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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AI 시대 인재 기준 바뀐다…스페셜리스트보다 제너럴리스트”

한승호 기자

기사입력 : 2026-05-29 11:07

KBS 다큐 출연해 AI 인재상·국가 전략 제시…“속도·규모·안전 갖춘 AI 국가 필요”

최태원 SK 회장이 지난 28일 방영된 KBS 다큐 인사이트 '인재전쟁2 – 최태원의 대답' 에 출연해 AI 인재상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SK그룹
최태원 SK 회장이 지난 28일 방영된 KBS 다큐 인사이트 '인재전쟁2 – 최태원의 대답' 에 출연해 AI 인재상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SK그룹
[더파워 한승호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인공지능 시대에는 인재의 기준과 교육 방식, 국가 전략이 함께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29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28일 방송된 KBS1TV ‘다큐 인사이트-인재전쟁2: 최태원의 대답’에 출연해 AI 시대 인재상과 국가 차원의 대응 방향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최 회장은 방송에서 “AI가 인간보다 빠르게 진화하는 시대에 우리는 무엇을 배우고 어떤 능력을 길러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며 “AI 산업 현장에서 많은 사람과 직접 대화하고 사업을 함께 하며 갖게 된 관점을 공유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AI 기술이 인간의 질문에 답하는 ‘리즈닝 AI’ 단계를 지나,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에이전틱 AI’ 시대로 이동하고 있다고 봤다. 이 과정에서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의 격차가 더 커질 수 있으며, 개인뿐 아니라 기업과 국가 간 양극화도 심화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장기적으로 인간 수준의 범용인공지능, 즉 AGI 시대가 오면 인간 사이의 지식과 생산 능력 격차는 오히려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누구나 높은 수준의 AI 역량을 활용하게 되면 개인 간 능력 차이가 상대적으로 완화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 회장은 미래 인재상과 관련해 특정 분야만 깊이 파고드는 스페셜리스트보다 여러 영역을 넘나들며 인간과 AI를 연결할 수 있는 제너럴리스트형 인재의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래에는 어떤 직업을 가졌느냐보다 인간과 AI를 어떻게 함께 활용하고 연결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해진다”고 했다.

업무 방식 변화도 예상했다. AI가 업무의 상당 부분을 대신하게 되면 한 사람이 여러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멀티잡이 가능해지고, 기존의 정형화된 직업 개념과 ‘9 to 6’ 중심 근무 방식도 점차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AI 시대 개인이 길러야 할 역량으로 생각 근육, 적응 근육, 공감 근육, 바디 스킬 등 네 가지를 제시했다. 지식을 빠르게 외우고 시험을 잘 치르는 능력은 AI로 대체될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문제의 본질을 묻고 스스로 사고하는 능력이 더 중요해진다는 설명이다.

또 변화 속도가 빠른 시대에는 한 번의 선택이 끝까지 유효하지 않을 수 있다며 실패 이후에도 다시 적응하고 새로운 선택을 이어갈 수 있는 회복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I가 쉽게 대체하기 어려운 인간의 공감 능력과 음악, 미술, 스포츠 등 신체 활동을 통해 가치를 만드는 역량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교육 시스템 변화도 주문했다. 최 회장은 학교가 지식을 전달하는 공간에 머물러서는 안 되며, AI와 공존하는 방식을 실험하고 경험하는 플랫폼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봤다.

국가 전략으로는 속도, 규모, 안전을 뜻하는 ‘3S’를 제안했다. AI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기술 발전 속도를 높이고, 대규모 AI 인프라와 투자를 확대하는 동시에 국민이 안전하게 AI를 활용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갖춰야 한다는 의미다.

구체적인 실행 방향으로는 ‘AI 팩토리’, ‘모두를 위한 AI’, ‘AI 시티’를 제시했다. 최 회장은 산업화 시대에는 상품을 생산하는 공장이 중요했다면 앞으로는 AI를 생산하는 AI 팩토리가 중요해질 것이라며 대규모 AI 인프라 구축 필요성을 강조했다.

‘모두를 위한 AI’는 교육, 행정, 헬스케어 등 일상 전반에서 국민 누구나 AI를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뜻한다. ‘AI 시티’는 새로운 기술과 제도를 먼저 실험할 수 있는 도시형 샌드박스 구상으로, 완벽한 제도를 기다리기보다 전문가에게 자율성을 주고 산업·교육·행정 시스템에 AI를 적용해보자는 취지다.

현장 관객과의 문답에서는 과학기술 인재 육성에 대한 의견도 나왔다. 최 회장은 의대에 대한 사회적 인식 자체가 틀렸다기보다 공대와 과학기술 분야가 충분히 매력적이고 가치 있는 선택지가 될 수 있도록 학교와 사회가 더 적극적으로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래에는 하나의 직업이나 기술만으로 평생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며 다양한 변화에 적응하고 여러 선택지를 가질 수 있는 전인적 역량을 함께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학 분야 인재 확보와 관련해서는 AGI 시대가 오기 전까지의 전환기를 잘 버텨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국내 엔지니어 육성과 함께 해외 인재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AI 인재는 단순히 공대생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미래 세대가 AI를 자연스럽게 활용하고 공존할 수 있도록 교육과 사회 시스템 역시 빠르게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승호 더파워 기자 hansh1975@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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