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5일 임시주총 앞두고 지배구조 개편 분수령
존속 한화에 한화에어로·한화오션 핵심 구조 잔류
[더파워 이경호 기자] 한화그룹의 인적분할이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시장의 재평가 시험대에 올랐다. 관건은 신설 법인으로 일부 사업이 떨어져 나가는 데 따른 단순 가치 차감이 아니라, 분할 이후 존속 한화에 남는 방산·우주항공·조선 포트폴리오가 얼마나 선명하게 평가받을 수 있느냐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는 오는 15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인적분할 계획 승인을 추진한다. 분할기일은 다음달 1일이며, 존속법인 변경상장과 신설법인 재상장은 다음달 25일로 예정돼 있다. 분할비율은 존속 한화 75.64%, 신설지주 24.36%로 확정됐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사업군 분리다. 존속 한화는 방산·우주항공, 조선·해양, 에너지·케미칼, 금융 등 그룹 핵심 상장 자회사를 보유하는 구조를 유지한다.
특히 한화→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오션으로 이어지는 핵심 소유 구조가 존속법인에 남는다. 신설법인에는 한화비전, 한화세미텍, 한화모멘텀, 한화로보틱스 등 기술 장비 사업과 한화갤러리아,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아워홈 등 서비스·유통 사업군이 이관된다.
시장 관심은 분할 이후 한화의 기업가치가 기계적으로 줄어드는지에 쏠려 있다. 분할비율만 놓고 보면 신설법인 비중은 24.4%에 달하지만, 순자산가치 평가 기준으로 신설법인에 이전되는 비중은 6.7%에 그친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부가 기준 분할비율과 실제 자산 가치 평가가 다르기 때문이다.
존속법인에 남는 자산의 무게는 방산과 조선 쪽에 몰려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지분가치는 한화 순자산가치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축으로 평가된다. 한화오션 역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통해 연결되는 구조인 만큼, 분할 이후에도 조선·방산 결합 가치는 존속 한화에 남는다.
주식 병합도 변수다. 인적분할 과정에서 존속 한화 보통주는 1주당 0.7563533주 비율로 병합된다. 이에 따라 보통주 발행주식수는 7050만7919주에서 5332만8897주로 약 24.4% 줄어든다. 보고서는 신설 이탈 가치보다 주식수 감소 폭이 더 커 존속법인의 주당 순자산가치가 분할 전보다 약 21% 높아지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다만 재무 구조에는 부담이 남는다. 분할 전 한화의 별도 기준 총자산은 11조6000억원, 총부채는 8조1000억원 수준이다. 분할 이후 존속 한화는 총자산 10조7000억원, 총부채 8조1000억원, 총자본 2조6000억원 구조가 된다. 부채 대부분이 존속법인에 남으면서 별도 부채비율은 약 230.7%에서 305.7%로 높아진다.
그럼에도 채무상환 능력이 훼손되는 구조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도 있다. 존속 한화는 순수 지주사가 아니라 건설, 글로벌 부문 등 자체사업을 영위하는 사업지주 성격을 갖고 있다. 자회사 배당수취, 브랜드 라이선스 수익, 자체사업 현금흐름이 채무상환 재원으로 유지되는 구조다.
주주환원도 지배구조 개편의 한 축이다. 한화는 임직원 성과보상분을 제외한 보통주 자사주 약 445만주를 소각했고, 최소 주당배당금 1000원 보장을 제시했다. 복합기업 할인 해소와 주주환원 강화가 동시에 진행될 경우 존속 한화의 할인율 축소 논리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적 측면에서는 방산·조선 자회사 흐름이 중요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2분기 연결 매출액 8조4290억원, 영업이익 9440억원이 예상됐다. 매출은 시장 예상치를 웃돌지만 영업이익은 컨센서스를 밑돌 것으로 전망됐다. 지상방산 수출 비중과 한화오션 연결 실적이 전체 실적 방향을 좌우하는 구도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연간 연결 매출액은 올해 31조6480억원, 영업이익은 4조1300억원으로 전망됐다. 2027년에는 매출액 34조1850억원, 영업이익 5조6330억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제시됐다. 한화오션의 이익 기여도는 올해 2조470억원, 2027년 2조1690억원 수준으로 예상됐다.
결국 한화그룹 인적분할의 평가는 세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 신설법인 분리 이후 존속 한화가 방산·조선·우주항공 중심 지주사로 얼마나 명확하게 인식되느냐다. 둘째, 부채비율 상승 부담을 자회사 배당과 자체사업 현금흐름으로 얼마나 안정적으로 관리하느냐다. 셋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오션의 실적 개선이 지주사 할인 축소로 연결되느냐다.
이번 분할은 단순히 회사를 둘로 나누는 절차가 아니다. 한화그룹이 복합기업 구조에서 벗어나 핵심 성장축을 더 선명하게 드러내는 과정에 가깝다. 임시주총 이후 시장의 시선은 신설법인보다 존속 한화에 남는 방산·조선 가치가 실제 주가 재평가로 이어질 수 있는지에 맞춰질 전망이다.
이경호 더파워 기자 lkh@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