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2026.08.20 (목)

더파워

[집중 해부]‘강진 하맥축제’ 경제 효과의 ‘허와 실’

메뉴

전국

[집중 해부]‘강진 하맥축제’ 경제 효과의 ‘허와 실’

문성완 기자

기사입력 : 2026-08-20 14:57

3일에 6억원 투입·축제장은 ‘흥행 적자’…옆 상권은 파리 날리며 ‘울상에 긴 한숨’

음식 부스 작년 15→10개·외곽 판매 폐지 ‘특혜’
예산 2억9천만원→6억원·지역경제 기여 ‘의문’
일일 락페스티벌에 2억…지역농산물 판매 ‘외면’

▲강진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3회 하맥축제 행사장 전경. 대형 공연무대를 중심으로 관람객 좌석과 먹거리·체험 부스 등이 행사장을 가득 채우고 있다 (사진=강진군 제공)
▲강진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3회 하맥축제 행사장 전경. 대형 공연무대를 중심으로 관람객 좌석과 먹거리·체험 부스 등이 행사장을 가득 채우고 있다 (사진=강진군 제공)
[더파워 호남취재본부 문성완 기자] 기업들의 조어(造語)였던 ‘브랜딩’과 ‘마케팅’이 언제부터인가 ‘도시마케팅’, ‘도시브랜딩’이라는 도시 및 자치단체의 언어로 승화됐다. 그 대표적인 수단이 바로 지역 축제다. 전남광주시 강진군도 예외가 아닌데 바로 올 해가 4회 째인 ‘강진 하맥축제’다.
하지만 축제장의 인근 상인들은 오히려 ‘하맥축제’ 기간만 되면 울상을 지으며 피로감을 더해 울분을 쏟아낸다. 지역축제는 지역경제와 공동체에 기여를 해야 하는데, 명분만 있고 성과 측정이 없는 예산 낭비를 키우는 쪽으로 기울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더파워뉴스는 강진군이 ‘가족 중심 문화관광지’를 표방하며 짧은 기간에 거액의 예산을 들여 개최하는 ‘하맥축제’가 정작 투자대비효과(ROI)와 공공적 가치를 만들어 내는 축제인지, 아니면 단체장의 인기 영합주의 행사인지 여부를 들여다 봤다.

1인 1만 원에 맥주 무제한·공연 무료 관람
강진군이 오는 27일부터 사흘간 강진종합운동장에서 여는 제4회 강진하맥축제를 개최한다. 음식부스는 지난해 15개에서 올해 10개로 줄었다. 푸드트럭은 7대다. 지난해 운동장 울타리 밖에 있던 음식·주류 판매공간은 아예 사라졌다. 올해 판매업체는 모두 축제장 울타리 안으로 들어간다.

강진군 축제팀 관계자는 "외곽에서 맥주와 소주를 판매하자 내부 참여업체의 불만이 나올 수 있었고, 축제 취지에도 맞지 않아 전부 안으로 넣었다"고 밝혔다.

내부 업체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외곽의 문을 닫은 것이다. 예산과 공연은 커졌는데, 판매업체는 줄고 소비는 운동장 내부로 더 깊이 갇힌 셈이다.

현장에서 1인당 1만원에 티켓을 구매하면 수준 높은 각종 공연 관람과 맥주를 무제한으로 마실 수 있는 혜택을 누리게 된다.

그러다 보니 올해로 4회 째인 축제 예산은 6억원으로 몸집은 커졌지만, 정작 지역 상인이 참여할 문은 오히려 좁아졌다는 평가다. 행사장 인근 상인들이 축제 10일을 앞두고 벌써 부터 근심이 앞선 이유다.

◇본 예산에 없던 축제, 4년 만에 6억 편성
더파워뉴스 취재 결과 하맥축제는 2023년 당시 본예산에 없었다. 1차 추경에도 없다가 2차 추경에서 2억9천만원이 처음 편성됐다. 연초 계획이 아니라 연중에 새로 넣은 축제였다.

