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이경호 기자] 네이버가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계기로 AI 인프라 사업을 외부 고객 대상으로 확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화투자증권은 8일 네이버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30만원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는 이번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계기로 본격적인 AI팩토리 외부 사업화를 시작했다”며 “중장기 실적 모멘텀과 밸류에이션 멀티플이 동시에 올라갈 수 있는 이슈”라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네이버는 향후 5~6년 동안 엔비디아와 기가와트급 AI팩토리 구축 사업에서 협력할 계획이다. 회사는 벤치마크 사례로 미국 AI 클라우드 기업 코어위브를 언급했으며, 검색 서비스와 자체 AI 기술 역량을 보유했다는 점을 차별화 요인으로 내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네이버의 AI 인프라와 클라우드 사업은 외부 사업화가 제한적이었다. 내부 수요가 자체 인프라 용량을 대부분 소진했고, 외부 고객 확보에도 제약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이 같은 이유로 네이버가 자체 클라우드 사업을 운영해왔음에도 해당 사업의 적정 가치를 충분히 평가받지 못했다고 봤다.
AI팩토리 확보는 단계적으로 추진된다. 네이버는 2027년 상반기까지 55MW, 2027년 말까지 100MW, 2028년 말까지 누적 200MW 규모를 리스 방식으로 확보할 예정이다. 이후 세종 자체 증설과 신규 부지 개발을 통해 5~6년 뒤 1GW 규모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초기 200MW에 대해서는 네이버와 전략적 파트너가 각각 10억달러를 출자하고, 이후 특수목적법인(SPV) 등 외부 자금 조달을 활용하는 구조가 거론됐다. 한화투자증권은 1GW 규모 기준 전체 필요 자금을 약 500억~600억달러로 추산했다.
수요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신호가 제시됐다. 네이버는 이미 200MW를 넘어서는 용량을 요청하는 고객이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아직 실제 계약 체결 단계는 아니다.
김 연구원은 “현재 업계 상황을 감안하면 네이버가 공급자로서 끌려가는 구조라기보다 수요를 제어하는 포지션에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가격 협상력과 장기계약 조건에서 유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I팩토리 사업은 장기계약 기반의 반복 매출 구조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고객을 장기계약으로 확보하면 안정적인 연간 반복 매출이 발생하고, 가동률이 높아질수록 고정비 부담이 낮아져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화투자증권은 네이버가 제시한 20%대 마진이 현실화될 경우 현재 연결 기준 영업이익률 17~18%보다 수익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봤다. 기존 커머스와 광고 중심 사업에서 나타나는 플랫폼 경쟁 심화와 마진 압박을 일부 완화할 수 있다는 점도 투자 포인트로 제시했다.
장기 매출 목표도 언급됐다. 네이버는 5년 후 기존 사업과 AI팩토리에서 각각 20조원, 총 40조원 이상의 매출 목표를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투자증권은 AI 인프라 산업에서 인프라 규모당 매출 수준이 비교적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어 무리한 목표치는 아니라고 평가했다.
AI팩토리 사업의 실적 기여는 2027년 하반기부터 나타날 것으로 예상됐다. 한화투자증권은 관련 사업에서 2027년 하반기부터 약 1조~2조원의 매출 기여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밸류에이션 재평가 가능성도 제기됐다. 네이버가 기존에는 인터넷 플랫폼 기업들과 비교돼 왔지만, AI팩토리 매출 비중이 의미 있게 커질 경우 코어위브, 에퀴닉스 등 클라우드 인프라 사업자 밸류에이션이 일부 반영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확인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김 연구원은 “앵커 고객 계약이 실제로 체결되는지, 2027년 실적 기여가 가이던스대로 현실화되는지가 중요하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