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DC 수주잔고 상반기 6000억원서 하반기 3조원 이상 전망
칠러서 CDU·콜드플레이트·액침냉각으로 사업 확장
CLOiD 50대 데이터 학습 투입…연말 300대 목표·목표가 35만원 유지
젠슨 황 CEO 장녀인 매디슨 황 엔비디아 수석이사 등 엔비디아 핵심 관계자들이 18일 서울 서초구에 구축 중인 LG 데이터팩토리를 방문했다. 사진은 LG전자 클로이드가 매디슨 황 수석이사에게 꽃다발을 전달하며 환영하는 모습. /LG전자
[더파워 이경호 기자] LG전자가 가전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AI 데이터센터(AIDC)와 피지컬 AI를 앞세운 B2B 성장기업으로 빠르게 영역을 넓히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로봇은 중장기 성장 기대를 높이는 카드라면 AIDC는 대규모 수주와 매출을 통해 먼저 실적에 기여할 사업으로 평가됐다.
교보증권은 18일 LG전자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35만원을 유지했다. 지난 14일 종가 21만5000원과 비교하면 상승 여력은 약 62.8%다.
교보증권이 가장 주목한 사업은 AIDC다. 현재 약 6000억원 수준인 관련 수주잔고에 오는 10월 약 2조5000억원 규모의 신규 수주가 추가되면서 하반기에는 전체 수주잔고가 3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AIDC 사업은 로봇보다 빠르게 LG전자의 실적 성장을 견인할 핵심 축”이라고 평가했다. 아직 매출 기여가 본격화되지 않은 로봇과 달리 AIDC는 수주가 곧 실적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 무게를 둔 것이다.
사업 범위도 기존 냉난방공조(HVAC) 장비에서 한 단계 넓어지고 있다. 그동안 데이터센터 냉각 사업이 칠러를 중심으로 성장했다면 앞으로는 CDU와 콜드플레이트, 액침냉각 등 고부가 액체냉각 솔루션까지 포트폴리오가 확대될 전망이다.
AI 서버는 기존 서버보다 발열량이 큰 만큼 데이터센터의 냉각 방식도 공랭 중심에서 액체냉각으로 이동하고 있다. 교보증권은 이런 변화가 LG전자 ES사업부의 제품 믹스와 수익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는 요인으로 봤다.
실제 ES사업부 매출은 올해 9조3560억원에서 2027년 11조4670억원으로 22.6%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5380억원으로 예상되는 영업이익도 내년에는 989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AIDC가 실적의 선행 성장축이라면 피지컬 AI는 LG전자에 적용되는 기업가치의 범위를 넓힐 카드로 꼽혔다. 글로벌 AI 기업과의 협력이 로봇과 AI 팩토리, 모빌리티까지 이어질 경우 단순 가전·로봇 제조사와 다른 사업 구조를 구축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LG전자는 양재 데이터팩토리에서 약 50대의 CLOiD 로봇을 활용해 학습 데이터를 구축하고 성능을 검증하고 있다. 연말까지 투입 대수를 300대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로봇 핵심 부품인 액추에이터 ‘악시움’도 초도 생산에 들어갔다. 하반기부터 외부 고객사를 확보하기 위한 영업을 시작하면서 완제품뿐 아니라 부품 공급까지 사업 범위를 넓히고 있다.
향후 일정도 구체화되고 있다. 교보증권은 2027년 1분기 이족보행 휴머노이드 공개와 올해 안에 미국 테네시 공장에서 CLOiD 실증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엔비디아와의 협력도 피지컬 AI 사업 확대의 변수로 제시됐다. 교보증권은 양사 협력이 로봇뿐 아니라 AI 팩토리와 모빌리티 전반으로 확대되면서 공동개발과 실증, 부품 공급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주목했다.
LG전자의 실적 기반도 이전보다 강해지고 있다. 교보증권은 올해 연결 매출액을 96조810억원으로 예상했다. 지난해보다 7.7% 증가하는 규모다.
영업이익은 4조8830억원으로 전년보다 97%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2.8%에서 올해 5.1%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사업부별로는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S사업부가 올해 매출 27조7340억원, 영업이익 1조722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영업이익률은 6.2% 수준이다.
전장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부도 안정적인 성장세가 예상됐다. 올해 매출액은 12조2000억원, 영업이익은 8480억원으로 전망됐으며 영업이익률은 7%로 제시됐다.
최근 수익성이 흔들렸던 MS사업부는 올해 4270억원의 영업이익으로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됐다. 가전과 TV, 전장 등 기존 사업이 이익 기반을 만들고 그 위에 AIDC와 로봇이 새로운 성장축으로 더해지는 구조다.
2027년에는 성장 속도가 한 단계 더 빨라질 전망이다. 연결 매출액은 105조3480억원으로 처음 1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됐다.
영업이익은 5조8630억원으로 올해보다 20.1%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8년에는 매출 115조7770억원, 영업이익 7조2940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밸류에이션 부담도 이익 증가와 함께 낮아질 것으로 추정됐다. 올해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12배에서 2027년 10배, 2028년 8.7배로 내려갈 전망이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올해 11.6%에서 2028년 12.8%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LG전자 주가는 최근 12개월 동안 178.5% 상승하면서 이미 사업 변화에 대한 기대를 상당 부분 반영했다. 그럼에도 교보증권이 목표주가 35만원을 유지한 것은 향후 성장의 중심이 기존 가전 실적 개선에 그치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결국 LG전자의 다음 재평가를 가를 변수는 AIDC의 대규모 수주가 실제 매출과 이익으로 얼마나 빠르게 전환되는지와 피지컬 AI 사업이 공동개발·실증을 넘어 외부 매출로 이어질 수 있는지다.
최 연구원은 AIDC가 수주와 매출을 통해 먼저 성장성을 입증하고, 로봇이 중장기 사업 확장성과 밸류에이션 상단을 높이는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가전 중심의 전통 제조기업이라는 평가에서 벗어나 AI 인프라와 피지컬 AI를 동시에 보유한 B2B 기업으로의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