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 낮 설명회에 직장인 등 참석 어렵다”…‘온라인 병행’ 주민들 요구에 ‘사업자 측 거부’
주민들, 화상회의 병행…질의응답 참여 요청
사업자, “온라인 화상회의 할 수 없다” 거부
무안군 “입장 전달 밖에 할 수 없다” 소극적
“기업 거절 수용하고 군민 요구 왜 외면하나”
감사원 소극행정 신고·통합시 감사 요청 검토
▲무안군이 오룡지구 AI데이터센터 건축허가 신청과 관련해 주민 의견을 건축주에게 전달한 뒤 주민설명회 개최를 알린 공문. 설명회는 오는 8일 오후 4시 30분 남악복합센터에서 열릴 예정이다.(사진=독자 제공)
[더파워 호남취재본부 문성완 기자] <속보>본보 8월 26일자 「오룡지구 주민들 “아파트 250m 앞 200MW AI 데이터센터” 결사 반대」 기사와 관련, AI데이터센터 건립을 둘러싼 주민 반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주민설명회의 실질적인 참여 기회를 놓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무안군의 주민 의견 수렴 방식에 대해 해당 주민들은 온라인 화상회의 프로그램 ‘Zoom(줌)’ 병행을 요구하고 있으나 사업자 측이 거부를 고수하고 있는데서다.
3일 더파워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주민들은 "설명회가 평일 낮 시간에 개최될 경우 직장 및 생업 등으로 현장을 찾기 어려운 주민들이 적지 않다"며 "현장 설명회와 화상회의를 동시에 운영해 보다 많은 주민에게 참여 기회를 제공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Zoom은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영상과 음성을 주고받을 수 있는 화상회의 서비스다. 현장에 직접 참석하지 못하더라도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등을 이용해 설명을 듣고, 운영 방식에 따라 실시간 질의응답에도 참여할 수 있다.
주민들이 Zoom 병행을 요구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특히 주민들의 요구는 현장 설명회를 온라인 방식으로 대체해 달라는 것이 아니라 기존 현장 설명회는 그대로 진행하면서 참석이 어려운 주민들을 위해 온라인 참여 창구를 추가로 열어 달라는 취지다.
하지만 주민 측에 따르면 무안군 담당자와 두 차례 통화하며 온라인 화상회의 병행을 요청했지만 사업자 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주민들은 무안군에 "사업자 측의 거부 의사를 단순히 전달하는 데 그치지 말고, 주민들이 실질적으로 설명을 듣고 질문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담당자는 사업자 측의 입장을 설명하며 군에서는 사업자와 주민 사이의 의견을 전달하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취지의 답변을 수차례 반복했다는 게 주민 측 주장이다.
이에 주민은 “기업의 거절은 받아들이면서 왜 군민의 요청은 받아들이지 않느냐”며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주민들이 문제 삼는 것은 단순히 특정 화상회의 프로그램을 사용 여부가 아니다.
평일 낮이라는 시간적 제약으로 설명회 참석이 어려운 주민들이 있다는 사실을 군에 전달하고 대책 마련을 요구했음에도 무안군이 온라인 중계나 별도의 질의 접수, 야간·주말 추가 설명회 등 대체적인 의견수렴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했느냐는 것이다.
▲무안 오룡지구 AI데이터센터 사업대상지와 인근 공동주택 위치를 나타낸 그래픽. 사업대상지는 푸르지오1단지 등 주거지역과 약 250m 거리에 위치해 있다.(그래픽=더파워뉴스 제작 / 무단 사용 금지)
주민들은 “Zoom이 반드시 정답이라는 것이 아니다”라며 “현장에 올 수 없는 주민도 설명을 듣고 질문할 수 있는 최소한의 방법을 마련해 달라는 것인데, 기업이 거부했다는 이유만으로 사실상 논의를 끝내는 것이 주민을 위한 행정인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결국 일부 주민들은 무안군의 이 같은 대응을 두고 감사원 소극행정 신고와 전라남도 감사부서 민원, 지역구 군의원을 통한 문제 제기, 국민신문고를 통한 공식 이의제기 등을 검토하고 있다.
주민 측은 국민신문고 등을 통해 ▲사업자가 온라인 화상회의 병행을 거부한 구체적인 사유 ▲무안군이 온라인 병행 또는 중계를 직접 추진할 수 없는 법적·행정적 근거 ▲평일 낮 참석이 어려운 주민을 위한 대체 의견수렴 방안 검토 여부 ▲야간 또는 추가 설명회 개최 가능 여부 등을 공식적으로 질의할 계획이다.
특히 주민 측은 이 같은 대응 방침을 담당자에게 전달했지만 담당자는 “그렇게 하세요”라는 취지로 답한 뒤 통화를 종료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사업자가 온라인 화상회의 병행을 거부했다는 사실만으로 무안군의 대응을 곧바로 ‘소극행정’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특정 온라인 프로그램의 사용 여부가 아니라 주민들이 현실적인 참여 대책을 요구한 상황에서 무안군이 주민 의견수렴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어느 정도의 행정적 노력을 기울였느냐에 있다.
오룡지구 AI데이터센터는 대규모 전력 사용과 주거지역과의 거리 등을 놓고 주민들의 우려가 이어지고 있는 사업이다.
사업을 둘러싼 주민들의 관심과 우려가 큰 만큼 일방적인 정보 전달을 넘어 주민들이 직접 설명을 듣고 질문할 수 있는 충분한 소통 절차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주민들은 “데이터센터에 대한 찬반을 떠나 주민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질문할 기회부터 보장해야 한다”며 “기업이 어렵다고 한다는 답변을 전달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무안군이 주민과 사업자 사이에서 실질적인 소통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파워뉴스는 주민들의 주장과 통화 내용에 대해 무안군과 사업자 측의 공식 입장을 확인해 추가로 반영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