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촉비 분담비율·최소 생산요청수량 계약서 명시…공정위, 이행 여부 분기별 점검
[더파워 한승호 기자] 쿠팡과 씨피엘비의 PB상품 하도급거래 관련 동의의결안이 최종 확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쿠팡과 쿠팡의 PB(자체브랜드) 상품 개발·유통 계열사인 씨피엘비(CPLB)의 하도급법 위반 혐의와 관련한 동의의결안을 최종 확정하고 시행한다고 23일 밝혔다.
동의의결은 법 위반 혐의를 받는 사업자가 피해구제와 거래질서 개선 방안을 제시하고, 공정위가 이해관계자 의견수렴을 거쳐 타당성을 인정하면 위법 여부를 확정하지 않고 시정방안 이행에 초점을 맞춰 사건을 처리하는 제도다. 이번 건은 2022년 7월 하도급법에 동의의결 제도가 도입된 이후 부당한 하도급대금 결정 행위 관련으로 처음 확정된 사례다.
공정위는 2022년 10월부터 쿠팡과 씨피엘비가 PB상품을 제조 위탁하는 과정에서 314개 수급사업자에게 법정사항이 기재되지 않거나 기명날인이 없는 서면을 교부한 행위, 94개 수급사업자에게 약정에 없는 PB상품 판촉행사를 진행하며 공급단가를 인하한 행위에 대해 하도급법 위반 여부를 조사해왔다.
쿠팡과 씨피엘비는 하도급거래 질서 개선과 피해구제를 위한 시정방안을 마련해 지난해 3월 동의의결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이후 관계기관과 이해관계자 의견수렴을 거쳐 최종 동의의결안이 마련됐다.
최종안에는 거래질서 개선 방안이 포함됐다. 쿠팡과 씨피엘비는 수급사업자가 서플라이어 허브에 접속해 발주사항을 확인하고 발주서에 기명날인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 또 PB상품 출시 전 수급사업자와 협의한 최소 생산요청수량과 리드타임 등을 상품별 부속합의서에 명시해야 한다.
판촉행사 절차도 바뀐다. 쿠팡과 씨피엘비는 판촉행사를 진행할 때 수급사업자와 사전에 판촉비용 분담 비율을 협의하고, 별도 판매촉진행사 부속합의서를 체결해야 한다. 수급사업자의 판촉비용 부담 한도는 최대 50%로 설정된다.
수급사업자 권익증진을 위한 상생방안 규모는 총 30억원이다. 상품 개발·생산·납품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 지원에 10억5000만원, 온라인 광고 판촉행사 지원에 10억원, 오프라인 홍보 지원에 4억5000만원이 투입된다. 우수 수급사업자 상생지원 1억원, 역량 강화와 판로 개척 지원 4억원도 포함됐다.
공정위는 부당한 하도급대금 관련으로 단가 인하가 이뤄진 수급사업자에게 지원되는 금액 10억5000만원이 전체 단가 인하 금액 7억원을 웃돈다고 설명했다. 전체 상생방안 규모 30억원은 예상 과징금액 6억~11억원의 약 3~5배 수준이다.
공정위는 판촉행사 관련 행위에 대해 가격할인 실시계획과 행사 결과 자료 없이 제안 행위만으로 부당한 하도급대금 결정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일부 수급사업자가 재고 소진과 매출 증가 등을 위해 판촉행사를 제안한 사례가 있다는 점 등을 고려했다. 전체 수급사업자 504개 중 단가 인하가 이뤄진 수급사업자가 94개로 18.6%인 점도 판단에 반영됐다.
공정위는 한국공정거래조정원과 함께 쿠팡과 씨피엘비가 동의의결 내용을 성실히 이행하는지 분기별로 점검할 계획이다. 온라인쇼핑몰 거래 분야의 불공정 하도급거래 행위에 대한 감시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한승호 더파워 기자 hansh1975@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