이후 흐름은 일정하다. 2024년 본예산 2억9천만원은 첫 추경에서 4억9천만원이 돼 전액 집행됐다. 2025년은 본예산 2억원으로 낮춰 출발한 뒤 첫 추경에서 5억원이 됐다. 올해는 추경을 기다리지도 않았다. 하맥축제 4억원과 락페스티벌 2억원을 본예산에 따로 얹어 처음부터 6억원으로 출발했다.

이달 29일 열리는 락페스티벌에는 2억원이 별도로 편성됐다. 별도 무대를 설치하지 않고 기존 하맥축제 무대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군은 이 예산에 출연진 섭외비와 홍보비, 방송 송출비 등이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본지가 확보한 예산서와 군의 답변만으로는 각 항목의 배정액과 2억원의 구체적인 산출 근거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사흘간 열리는 축제 전체 예산 6억원 가운데 3분의 1이 하루 공연에 편성된 만큼, 2억원이 어떤 기준으로 산출됐는지는 반드시 짚어봐야 할 대목이다.
▲ 2023~2026년 강진 하맥축제 예산 편성 추이.(그래픽=더파워뉴스 자체 제작. 무단전 재·복사·배포 금지)
▲ 2023~2026년 강진 하맥축제 예산 편성 추이.(그래픽=더파워뉴스 자체 제작. 무단전 재·복사·배포 금지)

축제장 안은 북적 '특수' 밖은 한산 '한숨'

축제는 매일 오후 5시부터 밤 9시까지다. 인구 1만2천700여 명의 강진읍 음식점과 주점이 하루 매출을 올려야 할 핵심 시간대와 정확히 겹친다. 입장료 1만원이면 맥주와 음식, 공연이 한 공간에서 해결된다. 방문객에게는 편리하지만, 소비가 운동장 안에서 끝나는 구조다.

축제 부스에 참여했던 한 상인은 첫해 사흘간 약 1천1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존 점포의 상황은 달랐다. 그는 "축제만 열리면 기존 가게는 장사가 거의 안 된다"며 "참여한 곳은 괜찮지만 들어가지 못한 곳은 어렵다"고 했다.

또 다른 상인은 축제장 안 부스와 읍내 상권의 이해가 엇갈리는 구조를 지적했다. 그는 “축제장 안에 들어간 사람만 좋고, 우리는 안 좋다”며 식당들은 사실상 장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상인은 첫 축제 당시 외부 음식 반입이 비교적 자유로워 둘째·셋째 날 매출이 괜찮았지만, 지난해에는 반입 제한이 강화되면서 매출이 줄었다고 전했다.

올해 반입 기준이 더 엄격해지면 하루 정도 휴업하는 방안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축제 효과가 없는 게 아니다. 울타리 안에만 있다.

지역 농수산물 '축제 특수' 외면

강진군은 올해 농수산물과 특산품 판매업체를 참여시키지 않기로 했다. 군 관계자는 "하맥축제 성격과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 농정과와 협의해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강진산 쌀귀리로 만든 하멜촌맥주는 대표상품으로 내세우면서, 다른 지역 농수산물은 '성격'을 이유로 판매공간에서 뺐다.

그런데 무제한 맥주에는 하멜촌맥주뿐 아니라 대기업 오비맥주도 포함된다. 지역맥주는 간판이고, 잔은 누구나 채운다.

강진지역 배달 음식은 축제장 반입이 가능하지만, 혜택은 치킨과 피자 같은 배달 업종에 집중된다.

손님이 직접 찾아와야 하는 고깃집과 국밥집, 한정식집은 운동장에 몰린 저녁 수요를 매출로 연결할 방법이 없다.

예산군 시장에 축제장, 홍천군 축제를 시장에
같은 맥주축제도 어디에 여느냐에 따라 상권의 명암이 갈린다.

충남 예산은 상설시장 한복판을 축제장으로 썼다. 2023년 첫 맥주페스티벌에 예산군 집계로 사흘간 24만6천여 명이 몰렸고 지역맥주는 매일 완판됐다.

