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이설아 기자] 수술이 끝난 뒤 나타날 수 있는 급성신손상(AKI) 위험을 수술 전 임상정보만으로 예측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이 개발됐다.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연구팀은 약 24만건의 임상 빅데이터를 학습시킨 AI 모델을 통해 약 83% 수준의 예측 성능을 확보하고 웹 기반 시스템까지 구현했다.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은 서울성모병원 신장내과 윤혜은 교수와 부천성모병원 신장내과 민지원 교수 공동 연구팀이 '수술 후 급성신손상 발생 예측 방법 및 그 시스템'에 대한 특허 등록을 마쳤다고 1일 밝혔다.
급성신손상은 짧은 기간 신장 기능이 급격히 저하되는 질환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전체 입원 환자의 약 5~7.5%, 중환자실 환자의 약 20%에서 발생하며 병원에서 발생하는 급성신손상의 약 30~40%는 수술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조기 발견이다. 급성신손상 진단에 활용되는 혈청 크레아티닌 수치는 실제 신장 손상이 진행된 뒤 상승하기 때문에 손상이 발생하기 전에 위험이 높은 환자를 가려내는 데 한계가 있다. 연령과 기저 신장 기능, 동반질환, 약물, 수술 종류와 시간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점도 사전 예측을 어렵게 한다.
연구팀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수술 후 급성신손상 발생 위험을 예측하는 AI 모델 'CMC-AKIX'를 개발했다. 서울성모병원을 비롯해 가톨릭중앙의료원 산하 7개 대학병원의 임상 빅데이터를 활용했다.
분석 대상은 2009년부터 2019년까지 전신마취로 비심장수술을 받은 환자 23만9267건이다. 이 가운데 7935건인 3.3%에서 수술 후 30일 이내 급성신손상이 발생했다.
AI에는 수술 전에 확보할 수 있는 38개 변수를 투입했다. 연령과 성별, 혈압, 체질량지수 등 기본 정보부터 만성신장질환·당뇨·고혈압 등 동반질환, 약물 사용 여부, 크레아티닌·사구체여과율·알부민·칼륨·요단백 등 검사 결과와 수술 관련 정보를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데이터 편차를 줄이기 위한 전처리도 거쳤다. 누락된 검사 값은 다른 임상 변수와의 연관성을 이용하는 다중대체법(MICE)으로 보정하고, 전체 환자 가운데 급성신손상 발생 사례가 3.3%에 그친 점을 고려해 학습 데이터에는 SMOTE 기법을 적용했다.
여러 예측 알고리즘을 비교한 결과 심층신경망(DNN) 모델이 AUC 0.832로 가장 높은 예측 성능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를 기반으로 수술 전 정보를 입력하면 급성신손상 위험도를 산출하는 웹 기반 CMC-AKIX 시스템을 구현했다. 관련 연구 결과는 지난해 4월 국제학술지 'Journal of Medical Internet Research(JMIR)'에도 게재됐다.
연구팀은 실제 임상에 적용될 경우 고위험 환자를 수술 전에 선별해 체액과 혈압을 관리하고 신독성 약물 사용을 최소화하는 등 예방 전략을 세우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윤혜은 교수는 "수술 전 환자의 임상정보와 검사 결과만으로 수술 후 급성신손상 위험도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이라며 "고위험군을 미리 선별해 환자별 예방 전략을 세우고 의료진의 임상적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도구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지원 교수는 "예측 알고리즘뿐 아니라 임상정보를 입력해 위험도를 실시간으로 산출하는 웹 기반 시스템 구현 방식까지 특허에 포함됐다"며 "향후 임상 적용과 상용화 가능성을 높였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했다.