 투자하는 혁신도전형 연구개발이 기술 개발 단계를 넘어 산업화 연계 단계로 확장된다. 산업통상부는 19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알키미스트 혁신기술 라운드테이블’을 열고 혁신도전 R&D 주요 성과와 사업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에는 서울대, 포항공대 등 혁신도전형 R&D를 수행 중인 대학과 연구기관 관계자 100여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알키미스트 프로젝트의 기술개발 현황을 공유하고, 후속 사업인 미래 판기술 프로젝트를 통해 실증과 시장 진입까지 연결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혁신도전형 R&D는 실패 가능성이 있더라도 성공할 경우 산업 구조를 바꿀 수 있는 기술에 선제적으로 투자하는 방식의 연구개발이다. 산업부는 연구 목표와 내용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는 관리체계를 도입하고, 결과 중심보다 과정 중심의 평가·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대표 사업인 알키미스트 프로젝트는 기존 방식으로 풀기 어려운 기술 난제를 대상으로 핵심 원천기술 확보를 목표로 추진돼 왔다. 사업 기간은 2022년부터 2031년까지이며 총사업비는 4132억원이다. 이 가운데 국비는 3742억원이고, 올해 예산은 568억원이다.
올해는 2020년 1차 테마로 선정돼 7년간 지원을 받은 초기 과제들이 본연구 종료를 앞두고 있다. 산업부는 이들 과제가 기술 완성도를 높이는 단계에서 규제심사, 기술이전, 수요기업 연계, 투자 유치 등 산업화 준비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요 성과로는 인공배양육 생산기술인 ‘아티피셜 에코 푸드’가 제시됐다. 해당 과제는 동물 세포를 배양해 실제 고기와 유사한 식품을 만드는 기술로, 세포주·배양액·지지체·배양공정 등 대량생산 기반을 확보했다. 참여기업의 파일럿 생산시설 구축과 민간투자 유치도 진행되며 시장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면역거부반응이 없는 소프트 임플란트’ 과제는 줄기세포와 생체재료를 활용해 손상된 장기 기능을 보완하거나 대체하는 인공장기 기술이다. 연구진은 실제 이식 가능성을 고려한 간 기능 모사 구조체를 구현하고 토끼 대상 동물실험을 완료했다. 향후 안전성 검증과 인체 적용 절차를 거쳐 인공장기 분야 사업화 가능성을 살필 계획이다.
뇌 신호 기반 소통·제어 기술인 ‘Brain to X’도 성과로 소개됐다. 해당 과제는 뇌에서 언어 정보를 추출해 음성으로 복원하고, 전기 자극을 통해 음성 정보를 다시 전달하는 완전이식형 신경 인터페이스 시스템을 구현했다. 국내 최초로 인체 대상 실험 4명을 완료했으며, 중증 마비·언어 장애 환자의 의사소통과 재활을 돕는 의료기기 시장 진입 가능성이 검토된다.
AI를 활용해 소재 조성·공정·특성을 통합 설계하는 ‘AI 기반 초임계 소재’ 분야에서는 2.4GPa급 초고장력강 개발 기술이 확보됐다. 기존 차량용 초고장력강 수준인 1.8GPa를 넘어서는 기술로, 차체 무게를 줄이면서 충돌 안전성을 높일 수 있어 전기차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 적용이 기대된다. 제조기업으로의 기술이전도 준비 중이다.
산업부는 후속 사업인 미래 판기술 프로젝트를 통해 혁신기술의 실증과 초기 시장 창출까지 지원한다. 미래 판기술 프로젝트는 2025년부터 2035년까지 총사업비 3026억원 규모로 추진되며, 국비는 2726억원이다.
올해 새로 추진되는 테마는 인공근육 전신구동 로봇, PFAS-Free Transformation, End-to-End 3D 공간지능 등 3개다. 인공근육 전신구동 로봇은 사람처럼 유연하고 정밀하게 움직이는 차세대 로봇을 목표로 한다. PFAS-Free Transformation은 배터리와 반도체 등 첨단산업에 필요한 과불화화합물 대체 소재와 공정 개발을 추진한다. End-to-End 3D 공간지능은 AI가 다양한 공간 정보를 통합적으로 인식·판단·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과제다.
산업부는 이들 3개 테마를 앞으로 8년간 지원할 계획이다. 내년에도 산업적 파급효과가 큰 신규 테마 3개를 추가 발굴하기로 했다.
김성열 산업부 산업성장실장은 “혁신도전형 R&D는 성공 가능성이 높은 기술을 고르는 사업이 아니라 성공했을 때 산업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기술에 먼저 도전하는 사업”이라며 “알키미스트 프로젝트의 성과를 면밀히 점검하고 미래 판기술 프로젝트를 통해 도전적 연구가 실제 시장과 산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규제개선, 투자연계, 후속연구 등 전주기 지원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