시장 상인들은 '환영해유' 캠페인으로 일부 메뉴를 할인하며 축제에 올라탔다. 축제의 흥행이 곧 시장의 매출인 구조다. 방문객이 맥주를 마시는 자리가 상인들의 가게 앞이다.

▲ 2024년 하맥축제 예산·성과 현황.(그래픽=더파워뉴스 자체 제작. 무단전 재·복사·배포 금지)
▲ 2024년 하맥축제 예산·성과 현황.(그래픽=더파워뉴스 자체 제작. 무단전 재·복사·배포 금지)
강원 홍천은 행사장이 따로 있어도 연결고리를 만들었다. 홍천강 별빛음악 맥주축제는 본행사를 도시산림공원 토리숲에서 열면서, 전야제를 홍천시장에 배치하고 중앙시장 옥상에 맥주 시음존을 조성했다.

축제장 영수증을 지역화폐로 환급해 방문객의 발길을 시내로 돌렸다. 울타리가 있어도 그 안에 소비를 가두지 않은 것이다.

강진은 이 둘과 정반대로 갔다. 외곽 판매공간을 없애고, 음식부스를 줄이고, 지역 농수산물까지 뺀 뒤 소비를 울타리 안으로 모았다.

예산과 홍천이 축제와 상권의 경계를 지웠다면, 강진은 경계를 더 높이 쌓았다.

비용 5억
쓰고, 축제장 판매 2억2천만 원

2024년 하맥축제에는 4억9천만원이 투입돼 전액 집행됐다. 군이 결산서에 제시한 방문객은 6만7183명, 판매액은 2억1731만2000원이다.

축제장 안에서는 분명 돈이 돌았다. 그러나 같은 기간 강진읍 음식점과 숙박업소의 매출이 얼마나 늘거나 줄었는지는 어디에도 없다.

군민이 평소 읍내에서 쓰던 돈을 운동장 안에서 썼다면, 내부 판매액은 늘어도 지역 전체 소비는 그대로다.

옮겨간 소비와 새로 생긴 소비를 구분하지 않는 성과 발표는 성과가 아니라 집계다.

누구를 위한 6억 투입 적자 축제인가
올해 축제는 아직 열리지 않았다. 실제 상권에 미칠 영향은 행사가 끝난 뒤 확인해야 한다.

그러나 방문객 숫자만으로 성공을 선언해선 안 된다. 축제 기간 강진읍 음식점과 숙박업소의 매출 변화, 외지 방문객의 체류와 축제장 밖 소비까지 분석해야 한다. 락페스티벌 2억원의 산출내역도 공개돼야 한다.

예산은 늘고 공연은 커졌다. 반면 음식부스는 줄었고, 외곽 판매공간과 지역 농수산물 판매는 사라졌다.

운동장에 사람을 모으는 것만으로 축제는 흥행할 수 있다. 하지만 세금으로 여는 지역축제의 성패는 운동장 밖에서 증명돼야 한다.

누구를 위한 축제인지. 강진 상인들의 질문에 강진군이 결과로 답할 차례다.

더파워 문성완 기자 powerms87@thepowernews.co.kr
<저작권자 © 더파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주식시황
항목 현재가 전일대비
코스피 6,852.58 ▲381.41
코스닥 840.89 ▲16.43
코스피200 1,080.98 ▲68.37
암호화폐시황
암호화폐 현재가 기준대비
비트코인 96,036,000 ▲125,000
비트코인캐시 293,300 ▲1,500
이더리움 3,115,000 ▲10,000
이더리움클래식 9,095 ▲25
리플 1,528 ▲4
퀀텀 993 ▲3
암호화폐 현재가 기준대비
비트코인 96,042,000 ▲135,000
이더리움 3,117,000 ▲11,000
이더리움클래식 9,100 ▲20
메탈 272 ▲2
리스크 113 ▲1
리플 1,529 ▲3
에이다 254 0
스팀 51 ▲0
암호화폐 현재가 기준대비
비트코인 96,100,000 ▲110,000
비트코인캐시 294,000 ▲500
이더리움 3,116,000 ▲9,000
이더리움클래식 9,075 0
리플 1,528 ▲2
퀀텀 989 0
이오타 50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