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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은둔 청년 53.8만명…한경협 "연간 사회·경제적 비용 5.3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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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은둔 청년 53.8만명…한경협 "연간 사회·경제적 비용 5.3조원"

이경호 기자

기사입력 : 2026-09-14 14:45

2024년 ‘쉬었음’ 청년 은둔 확률 17.8%…취업 청년의 6.6배
고립·은둔 청년 45.6%, 일상 복귀 시도 뒤 재고립·은둔 경험
정책 접근성·노동시장 개선·안전한 관계망 구축 등 과제로 제시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은 없음./출처 magnific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은 없음./출처 magnific
[더파워 이경호 기자] 국내 고립·은둔 청년이 약 53만8000명에 달하고, 이에 따른 사회·경제적 비용은 연간 약 5조3000억원으로 추산됐다. 전문가들은 고립·은둔을 개인의 문제로만 볼 것이 아니라 조기 회복부터 경제적 자립까지 이어지는 지원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국경제인협회는 14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고립·은둔 청년, 우리 사회에 연결을 묻다: 고립·은둔 청년을 위한 과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한경협이 청년층의 어려움과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추진하는 ‘내 일이 있는 청년 시리즈’의 세 번째 사업이다. 고립·은둔 청년이 다시 사회와 연결될 수 있도록 정책과 민·관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한경협이 올해 2월 발표한 ‘청년층 은둔의 결정요인 및 사회·경제적 비용 추정’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고립·은둔 청년은 약 53만8000명, 관련 사회·경제적 비용은 약 5조3000억원으로 추산됐다.

김창범 한경협 부회장은 "청년의 고립·은둔은 더 이상 개인의 문제만으로 볼 수 없다"며 "취업의 어려움과 사회관계망 약화, 미래에 대한 불안 등 개인의 노력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사회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첫 발제를 맡은 김성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고립·은둔이 취업과 관계 형성 등 청년의 사회적 자립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이 누적된 결과라고 진단했다. 장기화되기 전 조기에 개입하고 회복 이후에는 경제적 자립까지 연결하는 체계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국무조정실의 ‘2024년 청년의 삶 실태조사’에서는 고립·은둔 청년의 은둔 이유로 ‘취업의 어려움’이 32.8%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인간관계 어려움은 11.1%, 학업 중단은 9.7%였다.

고용 상태에 따른 차이도 컸다. 2024년 기준 ‘쉬었음’ 상태 청년의 은둔 확률은 17.8%로, 취업 청년의 2.7%보다 약 6.6배 높게 나타났다. 구직기간이 길어질수록 은둔 가능성도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김 연구위원은 고립·은둔 청년 지원을 단순한 복지비용이 아닌 ‘사회적 투자’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복에 그치지 않고 일자리와 경제적 자립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마련해야 장기적인 사회적 손실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유승규 ‘안무서운회사’ 대표는 고립·은둔을 극복한 경험 자체를 새로운 일자리로 연결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회복한 청년이 비슷한 어려움을 겪는 당사자를 지원하는 ‘피어 서포터’로 활동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보건복지부의 ‘2023년 고립·은둔 청년 실태조사’에 따르면 고립·은둔 청년의 45.6%가 일상생활 복귀를 시도한 뒤 다시 고립·은둔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 대표는 "기존 노동시장으로 복귀시키는 것만을 목표로 해서는 한계가 있다"며 "고립·은둔을 극복한 경험도 다른 청년을 지원할 수 있는 인적자본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패널 토론에서는 노동시장 진입 전 단계에서 부담이 낮은 일 경험과 직무 체험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이 나왔다. 고립·은둔 청년을 곧바로 일반 노동시장에 투입하기보다 사회와의 접점을 단계적으로 늘릴 수 있는 ‘중간 지대’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정책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현장에서는 지원을 받고 싶어도 정보나 신청 방법을 알지 못해 실제 도움으로 연결되지 않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안전한 관계망 구축도 주요 과제로 꼽혔다. 고립·은둔 청년을 위한 셰어하우스 등 안정적으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공간을 먼저 마련하고 이후 취업과 사회 복귀로 연결해야 재고립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경협은 이날 논의를 바탕으로 회복·자립 지원 정책의 접근성 제고, 노동시장 접근성 개선, 고립·은둔 청년을 위한 안전한 관계망 구축 등을 주요 정책 과제로 제시했다.

이경호 더파워 기자 lkh@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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