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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극3특 성공 조건은 ‘초광역 성장엔진’…거점도시와 배후산업공간 묶어야

한승호 기자

기사입력 : 2026-06-12 08:57

앵커기업·R&D·인재·교통·정주 인프라 패키지화가 관건

[더파워 한승호 기자] 5극3특 균형성장전략이 지역산업정책으로 성과를 내려면 단순한 산업 선정이 아니라 초광역 성장엔진 설계가 핵심이라는 제언이 나왔다.

산업연구원은 성장엔진을 권역 산업구조 전환을 촉발하는 ‘점화 장치’로 보고, 앵커기업 투자와 배후산업공간, 거점도시 혁신 기능을 결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5극3특 국가균형성장전략' 주요 내용/연합뉴스
'5극3특 국가균형성장전략' 주요 내용/연합뉴스


보고서가 제시한 첫 번째 조건은 ‘앵커투자 기반 초광역 프로젝트’다. 지방정부는 성장엔진을 산업 목록으로 제시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어느 거점에 어떤 앵커기업의 신·증설 또는 이전 투자를 유치할지, 핵심 공급망 기업을 어떻게 함께 끌어올지, 지역 중견·중소기업은 어떤 영역에서 참여할 수 있을지까지 하나의 프로젝트로 설계해야 한다.

여기에 대학과 연구기관의 공동 연구, 전문인력 양성, 규제특례, 금융·세제 지원, 교통·정주 인프라가 함께 붙어야 한다. 단순히 생산시설을 유치하는 방식으로는 지역에 제한적인 고용효과만 남을 수 있다. 연구소와 본사 기능, 기획·영업·창업 기능, 고급인력 정주 기능이 지역에 결합돼야 산업구조 전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공간 전략도 중요하다. 규모 있는 제조업 투자는 대규모 부지와 전력, 용수, 물류 인프라를 필요로 한다. 상당수 지방 대도시 내부에는 이런 산업공간이 충분하지 않다. 반면 연구개발, 기획, 금융, 디자인, 전문서비스, 고급인력 정주는 권역 중심도시의 집적 효과와 생활 여건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생산 기능은 배후산업단지나 임해·내륙 산업거점에 두고, 연구소와 본사, 산학연 협력 플랫폼, 창업·스케일업 기능은 거점도시 또는 인접 지역에 배치하는 기능 분담이 필요하다. 거점도시와 배후산업공간을 따로 보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가치사슬로 연결해야 한다는 의미다.

기회발전특구,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경제자유구역, 연구개발특구, 도심융합특구 등 기존 특구도 성장엔진 프로젝트 안에서 다시 배치될 필요가 있다. 생산·실증은 산업 특구에, 연구와 창업은 도심형 거점에, 인재 양성은 대학 거점에 맡기는 식의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는 제안이다.

R&D와 인재 양성도 성장엔진 중심으로 재편해야 한다. 거점국립대 육성, RISE, 글로컬대학, 산학융합지구, 지역 R&D 사업이 성장엔진과 형식적으로만 연결되면 정책자원은 다시 흩어진다. 보고서는 기업 수요 기반 공동 R&D, 석·박사급 전문인력 양성, 현장형 생산·품질·공정 인력 과정, 재직자 전환교육을 성장엔진별 패키지로 구성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초광역 거버넌스도 관건이다. 5극3특은 선택과 집중을 전제로 하지만, 실제 추진 과정에서는 권역 내 지자체들이 산업명, 산단, 대학, 특구, 예산을 균등하게 배분받으려는 압력이 작동할 수 있다. 이를 막으려면 권역별 성장엔진 추진협의체가 단순 협의기구가 아니라 투자유치 우선순위와 입지, R&D 과제, 인력 양성, 교통·정주 인프라를 조정하는 전략 본부로 기능해야 한다.

기업에 대한 지원 역시 지역 기여 조건과 결합돼야 한다. 보조금과 세제지원, 규제 완화가 단순 생산시설 유치에만 쓰이면 핵심 의사결정과 연구개발 기능은 수도권에 남을 가능성이 크다. 성장엔진 참여기업에는 지역 내 연구소 또는 기술센터 설치, 지역대학과의 공동연구, 지역인재 채용, 지역 중소기업 공급망 참여, 재직자 교육 참여 등을 연계할 필요가 있다.

성과관리 방식도 바뀌어야 한다. 기존 지역산업정책은 사업비 집행률, 기업지원 건수, 교육 인원, 투자협약 금액 등 단기 지표에 치우친 측면이 있었다. 5극3특 성장엔진은 권역의 장기 성장 경로를 바꾸는 전략인 만큼 부가가치 증가율, 고임금 일자리, 지역 R&D 투자액, 본사·연구소 기능 이전, 지역기업 거래 확대, 지역인재 정착 등을 핵심 지표로 삼아야 한다.

보고서는 권역별 전략협의체와 초광역 협약을 통해 투자입지, R&D, 인재 양성, 교통·정주 인프라를 함께 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따로 움직이고, 지자체별 사업 목록만 나열하는 방식으로는 5극3특 전략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결국 5극3특의 성패는 지방정부가 기존의 분산형 사업 확보 경쟁에서 벗어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권역의 미래를 견인할 핵심 프로젝트를 선별하고, 그 프로젝트에 기업·공간·대학·연구기관·금융·규제·정주정책을 집중할 때 비로소 수도권 일극체제에 대응하는 실질적 균형성장 전략이 될 수 있다.

한승호 더파워 기자 hansh1975@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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