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생산적 기업승계 기자 간담회’ 에서 정진완 우리은행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더파워 이경호 기자] 창업 1세대의 고령화와 후계자 부재가 중소·중견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흔드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은행은 중소·중견기업의 승계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적 기업승계’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원 전략을 공개했다고 1일 밝혔다.
우리은행은 이날 서울 중구 본점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기업승계를 단순한 경영권 이전이 아닌 고용 안정과 기술력 보존, 공급망 유지와 연결된 금융 지원 과제로 제시했다. 간담회에서는 우리은행 기업승계지원센터 운영 현황을 비롯해 일본 금융회사의 승계 지원 사례, 친족 간 경영권 분쟁 사례, 중소기업 제3자 인수합병(M&A) 사례 등이 논의됐다.
정진완 우리은행장은 “기업승계는 단순히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임직원의 고용 유지와 기술력 보존, 산업 내 공급망 안정성과 직결되는 중요한 경제 과제”라며 “우리은행은 기업의 폐업이나 사업 축소를 방지하고 일자리와 기술, 산업 기반이 안정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생산적 기업승계 지원에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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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은 지난 2월 회계·세무·M&A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기업승계지원센터를 신설했다. 지난 4월에는 기술보증기금과 기업승계 및 기술혁신 촉진을 위한 M&A 금융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13억원을 특별출연해 438억원 규모의 보증 공급에 나서기로 했다. 김앤장 법률사무소, 삼일회계법인과도 협력 체계를 구축해 금융·법률·세무 분야를 함께 다루는 지원 구조를 마련했다.
센터 신설 이후 우리은행은 총 554개 기업과 기업승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들 기업 대표자 가운데 50~69세는 70.2%, 70세 이상은 20.5%로 집계됐다. 승계 방식과 관련해서는 자녀 승계를 희망한 비중이 52.7%로 가장 높았지만, 43.7%는 아직 구체적인 승계 방식을 정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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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은 현재까지 102개 기업을 대상으로 중장기 승계전략, 자금 연계 금융솔루션, 사후 경영 안정화 방안 등을 포함한 컨설팅을 진행했다. 이 가운데 77.5%는 자녀 승계를 중심으로 전략을 마련했으며, 후계자가 없거나 자녀 승계가 어려운 기업에는 경영진인수(MBO), 종업원인수(EBO) 등 대안도 제시하고 있다.
MBO는 기존 경영진이 지분과 경영권을 인수하는 방식이고, EBO는 임직원이 집단적으로 지분과 경영권을 넘겨받는 방식이다. 관련 연구에서는 MBO·EBO 방식으로 승계된 기업의 장기 생존율이 약 50% 수준으로, 일반 기업 생존율인 10~20%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은행은 이 같은 방식이 고용 안정과 조직문화 유지, 내부 기술 승계 측면에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우리은행이 향후 5년 동안 매년 100개 기업의 가업승계를 성공시킬 경우 누적 500개 기업 기준으로 고용 1만명 유지, 매출 기반 10조7000억원 보전, 생산유발효과 4699억원, 부가가치유발효과 1934억원이 발생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우리은행과 기업승계 MOU를 맺은 기업의 평균 매출 214억원, 평균 고용 20명 등을 적용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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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례도 주요 참고 대상으로 제시됐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일본은 후계자 부재율이 2020년 65.1%에서 2025년 50.1%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약 12만개 기업이 사업 후계자를 찾지 못한 상태다. 2024년 기준 M&A를 포함한 친족 외 승계는 전체의 64%를 차지했다.
김앤장 법률사무소와 삼일회계법인은 기업승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법률·세무 리스크와 M&A 대응 전략을 공유했다. 친족 간 승계에서는 사전 승계 구도 미비, 상속세 재원 마련, 유언 효력 분쟁 등이 경영권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례가 소개됐다. 삼일회계법인은 최근 3년간 국내 중소기업 M&A가 연평균 385건, 약 12조3000억원 규모로 집계됐으며 전체 기업 M&A 거래의 약 78.6%를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윤성후 우리은행 기업승계지원센터 부장은 “이번 간담회는 기업승계를 경영권 이전 차원을 넘어 고용 안정과 기술력 보존, 공급망 유지로 이어지는 생산적 금융 과제로 바라보는 자리였다”며 “기업승계지원센터를 중심으로 승계 준비 단계부터 실행, 사후 경영 안정화까지 통합 솔루션을 제공해 중소·중견기업이 백년기업으로 커나갈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