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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하도급 영업정지 1년·자사주 전면공시…기업 ESG 책임선 높인다

한승호 기자

기사입력 : 2026-07-20 08:40

신고포상금 200만원 상한 폐지·과징금 최소 부과율 4%에서 24%로
기관투자자 책임투자 평가 강화…중소·중견기업에는 청정공정·녹색채권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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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파워 한승호 기자] 기업의 ESG 책임을 강화하는 규제가 환경 분야를 넘어 하도급 거래와 안전관리, 자사주 처리, 기관투자자의 주주권 행사까지 확대되고 있다. 불법하도급에 대한 신고 문턱은 낮아지고 제재는 무거워졌으며, 자사주를 보유한 모든 상장사는 처리계획을 시장에 공개해야 한다.

규제 강화로 기업의 책임 범위를 넓히는 동시에 중소·중견기업에는 청정공정 설비와 순환경제 전환, 녹색채권 발행 비용 등을 지원하는 사업이 병행된다.

건설현장 불법하도급 신고포상금의 지급 상한은 폐지됐다.

기존에는 불공정행위를 신고하더라도 최대 200만원까지만 받을 수 있었다. 개정 시행령은 불공정행위에 부과된 과징금 등을 고려해 포상금을 산정하도록 했다. 과징금의 최대 30% 이내에서 신고포상금을 지급할 수 있다.

신고자가 계약서나 거래명세서 등 구체적인 증거자료를 제출하지 못하더라도 진술과 정황을 바탕으로 조사한 결과 불법행위가 확인되면 포상금을 받을 수 있다.

제재 수준도 높아졌다. 불법하도급에 대한 영업정지 기간은 종전 4~8개월에서 최소 8개월, 최대 1년으로 늘었다.

과징금 최소 부과율은 하도급대금의 4%에서 24%로 상향됐다. 불법하도급을 저지른 건설사업자의 공공공사 하도급 참여 제한 기간도 기존 1~8개월에서 최소 8개월, 최대 2년으로 확대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제조·용역·건설업 원사업자 1만곳과 수급사업자 9만곳 등 총 10만개 업체를 대상으로 하도급 거래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조사에서는 수급사업자에게만 물었던 안전관리 부담 관련 항목을 원사업자까지 확대했다. 산업재해 예방과 안전관리 비용을 하청업체에 전가했는지 양측의 답변을 비교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하도급대금 지급기일 구간도 세분화했다. 기업의 재무상황과 거래금액은 기존 구간 선택 방식에서 실제 금액을 직접 입력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조사 결과는 연말 공표될 예정이다.

하도급법 위반 혐의를 받던 쿠팡과 자체브랜드 상품 제조위탁사 씨피엘비에 대해서는 동의의결안이 확정됐다.

두 회사는 약정에 없던 자체브랜드 상품 판촉을 진행하면서 공급단가를 낮춘 혐의 등을 받았다. 쿠팡 측은 상품 개발과 생산·납품 비용 지원에 10억5000만원, 하도급업체 자체브랜드 상품의 온라인 광고비 지원에 10억원 등 총 30억원 규모의 자진 시정안과 상생방안을 제시했다.

부당 하도급대금 사건에서 동의의결이 확정된 것은 2022년 7월 관련 제도가 도입된 이후 처음이다. 공정위는 쿠팡이 내놓은 상생방안의 규모가 예상 과징금의 약 3~5배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기관투자자의 책임 범위도 넓어진다.

금융위원회가 추진하는 한국 스튜어드십 코드 개정안은 수탁자 책임활동 대상을 국내 상장주식에서 채권과 부동산, 인프라, 해외자산까지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기관투자자가 투자와 주주권 행사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요소도 지배구조에서 환경과 사회 분야까지 넓어진다. 여러 기관투자자가 함께 기업과 대화하고 개선을 요구하는 공동관여 활동 원칙도 도입될 예정이다.

위탁운용사와 의결권자문사에 대한 관리 의무가 신설되고, 기관별 스튜어드십 코드 이행 상황과 점검 결과를 공개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국민연금은 국내주식 위탁운용사의 주주권 행사와 책임투자 수준을 직접 평가하기로 했다.

국민연금은 올해 하반기부터 수탁자 책임활동 7개 원칙과 12개 점검 항목에 대한 이행보고서를 받는다. 평가 결과는 향후 위탁 자금을 추가로 배정하거나 회수할 때 반영한다.

자사주를 보유한 상장사의 공시 부담도 커졌다.

기존에는 발행주식총수의 1% 이상을 자사주로 보유한 기업만 관련 처리계획을 공시했다.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앞으로는 자사주를 보유한 모든 상장회사가 공시 대상이 된다.

사업보고서에는 자사주를 언제까지 소각할 것인지와 당초 취득 목적 등을 기재해야 한다. 주주가 회사의 자사주 처리계획과 활용 목적을 직접 판단할 수 있도록 한 조치다.

자사주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교환사채 발행은 전면 금지됐다. 자사주 신탁계약 기간에는 해당 주식을 처분할 수 없다.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공시 대상도 확대됐다. 올해부터 유가증권시장 전체 상장사로 제출 의무가 넓어지면서 829개사가 보고서를 제출했다. 한국거래소는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제출 대상을 코스닥 상장사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중소·중견기업의 ESG 대응 비용을 낮추는 지원사업도 진행된다.

차세대 재생에너지 표준화 및 인증 고도화 사업은 태양광 모듈 단위 전력변환장치의 국가표준 제·개정과 인증평가 체계 구축을 지원한다. 2026년 사업비는 3억원, 총사업비는 16억원이며 사업기간은 36개월 이내다.

청정공정 확산사업은 중소·중견기업의 생산공정을 진단해 에너지 효율 개선과 오염 방지 기술을 도출한다. 공정진단에는 기업당 1000만원의 국비가 전액 지원되며 청정생산 설비 도입에는 평균 약 800만원이 지원된다.

순환경제 선도기업 사업은 재생원료 활성화와 공정부산물 재사용·재활용, 포장재 개선, 폐기물 감량 모델을 추진할 기업 4곳을 선정한다. 선정 기업에는 2026년 기업당 약 1억원 상당의 순환경제 경영전략 수립 용역이 제공된다.

유해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중소기업에는 누출감지 테이프와 보호커버 설치, 경보설비 작동 점검, 시설도면 작성, 접지저항 측정 등을 지원한다.

한국형 녹색채권을 발행하는 기업에는 이자비용 일부를 지원한다. 추가 모집 사업 규모는 약 3억9600만원이며 기업별 지원 한도는 최대 3억원이다. 지원금리는 대기업·공공기관 0.2%, 중소·중견기업 1.0%로 책정됐다.

한승호 더파워 기자 hansh1975@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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